소식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흥미롭고 설레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국내 중견기업의 CEO로 인생 전반전을 치열하게 살고, 이제 은퇴 후 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김경회 님입니다. 그는 은퇴 후 삶을 고민하면서 해외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에서부터 저 멀리 아일랜드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시니어들의 활동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운 ‘시니어가 궁금했던 시니어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시니어가 궁금했던 시니어 이야기
(1) 식품유통업자에서 푸드뱅크 이사로

게리 맥스워디(Gary Maxworthy)는 2007년, 미국의 목적상(The Purpose Prize: 60세 이상의 사회혁신가들에게 주어지는 상)을 수상하고, 2010년에는 캘리포니아의 3백만 명의 저소득층에게 4만 톤의 농산물을 공급하는 샌프란시스코 푸드뱅크 사업으로 제퍼슨상(Jefferson Award)을 수상했다. 제퍼슨상은 공익에 대한 기여도가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공공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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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리 맥스워디

식품유통업에서 32년간 일한 그는, 1993년 아내가 암으로 사망하자 자신의 남은 인생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녀들은 모두 성장하여 독립했고, 공익을 위한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그는 56세의 나이에 샌프란시스코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푸드뱅크의 이사로 재임하며 조직 운영에 힘쓰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자로 푸드뱅크에서 활동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주로 통조림 등 가공식품을 취급하고 쉽게 변질되는 신선한 농산물은 기피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건강과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신선한 농산물을 저소득층이 공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식품 유통업체들은 시장 기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수만 톤의 신선한 농산물을 매년 쓰레기 매립지로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그는 2000년도에 농산물 생산업자들을 푸드뱅크와 조직적으로 연결하여 시장 기준에 맞는 않는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대량의 농산물을 생산업자들로부터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공동 기증받을 수 있도록 각각의 푸드뱅크 단체들을 설득하는 일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협동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푸드뱅크 단체들의 독립적 운영 문화를 바꾸어야 했다.

“그들은 한정된 양의 식품을 어느 한 곳의 푸드뱅크 단체가 가져가면 다른 푸드뱅크에서는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푸드뱅크들이 협력하면 더 많은 식품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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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톤의 농산물을 나누다

그는 푸드뱅크 단체의 대표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서 협동하자고 설득했다. 그 결과 <팜 투 패밀리(Farm to Family)>라는 프로그램을 탄생시켜 캘리포니아 푸드뱅크협회의 지원 하에 운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농산물 생산자에게 플라스틱 상자를 지급하고 냉장 트럭을 이용하여 농산물을 수거한 뒤 푸드뱅크 단체에 배분하고 있다.

운영 첫 해에 220톤의 과일을 배분했고, 2006년에는 <팜 투 패밀리> 프로그램을 확산하여 캠페인을 펼친 결과 1만 톤의 신선한 사과와 아보카도, 메론, 양파, 감자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약 40곳의 푸드뱅크 단체에 배분할 수 있었다.

다양한 곳에서 기증받은 농산물을 취합하기 위해서는 대형 창고를 빌리거나 새로 만들어야 했다. 식품을 분류하기 위해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했고, 식품 저장소도 필요했다. 몇몇 푸드뱅크는 돈이 없어서 이런 과정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여러 푸드뱅크 단체들이 있었지만 이를 연결하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고, 지역 사회의 후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팜 투 패밀리>는 이러한 푸드뱅크 단체들에게 경험이 풍부한 자원봉사자를 연결하고, 직원 훈련 세미나 운영, 기부 관련 정보를 공유, 지역 언론매체와의 협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실도 없는 28평 창고에서 일을 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8백만 달러를 모금하여 전기회사에서 기증한 토지 위에 1,500평의 창고를 신축했다. 후원자들을 설득해 지게차도 구입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은 번듯한 식품유통센터가 되었다. 트럭들이 온종일 줄을 이어 들어오고, 직원들은 시리얼, 통조림, 샐러드 드레싱 등 가공식품이 담긴 상자와 농산물이 담긴 부지런히 옮긴다. 매년 7,000여 명 정도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식품상자를 포장하고, 포장된 식품상자를 다시 트럭에 실어 시내에 있는 162개의 1차 식품처리장으로 보내고 있다.

맥스워디는 영리기업에서의 경험을 살려 돌발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다. “다양한 문제를 충분히 생각하고 해결책을 사람들에게 제시하여 협력하게 만드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입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문제를 논의하고 실현 가능한 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제게는 매우 보람있는 일입니다.”

맥스워디의 사례는 시니어가 영리기업에서의 경험을 살려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할 때 얼마나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지를 보여 주는 좋은 사례 중의 하나이다.

글_ 김경회 (제16기 행복설계아카데미동문회장)

○ 자료 출처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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