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행복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는 <생명과평화를위한환경연구소>의 조승헌 박사(경제학)를 초청해 『행복경제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내부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3월 26일(월)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반에 걸쳐 희망제작소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희망제작소의 연구원들은 행복경제학이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미, 행복경제학의 학문적 배경과 정책적 시사점 등에 대해서 열띤 의견을 나누었다.

지난 2006년도 출판업계의 새로운 키워드 중의 하나가 ‘행복’이었다고 한다. IMF 환란 이후 힘든 삶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위안과 행복을 찾으려는 욕구가 출판 마케팅의 새로운 아이템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주위를 둘러보아도 행복한 사람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조승헌 박사는 “국책연구소에서 일할 때보다 지금의 활동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행복지수는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소득에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기본 조건이 충족되어가고 있으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유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행복경제학은 ‘긍정과 포용의 학문’임을 강조하였다.
”?”‘부자 되세요(Be rich!)’에서 ‘행복하세요(Be happy!)’로

사실 행복이라는 것은 자신이 느끼는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누구나 느끼는 양태는 다를 수 있다. 행복경제학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들을 찾아 이슈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적인 삶의 조건은 개인의 행복 추구를 저해하는 요소이다. 이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낮은 생활 조건과 아울러 사회적 위치와 우월성을 목적으로 하는 위치재(position goods)가 넘쳐나는 한국사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승헌 박사는 ‘행복이 곧 명품이다’라고 하는 식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행복경제학은 ‘부자 되세요(Be rich!)’가 ‘행복하세요(Be happy!)’보다 더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으며, 경제 성장(economic growth)만을 고집하는 한국 사회에 변화의 틀을 제공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고성장에 익숙했던 한국사회가 계속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좋은 사회(the good society)’를 위하여 필요한 조건들을 찾아나갈 필요가 있고,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일반적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될 것이다. 선진국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제 지표들은 ‘고용과 사회보장’에 관련된 것들이지, 성장률이나 1인당 국민소득이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서 행복경제학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물질적 조건들과 행복과의 연관성이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factor)들을 찾아내고 그 중요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조승헌 박사에 따르면,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분석한 실증적 연구가 매우 미미하다고 한다. 행복경제학에서는 성별, 연령, 건강, 결혼 여부, 종교 등의 요인들과 아울러 소득, 환경, 교육, 신뢰 등의 정책 타겟(policy targets)요인들을 구별하여 분석한다. 이러한 경제학적 분석은 결국에 있어서 행복정책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조 박사의 설명이다.

”?” 행복경제학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그렇다면, 행복경제학이 우리들에게 주는 시사점들은 무엇일까? 소득이 높아지는 사회(1인당 국민 소득이 2만 불 내외)가 되면 일반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경제적 부 이외에 다른 수단들을 찾는다고 한다. 돈을 버는 것과 행복을 느끼는 것에 있어서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동하고, 이는 자신의 행복을 더 늘리기 위해서 경제적 부 말고도 다른 것, 예를 들어 사회적 활동, 가족과의 화목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주민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서 복지서비스의 확충, 여가 활동 환경의 개선, 육아와 관련한 정책, 교육 등에서 정부가 할 일들이 많아진다. 이러한 것들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조승헌 박사는 경제적 부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행복이 경제적 부에 미치는 영향 혹은 사회적 관계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 볼만하다며 논의를 정리하였다.

삶을 사는 이유는 너무도 다양하고 많다고 본다. 하지만 자신의 행복과 무관한 것들을 위해서 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간다든지 혹은 많은 주변의 여건들이 행복을 느끼는데 있어서 저해요인이라면 그것들을 바꾸어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많은 이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행복을 덜 느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우리 사회가 행복을 느끼기에는 많은 것들이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본다.

희망제작소는 행복경제학 연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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