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강동구 강일리버파크 아파트에서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이하 ‘행아공’)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아공은 아파트에서 보다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일을 찾아내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서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행아공을 진행하며 만난 주민들을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
(7) 강일동 사람들의 해피하우스, 열린공간 – 고경자

고경자 씨는 8단지 주민으로 열린공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주민센터 2층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탄생한 열린공간 카페는 강일동 주민의 사랑방이자, 공동부엌, 그리고 활동하는 여성들의 쉼터로서 전통떡 강좌, 생활영어강좌, EM강좌, 소셜다이닝 집밥 등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고경자 씨는 열린공간이 자신의 꿈을 담은 해피하우스로서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갖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사명감을 갖고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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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공간은 주민들에게 열려있는 사랑방이에요. 이 공간에는 누구나 올 수 있어요. 누구든 사용이 가능한 열려있는 공간인 거죠. 사람들이 모이다보면 주민들끼리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작년부터 여러 활동들을 했는데 단발성으로 그쳤어요. 또 중복되는 강좌도 많았고요.

그래서 우리만의 특화된 강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부나 시니어들에게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강좌도 생각했고요. 그래서 전통떡 강좌, 커피와 샌드위치 만드는 법을 배우는 강좌 등이 생긴 거죠. 동네에 아이들을 위한 영어학원은 많지만, 성인 어학원은 없어요. 그래서 생활영어 강좌도 만들었고요.

금요일에는 직접 위원들이 집밥을 해서 주민에게 대접하는 금요 집밥 프로그램을 지난 2월부터 진행하고 있어요. 무료는 아니고 5천 원에 대접하고 있어요. 하지만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에게는 무상으로 대접하고 있답니다. 한 번도 빠짐없이 했어요. 좋은 먹거리 나눔과 제철에 나는 재료로 반찬을 나누어서 갖는 소셜다이닝을 매월 1회씩 하고 있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

양봉도 하고 있어요. 작년에 도시텃밭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강동구는 그런 활동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동네에서도 양봉을 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하게 되었죠. 길동생태공원 끝자락에서 벌통을 놓고, 양봉 교육생들과 같이 하면서 채밀의 기쁨도 나누었고요. 최근에 벌들을 위한 월동준비를 했어요. 시니어들이 도시양봉을 하면서 벌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양봉 부산물로 각종 밀랍, 꿀비누 등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EM 발효액과 비누 만들기도 하고 있어요. EM 특강은 올해 4회를 했어요. 11월부터는 매주 토요일마다 초등학생 이상 아이들에게 책놀이를 통한 심리치료도 진행하고 있어요.

EM강좌는 지역에서 다른 곳과 연계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강동구 장애인 시설에 있는 분들을 초빙해서 특강을 하기도 했어요. 그곳에서 만드는 비누를 우리가 판매해주기도 하면서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어요. 지역 시설들이 연계성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교유하는 게 서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원래 이 공간은 주민센터 건물 내에 있는 카페테리아였는데 항상 문이 닫혀 있더라고요. 그러기엔 조금 아까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동장님을 통해서 강동구에 문의를 했어요. 이곳을 오픈해서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말이죠.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저희는 이 공간이 훌륭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6개월 동안 계속 요청을 했어요. 그때 마침 서울시에서 마을공동체 공간지원사업을 시작했어요. 강동구에는 마을공동체지원실이 생겼고, 작년 초부터 각종 마을팀이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저를 포함해서 몇몇 사람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할지 지속적인 논의를 했고 이후에 서울시의 공간지원을 받아서 이곳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죠.

공동체의 씨앗뿌리기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했어요. 초기에는 많은 회의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일단은 공동체의 씨앗을 뿌려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할 것인가 하는 것이 고민이었어요. 그 결과 ‘공동육아, 도시텃밭, 사랑방, 생태보전’이라는 크게 4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죠. 1년간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해보았어요. 저는 이것이 곧 씨앗을 뿌린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활동하면서 힘들기도 했어요. 역시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람이었어요. 사람은 많지만 같이 할 수 있는 동역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죠. 처음에는 진행이 쉽지 않았어요. 갈등도 많이 생겼고요. 이 활동을 지속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지속적으로 활동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문제도 있었어요.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냥 그렇게 끝내기에는 우리가 뿌린 씨앗들이 꽃피우지도 못하는 것들이 정말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그때 한 사람이 용기를 주었어요. 1단지의 도서관을 운영하시는 분인데, 추운 겨울 날 돌봐야 할 아기들이 있는데도 이곳에 와서 격려를 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공동체에 힘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저도 마음을 잡으며 ‘1년을 다시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힘을 내게 된 것이죠.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보았어요. 이곳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또 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많은 단지에서 공동체 활성화가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4단지 작은 문고에서는 엄마들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엄마정’도 마찬가지죠. 6단지도 작은 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있고요. 저는 강일동의 이런 작은 문고가 공동체의 근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해요. 단지의 관리소마다 한 곳씩은 다 있기 때문이죠. 8단지에도 제가 작은 문고회를 결성하게 도와드렸고요. 이렇게 작은 문고회가 더욱 활성화되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어요. 자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저희와 연계된 특강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에 ‘마을 스캔들’이라는 마을 축제를 했는데 작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어요. 다양한 공동체 사업들이 선보이는 자리여서인지 참여하는 주민도 많았어요. 그런 점에서 강동구가 활성화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강일동은 강동구에 속하긴 하지만 변방이에요.

내가 공동체 활동을 하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를 꼽는다면, 강일동이 각지에서 사람들이 입주하기도 했고 고령자, 다자녀 등이 많은데 문화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경제적인 격차가 심한 곳이기 때문이에요. 주민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아파트 단지라는 생각도 들어요. 주민들 간의 문제점들을 커뮤니티 공간에서 해소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하는 것이죠.


모두 마음을 모아 만들어나가는 해피하우스

작년에 많이 힘들었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 공간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습득한 것 같아요. 저는 강좌를 시작하기 전에 수강자들에게 미리 이런 말을 해요. ‘이곳은 주인이 따로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여기가 마을학교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주인입니다. 그러므로 수강료 없이 재료비만 내고 들을 수 있는 특혜를 여러분들께 드린 것입니다.’

학원처럼 수업만 딱 듣고 가는 것이 아니라 설거지나 청소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말도 해요. 축제나 행사가 있으면 모두 같이 참여해서 봉사하고 수강자뿐 아니라 강사들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되자고 합니다. 이분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두 시간 정도라도 이곳을 지켜주시고 카페를 찾는 주민에게 커피나 차를 대접하는 일도 도와주고 있어요.

열린공간에도 위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수강자이며 봉사자들입니다. 저는 강사님이나 수강생들이나 다 위원으로 생각해요. 같이 봉사하고, 같이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잘 운영되는 것 같아요.

이게 바로 제가 꿈꾸던 해피하우스라고 생각해요. 이 공간이 내 집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곧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를 방문하는 주민은 모두 다 행복을 나눌 수 있고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카페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행복을 느낄 수 있고 행복을 향한 비전을 갖고 나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공동체의 마인드를 가지고 협력할 수 있는 분들은 이곳에서 모든 구상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주민을 위한 부업과 일자리 창출도 생각할 수 있고요. 관련된 강좌를 함으로써 부업의 꿈도 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회원이 늘어나서 연도별 명단을 보니 작년에는 150여 명이었는데, 올해는 300여 명 이상이 되었습니다.

공동체 활동은 서로 가족 같은 느낌이 필요하다고 봐요. 원칙을 정하고, 정해진 틀 안에서 계획대로만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틀일뿐이에요. 수강생들과 마음으로 나누는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공간은 누군가가 항상 상주하고, 또 항상 열려 있어야 하는 공간이에요. 아침 열 시부터 밤 열 시까지 열어놓는데 행여 제가 없으면 누구라도 이곳에 있도록 하죠. 모두에게 항상 열려 있는 그런 곳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죠.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장우연 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wy_chang@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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