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 교육센터는 지난 5월 21일부터 1개월 과정으로 시흥의 네 권역을 돌며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희맹의 훈자오설 아카데미>를 위탁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학교, 마을의 발전과 공생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강희맹의 훈자오설 아카데미>에 처음부터 호감이 생긴 것은 어렸을 적 족보에서 보던  먼 조상님의 이름이 들어간 교육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이 교육은 같은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이 모여 자녀와 학교, 나아가 지역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강연도 듣고 토론도 하는 자리였다. 강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총 4회로 구성었고 매시간 새로운 강사님을 모시고 다양한 주제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첫 번째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아침부터 서둘러야만 했다. 첫 수업을 진행해 주신 분은 세종 리더십개발원의 김은경 원장님이다. 오랫동안 시민운동에 참여하여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힘써 오신 분으로 생각되었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겪게 될 시행착오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 정말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조별로 진행된 참여활동에서 자녀의 미래상과 그것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요소, 또는 염려되는 바 등을 생각하고 조원들과 의견을 나눈 후 대표로 발표를 하면서 부모로서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 방법을 주말에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해 보니 새삼 아이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두 번째 수업은 사단법인 녹색마을의 송영아 초대이사장님이 초청되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이웃의 엄마 몇몇이서 친목으로 시작된 모임이 차츰 공통의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지역봉사의 주체로 우뚝 서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너무 만들어진 것에만 연연하고 스스로 만들 의지는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우리 아이를 잘 기르고 싶다는 모든 엄마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변의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관심과 사랑을 주어 함께 잘 길러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교육이 3주차로 접어드니 조금 꾀가 나기도 했다. 날씨도 더워지고 자꾸만 일이 많아진다. 하지만 평소 접하기 어려운 좋은 교육을 마다할 수는 없지 않은가. 꽃단장을 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학교로 향했다. 역시 나만의 게으름은 아닌 듯, 다양한 이유들로 몇몇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동안 정이 들었는지 서운하기까지 하였다.

세 번째 수업은 참교육 학부모회의 박이선 부회장님이 강사로 오셨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지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갖추도록 길러낼까? 물론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강사님은 적어도 현실적인 대안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학부모의 적극적인 학교 참여이다. 학교의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안다. 그러면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빨리 인지할 수 있다. 지나치게 나선다는 선입견보다는 가정과 학교가 서로 소통함으로써 바람직한 해결방안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앞으로 해야 할 활동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드디어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교육이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살살 흩뿌리는 초여름 가랑비가 걸음을 더디게 했지만 하나의 과정을 완성한다는 뿌듯함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무엇보다 첫 주에 뵈었던 김은경 원장님을 다시 만나게 되어 더욱 기뻤다. 전체 강연 일정의 처음과 끝을 맡으신 이유가 있으리라. 이제 우리의 고민과 대화로 탄생된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방법을 나누는 액션플랜을 구상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아직은 실천에 이르기까지의  힘이 미약하다.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내 자식만을 염두에 두고 살아온 우리가 몇 번의 수업으로 단숨에 변한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생각은 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로 여겨진다. 2개월 후에 다시 심화 과정의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벌써 기대가 된다. 엄마가 깨어야 자식이 바로 서고 지역이 살아 움직여야 나라가 반듯해진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하며, 이번 교육을 준비하고 기획하고 진행하신 모든 관계자 분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교육에 참여한 학부모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글_ 강정순 (금모래초등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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