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볼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추천합니다.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첫 번째 책 <0416>
세월호 참사 계기 한겨레 ‘한국 사회의 길을 묻다’ 에세이 공모전 선정작 모음집

hope book 01

4월입니다. 꽃은 변함없이 활짝 핍니다. 매해 이맘때쯤 볼을 스치는 바람의 온도도 여전합니다. 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봄이 왔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봄을 말하지만, 우리의 마음 한편은 아직 차가운 바다를 향해 있습니다. 쓰라린 그날의 기억 때문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절망적이었습니다. 사건의 책임자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과와 위로의 이야기를 건네야 할 사람들은 입을 꾹 닫은 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무기력과 고통, 분노가 우리 사회를 드리우고 있을 때, 백발의 노신사가 1천만 원을 들고 한 신문사를 찾았습니다. 표류한 대한민국호를 구하자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찾아보자 했습니다. 그렇게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는 쓰라린 그날의 기억을 어루만지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울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모두 ‘잊지 않겠다’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시 4월이 되었고 아직도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곁을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공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우리 곁에 희망이 있다는 작은 청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따라 걷다보면, 변화의 길이 조금씩 보이지 않을까요? 시린 마음 한편이 다시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글이 표현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모두가 우리 일상에서 길을 찾는 노력으로 그 내용이 모여 있는 것이 하나의 공통점이었습니다. 크든 작든 내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일입니까?

아주 작은 몸짓이 위대한 역할을 이룰 수 있다는 ‘나비효과’를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제안이 여러분의 참여로 한 권의 책이 되고 그 내용이 많은 사람으로 실천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간다면, 앞으로 10년 후 우리의 미래는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이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지금 저의 희망이고 꿈입니다.

– 故 이영구 / <0416> 감사의 글 ‘한 늙은 나비의 총총한 날갯짓을 보내나니’ 중


한겨레신문에 1천만 원을 들고 찾아가 ‘한국 사회의 길을 묻다’ 공모전을 제안한 故 이영구 선생님은 희망제작소의 열혈 후원회원이셨습니다.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사셨던 고인의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_ 최은영 연구조정실 연구원 /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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