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희망제작소는 10회에 걸쳐 ‘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관한 글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글은 일본의 NGO 활동가 16명이 쓴 책《굿머니, 착한 돈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의 일부를 희망제작소 김해창 부소장이 번역한 글입니다. 몇몇 글에는 원문의 주제에 관한 김해창 부소장의 글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일본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눈에 비친 전 세계적인 돈의 흐름을 엿보고,  바람직한 경제구조를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용자
지구환경 파괴, 빈곤, 분쟁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문제의식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제안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분명히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까? 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 향상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는 걸까?

실은 해결책이 있다. 그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굿(goods) 감세ㆍ배드(bads) 과세’이다. 이것은 환경이나 사회에 ‘좋은 상품이나 활동(goods)’에는 세금을 낮춰주거나 면제해주는 한편 보조금을 지원해 북돋아주고, 반대로 환경이나 사회에 ‘나쁜 상품이나 활동(bads)’에는 무거운 세금을 물려 그 생산이나 활동을 억제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실현되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이 높아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모든 일이 환경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것이 ‘굿 감세 · 배드 과세’의 기본 목적인데, 이러한 제도가 현실에서 실현된 사례가 있을까?

유럽의 ‘생태적 세제개혁’

스웨덴은 지금까지 이룬 사회복지를 충실히 확충해가면서 2020년까지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나라가 되는 것, 즉 ‘녹색 복지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 등 ‘나쁜 행위’에 탄소세, 유황세, 에너지세, 원자력세, 교통체증세라는 ‘배드 과세’를 물리고 있다. 이를 통해 화석연료의 가격을 대폭 높여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온난화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한편 자연에너지의 이용과 같은 ‘착한 행위’에는 ‘굿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연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수도 스톡홀름 시내에서 주차료가 무료이고, 교통체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자연에너지를 사용하는 차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
스웨덴은 ‘굿 감세 · 배드 과세’를 기본으로 친환경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덕분에 환경선진국이 되었다.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더욱 놀라운 개혁을 실시하고 있는데, 바로 ‘생태적 세제개혁’ 혹은 ‘그린 택스 시프트(Green Tax Shift)’라고 불리는 개혁이다. 현재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에서 실시되고 있다.

생태적 세제개혁이란 탄소세 등 환경세를 물림으로써 환경에 끼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고, 이를 통해 늘어난 세금을 사회보장으로 돌려 사회보장을 더 폭넓게 하는 세제 구조다. 특히 세금이 늘어난 덕분에 정부는 사회보험료를 낮출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기업이 피고용자 개개인 몫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줄어들어 기업활동이 활발하게 유지된다. 그러면 기업이 고용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돼 실업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생태적 세제개혁은 ‘일석사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생태적 세제개혁은 세제 구조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세제 구조는 노동이나 인건비(goods)에 대한 세금이 높고, 자원이나 에너지의 사용(bads)에 대한 세금은 낮았다. 그렇기 때문에 ‘천연자원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인간의 노동력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달려왔다. 그 결과 고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해 실업률은 올라가는 한편, 에너지 소비는 증가해 환경이 파괴돼왔다.

그런데 이 생태적 세제개혁을 실시함으로써 과세의 대상이 노동(goods)에서 에너지나 자원의 사용(bads)으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기업 행위의 초점을 ‘적은 노동자가 많은 물건을 만들어내거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생산성 중시)’에서 ‘적은 자원으로 많은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자원효율성 중시)’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2003년 환경세의 세수 중 약 90%에 해당하는 186억 유로를 사회보장비에 충당해 25만 명의 고용이 창출되었으며, 음성적 고용이 1.6% 줄고, 기업의 실적도 늘었다. 그리고 2005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3% 감축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인류 최초의 국제과세   

‘굿 감세ㆍ배드 과세’를 전 세계적으로 실시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바로 ‘국제과세’라는 것인데, ‘세계화된 물건이나 활동에 국제적으로 세금을 부과해, 국제적인 활동의 부정적인 영향(bads)을 억제하고, 국제적인 공공재(goods)의 공급을 위해 세수를 재분배하는 세금 구조’를 말한다.

그 중 하나가 ‘통화거래세’다. 이것은 모든 외환시장의 거래, 특히 투기 행위(bads)에 세금을 물림으로써 그 행위를 억제해, 각국 경제 정책의 자율성을 높이고(goods), 그 세수(연간 1,000억 달러)를 국제적인 공공재(goods, 환경보전ㆍ빈곤해소ㆍ질병대책ㆍ모든 아동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 등)의 공급으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통화거래세는 아직 구상 단계이지만, 2006년 7월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국제과세’가 실시되었다. 바로 ‘항공권 연대세’다. 이것은 배드 과세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 특히 국제선 비즈니스 클래스의 승객에게서 40유로(약 8만 3천원),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게서는 4유로의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수로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의 치료약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구입해 약 가격을 낮추고, 지금껏 가난 탓에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국제의약품구매기구의 운영은 이사회가 담당하고 있다. 11명으로 이루어진 이사회에는 기존의 국제기관과는 달리 정부 대표만이 아니라 남반구와 북반구의 NGO 관계자가 한 명씩 들어가 있다. 이를 통해 풀뿌리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이처럼 ‘국제과세’로 인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세수의 용도나 사용방법 등에 관한 토론을 활발히 전개함으로써, 국제기관이 좀 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국제과세’는 세계 거버넌스(지구사회의 운영방식)를 바꿀 가능성까지 비추고 있다.

환경세를 도입한다고 하면 대다수 기업은 물론 심지어 시민들도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생태적 세제개혁의 사례에서 알 수 있 듯  ‘굿 감세 · 배드 과세’를 실시하면 환경, 기업, 정부, 시민 모두가 이득을 얻어 행복해진다. 그것을 국제적으로 실시하면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좀 더 좋아질 것이다.

‘굿 감세 · 배드 과세’라는 정책이 있고, 실제로 유럽 여러 나라가 이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단지 환경세의 차원이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뛰어난 정책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널리 확산시켜 정치과제로 실현시켜 나간다면, 일본도, 세계도 틀림없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_ 우에무라 다케히코
번역_김해창 (hckim@makehope.org)

● 연재순서

1. 당신의 돈이 전쟁을 돕는다
2. 저금이 환경을 파괴한다?    ? 다시 생각해봐야 할 국책ㆍ공공사업
3. 토빈세, 야만과 싸우는 세금
4. 단리와 복리, 어느 쪽이 친환경적일까?
5. 인플레이션도 피해가는 화폐   ? 한국의 대표적 지역화폐 공동체 ‘한밭레츠’
6. 은행이여, 내 예금의 사용처를 공개하라
7. 저축계좌를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8. 지구를 살리는 ‘굿 감세ㆍ배드 과세’
9. 공유지 보전으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든다    ? 한국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10. 지금, 돈의 주인으로 사는 방법    ? 개발을 거부한 도심 속의 오래된 미래, 물만골공동체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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