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규모축소 정부 개편 … 전문가들 갑론을박
정부조직개편안 긴급토론회 요약문

최상용 희망제작소 상임고문 인사말

지금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는 신속하게 정부조직개편안을 만들고 하나씩 진행 중입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신속이 졸속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더 진지하게 전문가와 당사자들과 함께 토론과 발표를 하겠습니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주제발표
“통합도 대등하게 하지 않으면 정부가 마비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도 있어 … 유능한 공무원들은 살아남아야”

이명박 행정부는, 앞날을 대비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유능한 정부, 민간과 지방의 활력을 북돋우는 작은 정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는 정부, 칸막이 없이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일하는 실용정부를 정부조직개편의 방향과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작은 정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 공무원 7000명 줄이기 △ 적극적 규제개혁 △ 탁상공론을 지양하고 현장에 달려가기 △ 예산 10% 감축하기 △ 낭비 예산 집행 1000건 확인 △ 부처이기주의로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 발굴을 통해 행정이 시민으로 다가가기 등을 내놓았으나 얼마나 내실 있게 정권 내내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번 개편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이 안의 출발이 잘못됐습니다. 인수위에 물론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하는 데 필요한 초안, 제공된 참고자료 등 모든 것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준비됐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6월4일에 한나라당의 이주호 의원(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이 교육부를 해체하자는 세미나를 했을 때 제가 참가했습니다. 그때 저는 오로지 교육부가 대학을 옥죄기 때문에 교육부 개편안에 대해서 얘기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정부조직개편안에는 마치 제가 18부4처17청을 12부3처7청으로 줄이자는 것처럼 인용됐습니다. 저는 이미 미래의 정부론에 대해서 논의할 때 15개 부처를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린 바 있습니다. 당선자가 후보자 시절에 10부로 만들겠다던 공약은 헌법 88조2항에 따라 국무위원 수를 15인 이상 30인 이내로 해서 국무회의를 구성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다고 저는 줄곧 제기해왔습니다.

둘째, 규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규모는 포디즘 시대에 중요하지, 포스트 포디즘에서는 규모보다는 얼마나 기능을 잘 발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노무현 정부는 제 말을 악용해서 정부 부처를 늘이는 엉뚱한 길로 갔습니다. 그런데 새 정부는 규모를 줄이겠다고 합니다. 관료체계는 보이지 않는 계급체계입니다. 정부는 신분계급 사회이기에 결재를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를 줄이면 정부가 원활히 움직일 것이라는 것은 오판입니다.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부처가 어떻게 서로 돕고 국민에게 서비스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가 관건입니다. 언론이나 국회는 여성부나 통일부를 왜 없애는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논의를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합니다.

셋째,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끼워 맞추지 말아야 합니다. 새 정부는 미래를 지향한다며 7퍼센트 성장을 이루겠다고 합니다. 부패 정도로 따지면 78위이고, 규제의 질로 따지면 54위에 불과한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정부의 목표에 따라 정부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넷째, 미래의 정부는 융합의 시대이기 때문에 ‘술(術)’이 중요합니다. 문화와 기술이 합쳐져 CT산업을 창출합니다. 정부는 방법,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과학과 기술을 떼어놓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래는 복잡계 과학의 시대이고 융합과학의 시대입니다. 유사기능이나 이종이 합쳐지거나 때로는 멀어져야 할 때가 되었는데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했습니다. 재정과 금융, 과학과 기술 등은 융합되어도 한참 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모두가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과 분산을 해야 합니다. 힘 센 사람이 물러나고 정직하고 능력 있는 공무원이 살아남아야 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일 열심히 하는 공무원들이 많습니다. 유능한 사람들 다 나가고 무능한 사람만 남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살고, 공무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대부처주의가 되면 골격에 갇혀버리고 맙니다. 방법과 가는 길과 결과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황성돈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정부개혁팀장)
“3무 3생의 정부 구현 등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모든 정부조직개편에 과학적 정답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번 개편안의 특징은 규모의 축소, 기능의 통합·조정,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 관제탑)의 역할 강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완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첫째, 7000명의 자리가 축소되는 게 7000명의 인력 감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보다 분명히 제시해야 합니다. 둘째, 기획재정부라는 것이 사실상 과거 경제기획원을 연상케 하기 때문에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셋째, 조정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방안에 담겨져야 합니다. 넷째, 행정원가제나 행정ISO9000제 등처럼 정부조직개편안을 통해 기하고자 하는 효과가 실제로 담보될 수 있도록 분명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3무(낭비, 규제, 부패) 3생(경제, 정부의 국제경쟁력, 성장동력)의 정부 구현을 위한 정부조직개편이라는 예와 같이 보다 실질적인 정부조직개편 방안이 추진돼야 합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입체적이고 질적인 개혁을 해야”

정부조직 중에서 완전무결한 제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 우승 국가에서도 공격형 남미팀과 수비형 유럽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를 축구팀에 비유하자면 공격형이냐 수비형이냐는 구단과 감독의 몫입니다. 학자나 시민들은 조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예상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 작으면서 동시에 효율적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일 정부나 공무원의 기능이나 능력향상 없이 정부가 반으로 줄면 일단 대국민 서비스도 반으로 줄 수밖에 없습니다. 양적인 조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질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건 바로 전문화와 과학기술화입니다. 왜 작고 효율적인 정부가 안 됐는가에 대한 문제점도 여기서 찾아야 합니다. 평면적인 개편으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하며, 입체적이고 질적인 개편을 해야 합니다.

둘째, 선진국들은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하는데 국민 숫자 당 공무원 수는 우리가 더 적습니다. 앞선 선진국은 정부의 성공을 민간과 시장에 맡길 수 있었으나 뒤따라가는 나라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일부 필요합니다. 영국은 보호무역국가였고, 기술수출금지국가였습니다. 미국은 평균 관세율이 50%나 됐습니다. 우리는 지금 적어도 산업과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는 정부의 주도가 필요합니다.

셋째, 역사적 패러다임 전화시대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시장원리를 따른다고 세계의 중심에 저절로 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 TF 팀장)
“폐지가 아니라 통합 … 국가는 거시적 차원에서 ‘기획’”

정부조직개편의 취지는 발표문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발제와 토론에 대해서 답변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폐지가 아니라 보건복지부로 통합이 된 것입니다. 규모가 작은 부서가 큰 부서와 통합된 것입니다. 재정경제부가 한쪽은 금융위원회로 다른 한쪽은 기획재정부로 갔기 때문에 오히려 폐지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해양수산부나 정보통신부는 김영삼 정부 때 생겼습니다. 과기부와 통일부는 오래 전부터 있던 것입니다. 논란의 5대 부처 가운데 김대중 정부 때 생긴 것은 여성부밖에 없습니다. 지난 10년까지의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는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획’이라는 표현은 정부 주도의 발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려에 동감을 하면서, 종전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의 기획과는 다르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과도하게 국가가 경제발전 계획을 짜고 미시적인 자원배분까지 관여하는 게 아니라 거시적인 것에만 관여하는 것입니다. 미시적인 부문에서는 각 부처의 자율을 최대한으로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미래지향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재정과 금융, 과학과 기술이 함께 있는 게 좋겠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융합을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이번 개편안은 미래를 준비하고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인재를 강조하고 과학을 중요시하면서 둘의 기능을 묶은 것입니다.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은 교육과학부로 편입됐습니다. 상업성을 따지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하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지식경제부는 5년쯤에는 친숙한 부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이 빠진 건 정부가 더 이상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대기업에서 하고 있는 철강, 반도체, 자동체 등은 정부가 더 이상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소기업, 중소기업에 중추가 될 수 있는 산업정책 쪽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봅니다.

명칭은 가장 많이 고민한 부문입니다. 학술적인 기준에 맞추어서 인적자원개발부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알아차리기 힘들어 할 것 같았습니다. 인재과학부에서 ‘인재’는 엘리트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들이 친숙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보건복지여성부에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 표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자치가 빠진 것은 총괄·조정·통제하는 기능은 지양하자는 차원에서, 자치의 기능은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기술은 물론 중요합니다. 선진국 사례를 보니까 초, 중, 등 교육은 자치단체로 넘기고, 교육부는 고등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게 전반적인 흐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연구중심 대학이 별로 없고 연구역량이 취약하다고 생각해서 과학과 고등교육을 함께 묶는 교육과학부로 만들게 됐습니다. IT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이기 때문에 지식경제부를 통해 기초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합의의 부문이나 민주성에서 소홀한 게 아닌가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조직이 수직적으로 됐고, 위원회 등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어서 간추린 측면이 있습니다. 수평적으로 보면 각자가 배타적 독점권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제 문제는 복합화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인수위는 통합지향형 문제해결형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중과 합의보다는 좀 더 일을 할 수 있고 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택했습니다.

국회에서 이런 점 등을 고려해서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랍니다.

”?”최재성 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
“가치와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이번 개편안의 첫 번째 문제는 효율성을 전제로 대통령의 편의성만 강화했다는 점입니다. 견제나 조정 장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위원회 통합 문제뿐만 아니라 청와대 정책조정 기능이 없습니다. 대부처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총리의 조정 기능까지 잠적해버렸습니다. 대통령이 수장 몇 분하고 얘기하면 끝나버리는 구조가 됐습니다.

두 번째로 국제 추세가 작고 강한 정부라는 데 동의하지만 부처가 많다고 큰 국가인가는 의구심이 듭니다. 개수를 줄이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게 아니냐는 판단입니다. 자치제가 발달한 나라(영국, 미국)는 정부부처가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캐나다나 뉴질랜드는 부처수가 많습니다. 외형적으로 부처의 개수에 집착하는 것은 근거가 박약합니다.

세 번째로 가치와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통일부나 여성부는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이미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경쟁력과 관련해서 여성의 문제를 바라봐야 합니다. 시베리아 유럽과 통하는 관문으로서 북한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통일부 역시 전략의 문제가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네 번째로 과정과 속도의 문제입니다. 전문가나 국민들의 여론수렴을 받아들여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벌써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에 넘겼습니다. 일본도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다섯 번째로 농진청이라든가, 산림과학원, 수산과학원을 정부 출연기관으로 만들면 인재들이 다 떨어져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회에서는 연동의 문제 때문에 논의하는 게 어렵다는 점입니다. 과기부를 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입시교육 등은 대교협에 맡기기로 했기 때문에 교육부 존폐 문제 등이 다 연동돼 있습니다. 통일부 하나 빼고는 다 연동돼 있는 것입니다. 전체 그림을 놓고 협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희영 경주대 사회복지행정학과
“대부처주의는 설득의 부문이 빠지게 돼”

정부조직개편안에 숨어 있는 논리의 한계에 대해서 지적하겠습니다. 작은 정부는 정치적 수사입니다. 유럽에서의 작은 정부는 복지를 줄이려는 수사였습니다. 사회 양극화문제 등을 해결하는 부서의 권한이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얽히고설킨 게 넓고 깊습니다. 어느 정부든지 정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복잡합니다. 행정자체는 실패가 내장돼 있다고 봐도 됩니다.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거버넌스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대부처주의는 권력이 집중됨으로써 설득의 부문이 빠져 있습니다. 또한 경제와 경제외적인 것의 관계, 경계에 대한 설정이 부족합니다.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
“획기적 조직개편은 긍정적 … 거버넌스나 참여의 부족은 부정적”

행정학에서 지적되듯이 한 번 늘어난 조직은 줄어들기가 힘듭니다. 이걸 처음으로 줄이려고 하니까 지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세 가지를 말하겠습니다.

긍정적 부분 세 가지는 △ 획기적으로 총체적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 작은 정부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 △ 조직구성의 기본원칙을 고려했다는 점입니다.

부정적인 부분 세 가지는 △ 작명 등에서 보이듯이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점, △ 누구를 위한 개편인지 국정철학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 △ 기득권만을 위하고 시민대중지향적이지 못하다는 점, △ 중앙집권으로 민주적인 분권화를 어떻게 구현할지 우려스럽다는 점, △ 거버넌스나 참여를 확보할 방안이 취약한 점, △ 위원회 대신에 TF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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