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6

영국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빗자루, 마법의 잔 등 각종 진기한 마법도구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 ‘팬시브’는 기억을 저장하는 도구이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장 덤블도어는 마법사 세계의 중요한 사건들과 연관된 사람들에 얽힌 기억을 팬시브에 모두 담았다. 해리포터가 진실에 대해서 물었을 때, 덤블도어는 설명을 하는 대신 자신의 기억이 담긴 이 팬시브를 보여주었다. 해리포터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났던 과거의 기억들을 마주하면서 놓치고 있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맞추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간다.

덤블도어가 사라진 후에도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은 앞선 이들의 기억을 통해서 현실의 벽을 넘어설 좌표를 찾아간다.

기억하고 기록하면 희망이 된다

기억의 수명은 짧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흐려지거나 다른 기억으로 변주된다. 같은 기억을 공유했던 사람들끼리도 시간이 오래 흐르면 이게 맞느니, 저게 맞느니 티격태격하기 일쑤다. 개인의 소소한 추억일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면서 또 다른 추억이 쌓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은 다르다. 여러 사람의 기억이 쌓이고 기록되지 않으면 후대에 전해지지 않고 소멸된다. 때로는 심하게 왜곡되어서 진실을 은폐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의 교훈이 소멸하면서 비극적인 역사는 시간차를 두고 같은 형태로 되풀이되기도 한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우리는 어디에 있었을까. 교실에서, 회의실에서, 주방에서, 식당에서, 목욕탕에서, 버스에서… 그 모든 일상의 현장에서 우리는 거대한 참사의 슬픈 목격자가 되었다. 우리는 모두 그 역사를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억한다는 것은, 기록한다는 것은 언제까지나 슬퍼하고 괴로워하려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지키려는 것이다. 또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길을 찾자는 것이다. 한 명의 기억은 추억에 머물지만, 백 명, 천 명, 만 명이 기억하고 기록하면 역사가 되고 커다란 희망이 된다.

2015년 4월, 대한민국이 모두 ‘잊지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던 ‘그날’의 기억을 다시 불러 와서 기록하려는 이유이다.


‘잊지않았습니다’ 그날의 기억을 소환하다

희망제작소는 안산 416기록저장소와 함께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있던 ‘그날’의 기억을 담은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0416 잊지않았습니다>를 시작하려고 한다.

1년 전 ‘잊지않겠습니다’ 노란리본이 우리의 가슴을 물들였듯이 다시 위로와 믿음을 담은 시민의 목소리가 커다란 희망의 울림이 되어 전국에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0416 잊지않았습니다>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아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지고, 상처받은 이들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며, 대한민국이 잊지 말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시민의 목소리로 기록하는 일이 될 것이다.

4월 16일, 중간고사가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기간이라, 어느 카페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사시간에 보게 된 뉴스를 통해 접한 소식에 어리둥절했습니다. 사실 저에겐 당장 눈앞의 시험공부가 중요했기 때문에 정부가, 해경이 다 구출하겠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시험을 끝냈지만, 세월호 사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악화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반성하며, 캠페인에 참여하고 서명을 하고, 추도에 동참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세월 속에 기억은 무뎌질지라도,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 <0416 잊지않았습니다> 김하영 님의 기억


벌써 일 년이 흘렀군요. 일 년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나 달력을 넘겨보니 지난 일 년 동안 정말 아무일 없었던 것 같이 바쁘게 살았네요. 누구를 만나고 과제를 마무리 하고 등등 지난 일 년 동안 달력에 적혀있는 일들에는 그날 이후 가슴속에 머물러있는 먹먹함과 참담함 또 큰 슬픔이 담겨 있지 않아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잊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제 가슴에는 마치 제가 배 안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 <0416 잊지않았습니다> sean 님의 기억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그날의 기억,
그리고 일상에서 세월호를 떠올릴 때의 기억을 적어주세요.

보내주신 글을 모아서 세월호 유가족과 안산 416기억저장소에 전달하겠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상처받은 이들에게 힘이 되고, 역사의 기록이 됩니다.

1. 기록하기

‘잊지않았습니다’ 페이지에 2014년4월16일 당신의 기억을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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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억하기
페이스북에 해시태그 ‘#잊지않았습니다’를 걸어 글을 남겨주세요.
그 글을 3명 이상의 친구에게 태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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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퍼뜨리기

페이스북, 카톡, 카스, 밴드, 트위터 등으로 ‘0416 잊지않았습니다’ 페이지 링크를 전해 주세요.
‘0416 잊지않았습니다’ 페이지 링크 ☞ http://www.makehope.org/my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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