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평생학습 초점의 세 번째 주제는 다문화인권교육입니다. 이주민 140만 시대. 전국민의 약 3%에 달하지만 소수자라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사회 다문화인권교육의 현주소과 미래를 인권교육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현장의 소리를 통해 알아봅니다. 다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하는지, 생생한 교육 사례를 통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평생학습 초점] 다름을 이해하다 (2) 다른 것과 틀린 것

지난해 말, 1,000번째 다문화인권교육을 마치고 우리는 잠시 소소한 감회에 젖었다. 이주노동을 하러 한국에 왔다가 우리 단체에서 일하게 된 이주민 활동가 2명과 선주민(이주민보다 먼저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던 사람들을 일컫는 말. 흔히 한국인이라 지칭되는 사람들) 활동가 3명이 의기투합하여 2004년부터 시작한 교육이 어느새 천 번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8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우리 교육의 내용과 형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교육에 참여했던 강사들도 수십 명에 이른다. 다문화인권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어린이집, 유치원의 꼬맹이들부터 초등학생, 청소년, 대학생은 물론 선주민/이주민 구분 없이 다양한 직업의 성인까지 실로 다양하다. 주로 학교 교실에서 진행되던 교육이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조리실, 운동장, 소극장 등으로 다변화된 것도 그간의 큰 변화이다.

처음엔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에게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을 왜 안 먹느냐고 강권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태어나서 눈 오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따뜻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추위를 견뎌내기를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
 
지정학적 이유로 오랫동안 고립되어 단일민족주의의 신화에 갇혀 있던 한국 사회는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아주 미숙하였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컸다. 따라서 낯선 것과 처음 만나는 순간이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주로 이주민 강사들이 자기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고, 다른 나라의 전통의상이나 놀이, 악기 연주 등을 체험하며 서로가 즐겁게 만나는 교육을 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문화를 알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다른 문화의 가치와 특성을 존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그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보편적 인권, 평등 교육이 필요한 지점이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뒤떨어져 있는 아시아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에 대한 우월감, 차별의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종적, 민족적, 종교적 소수자인 이주민의 권리에 초점을 두고 교육 참여자의 연령과 수준에 맞게 인권교육 과정을 개발하였다. ‘다른 것’과 ‘틀린 것’,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 평등 시이소, 차이는 어떻게 차별이 되었나, 차별과 나, 이주노동자 이야기 등을 주제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교육은 새로운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의 경험 혹은 이야기와 결합시켜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다른 문화를 일방적으로 소개하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다른 문화를 수용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문화사회란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어느 한쪽의 문화에 동화되거나 평행선을 달리며 양립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상호작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단체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교육과정에 녹여 내기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리는 위의 세 가지 교육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여 교육하고 있다. 때로는 강의식으로, 때로는 문화활동을 통해, 또는 토크쇼 방식으로, 음식 체험으로, 캠페인으로 등등. 이주민 강사와 선주민 강사가 함께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혹은 교육 내용을 분담하여 따로 진행하기도 한다. 교육 참여자의 요구와 조건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교육 방식을 결정한다. 그동안 다문화인권교육의 내용과 형식이 질적인 향상을 이루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인지 늘 자기검열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 사례가 소통과 공존을 위한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다문화인권교육 교안 중 하나를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 제목 : 네 꿈을 펼쳐 봐

□ 교육 소개

우리가 알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공장에서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주노동자는 왜 그렇게 힘든 일만 하고 사는 것일까요? 좀 편하고 멋있는 일은 할 줄도 모르고 아는 게 없어서 일까요? 피부가 검은 외국인을 보면 왠지 잘 씻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심지어는 무섭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정말 피부가 검은 사람들은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보다 더 폭력적이고 지저분할까요?

이 교육 프로그램은 첫째,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인형을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피부색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친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눈을 감고 자기 인형의 피부색을 고르는 과정을 통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고난 피부색 때문에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둘째, 나의 아바타인 인형을 통해 이주민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공감하도록 합니다. 이주민 강사가 자신의 삶에 배어 있는 생생한 증언을 곁들여 준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초등학교 4~6학년에게 적합한 교육이며, 15명 정도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준비물

목장갑 1켤레(인형 1개당), 타원형 스티로폼 구, 여러 가지 색깔의 스타킹, 할핀(Y핀), 솜, 털실, 자투리 천, 네임펜, 시트지, 양면테이프, 풀 등    

□ 진행 방식

1. 교수자가 인형의 몸통과 머리를 미리 만들어 준비해 갑니다.  
  ? 목장갑과 솜을 이용해 인형의 몸통을 만듭니다.
  ? 여러 가지 색깔의 스타킹을 스티로폼 구에 씌워, 다양한 피부색의 인형 머리를 만듭니다.

”사용자
2. 교육 참여자들이 눈을 감고 다양한 피부색의 인형 머리 중 하나를 고르게 합니다. 그리고 목장갑으로 만든 인형의 몸통
    을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가끔 검은 피부의 인형 머리를 고른 아이들이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바꿔주
    면 안 되겠지요. 어느 누구도 자신의 피부색을 선택할 순 없으니까요.   

3. 목장갑으로 만든 몸통과 머리를 털실이나 끈으로 연결해 인형을 만듭니다.

”사용자
4. 각자 자기 인형이 어디에서 왔을까 상상해 보고 세계지도에서 출신 나라를 찾아 인형의 고향을 정해 줍니다. 이때,
    피부색에 따라 대륙을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예컨대, 백인은 유럽, 황인종은 아시아 하는 식으로 정형화된
    분류를 하지 않도록 합니다. 피부색에 상관없이 어느 나라에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5. 교육 참여자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고, 자신의 장래 희망을 인형의 직업으로 표현하게 합니다.
  ? 자투리 천과 털실, 매직펜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자신의 인형을 꾸미도록 합니다. 인형의 고향, 직업이 표현되도록
     도와줍니다. 될 수 있으면 자신의 인형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도록 합니다.

”사용자
6. 인형이 완성되면 시트지로 이름표를 만들어 인형에게 붙여 줍니다.

”사용자7. 동그랗게 둘러앉아 한 사람씩 자기 인형을 친구들에게 소개합니다.
  ? 예) 안녕? 난 00 나라에서 온 **인데, 직업은 노래하는 가수야.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아주 좋아했거든
  ? 이주민 강사는 인형을 미리 만들어 와 교육 참여자들에게 자신의 인형을 소개합니다.
  ? 이때 교수자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서 모든 인형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도록 도와줍니다.

8. 여러 나라에서 태어난 인형들이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이주해 온 상황을 설정합니다. 그리고 두 모둠으로 나누어,
   다른 나라로 이주해서 이주민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지 토론합니다.
   ? 고향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왜?
   ? 이주민이 직장 생활을 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 이주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사용자
9. 모둠별로 토론한 내용을 발표합니다.

10. 이주민 강사가 한국에 와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고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혹은 꿈은
     무엇이었는지, 또 한국에 와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엇이 가장 힘든 점인지 등등

11. 이주민, 이주노동자에게 직업 선택권이 다양하지 않은 이유를 함께 이야기해 봅니다.

글_ 최종윤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지역활동팀장, 다문화인권교육 강사)

* [평생학습 초점] 다름을 이해하다
 (1) 우리는 왜 다문화인권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나
 (2) 다른 것과 틀린 것

* [평생학습 초점] 스스로 말하게 하라 연재목록
 (1) 주민의 가능성을 보는 눈 ‘주민운동 교육훈련’
 (2) 공부방에서 꿈꾸는 주민공동체
 (3) 동자동 쪽방촌에서 벌어진 일
 (4) 필리핀의 주민운동 엿보기
 (5)주민운동과 평생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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