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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009년을 맞아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 공공리더들이 전망을 나누는 강연회를 마련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는 2009년 신년에 한국사회의 근원적인 성찰과 물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여는 신년강연회입니다. 『희망의 길을 찾다』그 첫 번째 강연자는 신영복 교수입니다. 1월 8일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에서 열린 이번 강연회에서 신영복 교수는 ‘성찰과 소통’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오는 16일(금)에는 5년간 진행했던 생명평화탁발순례를 최근 마친 도법스님의 ‘길에서 만난 생명과 평화’ 강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참가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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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희망과 꿈에 대해 막연하고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키워내는 것, 인간적 가치인 인문학을 우리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이 바로 모든 희망의 근원이지요.” 1월 8일 늦은 저녁, 희망제작소 2층 희망모울에서 열린 신년특강 <성찰과 희망>에서 신영복 교수는 현 세태에 아쉬움을 표하며 운을 뗐다.

그는 자세한 설명이 아닌 화두를 던지는 강의를 하겠다며 총 7강에 걸쳐 성찰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중간중간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경험이나 여러 재미난 일화들을 곁들여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서 강의가 진행됐다.

“20세기 인류는 물질적 번영을 누렸지만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로 보지 않고 죽였기 때문입니다. 칼로 얼굴을 맞대고 싸우면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이지 못합니다. 최소한 만남이라는 관계를 맺기 때문이죠. 하지만 폭격으로, 폭탄버튼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게 되면서 참혹한 상황이 온 게 아닐까요? 최근의 금융위기도 관계가 상실되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금융에 관계를 바탕으로 한 인간적인 배려는 없습니다.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신용을 갖고만 있다면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인간적인 가치 공감이 없는 사회현실이 바로 금융위기의 근본적 이유입니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황폐화는 곧바로 사회성의 붕괴, 정체성의 소멸로 이어진다.

“상대방을 ‘안다’는 것은 서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관계가 없이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근대사회의 오만한 허위의식이죠. 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정보만 있으면, 정보만 억압하면 된다는 환상도 여기서 기인합니다. 동네 미남변호사가 있는데 부인이 미인이 아니에요. 우리는 우스갯 소리로 결국 부인집이 부자라고 결론을 내렸죠. 우리사고가 이렇습니다. 인간 그 자체, 혹은 한 인간이 가진 품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그니의 등가물을 통해 이해하려는 인식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인간 정체성의 점차적인 소멸, 바로 우리시대 인간의 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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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화두, ‘관계’

‘관계’. 신영복 교수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과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밤에 글을 자주 쓰는데 위층 꼬마아이가 시끄럽게 뛰어다녀 혼내주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 아이와 말 한마디 나누고 관계를 맺자 이후에는 그 발소리가 예전보다 덜 밉더군요.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 인간적 관계를 맺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관계를 회복하고, 사회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신영복 교수는 그에 대한 답으로 부단한 자기변화를 통해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는 것, 자기 것을 지키고 영토화 하려는 것이 아닌 장소성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것. 바로 ‘노마디즘'(유목주의, 특정한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꼽았다.

“물은 부단한 자기변화, ‘노마디즘’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시내가 흐르다가 바위를 만나면 나뉘어 돌아가고, 강물과 만나면 강이 되고, 다시 바다가 됩니다. 자기 동일성에 갇혀 그걸 강화하려고 하지 않죠. 물이 바다까지 올 수 있는 것은 다른 것과 만나 새로이 자신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나요? 혹시 스스로 구조화 되어있지는 않나 되돌아 봐야 할 때인 듯 합니다.”

흐르는 시냇물처럼

신영복 교수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처음 교도소에 들어갔을 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아프리카 원주민 보듯 대상화해서 보았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그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자로만 남아있는 창백한 관념, 인텔리적인 관념성을 버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결과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20년 간의 수형생활을, 나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관계’의 의미를 발견하게 해준 ‘대학시절’이었노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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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또 다른 특징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바다는 모든 시내를 받아들여, 결국 세상에서 가장 낮지만 가장 큰 물이 된다.

“하방연대(下方連帶). 개인의 경우든, 사회의 경우든 역량을 키우는 방법은 물처럼 낮은 곳으로 연대하는 일입니다. 상방으로의 연대는 복속, 추종입니다. 대기업노조는 중소기업노조와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남성은 여성과 연대해야 합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위기를 맞고 있는 시민단체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촛불정국에서 시민단체는 촛불의 성과를 자신들의 조직을 키우는 데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하나의 서버가 되려고 하는데 시민단체는 중앙서버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죠. 이런 논리는 철저히 배척되어야 합니다. 돌은 큰 것 일수록 더욱 깊이 박혀있을 뿐입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은 생깁니다

“80년대에는 정치권력의 획득이 가장 빠른 사회변혁의 방법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바꾼다는 것은 단 한번의 결정적인 변화로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변화가 중요하겠죠. 그래서 ‘가장 먼 여행’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희망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먼 길을 가는 사람은 목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아름다움을 보고 동력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은 생기기 마련이에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대학생, 백발의 어르신, 외국인 등 100여명의 사람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오후 7시에 시작한 강의는 밤 10시를 넘겨서야 끝이 났다. 오랜만의 외부강의라 신영복 교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듯 했다.

강의 후 신영복 교수는 “많은 분들이 시종일관 진지하고 공감해주며 들어주어 감사했습니다. 희망을 만드는 게 특별한 공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고민을 여러 사람과 같이 지혜롭게 만들어 나가는 게 바로 희망의 시작이겠지요. 희망제작소가 그러한 역할을 담당해 주길 기대하겠습니다.”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이크를 이어 받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지금 경제, 정치, 사회가 많이 방황하고 위기의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지만, 신영복 교수님의 말씀처럼 함께 모여 길을 찾다보면 좋은 길이 우리 앞에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현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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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희망제작소가 마련한 신년특별강연 시리즈 [희망의 길을 찾다]

1. 신영복 교수 <성찰과 소통>…1월8일(목)
2. 도법 스님 <길 위에서 찾은 생명과 평화>…1월16일(금)
3. 장하성 고려대 교수 <2009년 한국경제 전망과 희망의 조건은>…1월22일(목)
4.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국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을 찾다>…1월29일(목)

☞ 강좌당 2만원. 두 강좌 동시 신청시 3만원
☞ 문의: 070-7580-8134 / gradiva@makehope.org

”?” 해피리포터 최승섭(grandno9)

두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의심부터 하는 모난 성격의 26살 복학생입니다.
유일한 자랑거리인 튼튼한 두다리로 어딘가 숨어있는 희망과 행복을 직접 확인,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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