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시흥시 정왕동을 아시나요?

정왕동은 갯벌을 매립하여 만들어진 신도시로,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동네입니다. 그래서 정왕동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동네에서 오래 산 주민들이 많지 않고, 근처 시화공단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아 1인 가구의 비율도 높고, 이주율도 비교적 높다고 합니다. 특히 저희가 찾아간 정왕본동은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마을입니다.

정왕본동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동에 속한 마을들의 이름입니다. 보통 신도시의 마을은 무지개마을, 호수마을 등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정왕본동의 마을들은 원룸단지, 이주민단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느낌이 오지요?
 
사람들은 잠시 머물렀다 떠나고,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은 모이고 쌓일 틈도 없이 사라지고, 원룸단지, 이주민단지 처럼 삭막한 이름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는 그런 곳.  
 
”사용자그래서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와 뿌리센터는 정왕본동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마을의 이야기를 찾고, 주민들의 기억을 모아 정왕본동에 어울리는 마을 이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시흥시 정왕본동 마을이름 찾기 프로젝트, 그 첫 출발은 정왕본동 주민들과 함께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익숙한 동네를 여행을 하듯 걸어보는 겁니다. 여행자와 주민이라는 겹눈의 시선으로 정왕본동을 살펴보며 특징과 장점 그리고 단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동네를 돌아보기 전, 사회혁신센터 곽현지 연구원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곽현지 연구원은 마을이란 시간과 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애정을 갖고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것이라는 조언과 함께요.

강의와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난 후, 정왕본동 주민자치위원들과 함께 정왕본동을 천천히 돌아봤습니다. 정왕본동의 특징은 앞서 지적했듯 오래 산 주민들이 적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정주의식의 부족으로 벌어지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모든 주민들이 입을 모아 지적하는 것은 쓰레기 문제였습니다. 돌아보니 정말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왕본동에 이런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왕본동은 작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이 정말 많았고요, 또 비교적 구획들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어 쓰레기 문제만 잘 해결되면, 아기자기한 느낌의 마을이 될 것 같았거든요.

이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동네 곳곳을 살펴보던 중, 큰솔공원 노인회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뜻 밖의 큰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큰솔공원이 있던 자리에는 예전부터 큰 소나무가 아주 많았고, 그래서 공원 이름을 큰솔공원으로 지었다는 것입니다.

정왕본동에 오래 사셨던 어르신의 생생한 증언 덕분에 정왕본동은 자연스럽게 ‘큰솔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을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직접 마을을 돌아다니며 듣지 않았다면 몰랐을 소중한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이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동네 한 바퀴를 마치고 오후에는 조별로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주민들은 저마다 동네에 바라는 점, 동네에서 있었던 일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기하면서 정왕본동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다시 주민센터로 돌아와 인터뷰한 결과물과 각자 동네를 돌아보며 느낀 점을 한데 모아 조별로 ‘내가 바라는 정왕본동 지도’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다들 개성이 넘치는 마을 지도를 그려주셨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생태학습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1조의 그림이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지역에 비해 오랫동안 사신 분들은 아니지만 지역을 활기차고 아름답게 바꾸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어느 곳 못지 않은, 열정과 애정으로 가득한 정왕본동 주민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쭈욱~

글_ 사회혁신센터 유미혜 위촉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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