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Headache 정지원 편집장

Headache(두통)는 삶의 골치 아픈 질문을 피하지 않고 던지는 국내 최초 질문 잡지이다. 대학생 재학 시절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고민들, 예를 들면 ‘졸업 하고 뭐하지?’, ‘독립 언제하지?’ 처럼 사람들이 물어보길 꺼려하거나 피하는 질문들이 있다. 헤드에이크는 이 골치 아픈 고민들을 터놓고 질문하고, 공유하고, 함께 고민한다. 고민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SDS 11기 2강 삶을 변화실 수 있는 예술적인 질문, 강연자로 나선 헤드에이크의 정지원 편집장과 창간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동료 김가영씨에게 이번엔 우리가 이 알쏭달쏭한 잡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Headache란?

헤드에이크 팀의 모토는 ‘THINK, ACT, CREATE’ 이다. 생각하고 바로 행동하고 창조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생각은 많이 한다. 하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잡지라는 매체를 창조해 내어야 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고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작업에 임할 때는 어깨에 힘을 빼고 가볍게, 하지만 끈기 있게 버티려고 한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세상을 변화시켜야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재미로 시작했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사람들에게 호응도 얻어내었고 어떤 이들에게는 의미 있는 질문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어떻게 이것을 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 고민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잡지 형태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었지만, 사실 정기 간행물이라는 대중과의 약속이다. 가볍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일이 커졌고 이제는 끈기 있게 버티려고 한다. 끈기 있게 버티려면 이 일을 계속 해야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시간이 지나면 열정이 식게 마련이다.

끈기도 좋고 열정도 좋지만 전략적으로 일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생각한 비전과 공유된 가치를 갖고 치열하게, 전략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 돈을 바라고 시작한 일도 아니었지만 의미 있는 프로젝트이므로 롱런하도록 만들고 싶다. 하지만 롱런하려면 프로젝트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요즘 헤드에이크에서 생각하는 것은 잡지보다는 미디어로서 포지션을 바꾸어가는 것이다. 헤드에이크 자체는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도록 만들기 위해 온라인상의 플랫폼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여 미디어로서 거듭나는 것이 바람이다

함께 하자고 의기투합했던 사람들이 떠나갔다. 무엇이 내 친구들을 다른 곳으로 보냈을까? 20대,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고민 때문일 것이다. 아직 젊으니까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한 후에 다시 돌아오면 된다며 그렇게 떠나갔다.

아직까지 이 일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한 대답을 농담으로 말하자면 헤드에이크가 돈이 더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지만 사실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이다. 비록 친구들보다는 돈은 덜 벌지만 거기에 큰 미련을 두지 않는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가치를 쿨하게 놓아버렸다. 또 이런 이유에서 잡지 만드는 일에만 더욱 몰입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이곳을 간 친구들을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앞으로는 더 성장해서 경제적인 이유나 다른 이유로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런데 왜, 하필 Headache?

지인과의 대화 중 우연히 나온 단어로 어감이 너무 좋아서 바로 ‘이거다!’싶어 결정했지만 지금은 기회가 된다면 긍정적인 단어도 고민 중이다.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데 회사의 미래도 헤드에이크라면 곤란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이런 크기 ?

특이한 판형을 가지고 있다. 초기 멤버들이 수많은 잡지들을 분석했지만 결국 좋아했던 일본 작가가 말한 사이즈를 그대로 따라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길고 얇아서 잡지라기보다는 정말 책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했다. 특히 제일 좋은 점은 작은 가방에도 넣기 편해서 휴대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동안 Headache는?

0호 첫 번째 질문 “졸업 후 뭐하세요?”
“졸업 언제 하니?”, “휴학은 왜 하니?”, “휴학하고 뭐 할 거니?” 와 같이 대학 졸업반 때 많이 듣는, 듣기 싫은 질문들을 사람들에게 던져보았다. 첫 질문을 선정하기 위해서 엽서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카페, 공공장소에 엽서를 배치해 사람들이 골치 아파하는 질문, 내면의 질문 등을 받았다. 창간호를 0호부터 시작한 것은 하나의 잡지로 완성이라기에는 부족하고 잠재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이다.

1호 두 번째 질문 “당신이 일으키고 싶은 혁명은?”
가장 적은 양을 발간했고 품절 된 잡지.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자신을 고민만하고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는 생각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2호 세 번째 질문 “시간 있어?”
바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내길래 이렇게 바쁠까?’ 라는 궁금증을 현실화한 프로젝트이다. 딱 24시간!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개인들이 자신의 하루를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참여하거나 글로 직접 적거나 만화로 표현한 것들을 모았다. 다양한 에피소드의 개인생활사가 모여 하나의 잡지가 된 것!

3호 네 번째 질문 “갈 데 있어?”
‘돈을 안 쓰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장소는 없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 되었다. 3호에서는 피크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디든지 돗자리를 깔아서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람들이 이야기도 나누고 쉬었다 가자는 의미의 프로젝트이다.

첫 번째 피크닉의 슬로건은 ‘자전거를 돌리면 주스가 나온다.’ 성북구에서 도시농업을 하는 분에게 설치를 지원받아 진행했다. 마을 주민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자전거 페달을 돌려 발생하는 전기로 믹서를 움직이고 주스를 만드는 것! 의외로 많은 분들의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피크닉은 뮤지션과의 음악 피크닉으로 신촌의 한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함께 고민도 나누고 뮤지션이 고민을 들어주기도 했었던 프로젝트이다.

세 번째 피크닉은 미술작가 차진영씨와 함께 했던 프로젝트. 용산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집을 직접 구해보았고, 부동산에 가서 집을 알아보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굳이 용산으로 선택했던 이유는, 용산은 낙후된 지역과 뉴타운이 혼재된 흥미로운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남동 이태원에 헤드에이크 작업장도 얻을 수 있었다.

4호 다섯 번째 질문 “당신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키워드로 구성된 특별판. 2010년과 2011년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받았던 골치 아픈 질문에 대해서 정리했다. 가치, 선택, 건강, 사랑, 연애, 용기, 행복, 돈이라는 많은 키워드 중에서 단연 1순위로 뽑힌 것은 ‘불안’이었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 걸쳐있는 고민이었던 것이다. 그 불안은 어떻게 상쇄할 수 있을까?

5호 여섯 번째 질문 “진짜 그래?”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표지를 쓴 이번 잡지는 거짓말을 화두로 던진 최근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헤드에이크 질문들은 개인적으로도 느껴질 수도 있지만 누구나 고민하는데 각 개인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다. 사회적, 구조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많다. 그래서 사회 구조와 연결해서 질문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회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시사지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5월 1일 비정규직 파업에 워크 그룹으로 참여했는데 헤드에이크 최초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적 행동이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순히 고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해결해보려는 노력을 해볼 생각이다.

“세상은 결코 혼자 변화시킬 수 없다, 함께 뜻을 나누고 행동할 때에만 가능하다. 오래가고 함께 변화시키려고 할 때 그것이 의미 있고 진정한 변화이다.“

대학교 때 은사님의 말씀이다. 너와 함께 뜻을 나눌 동료를 찾으라고. 동료들을 찾으면서 친구들이랑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그렇게 하면서 헤드에이크를 만들었다. 지금도 역시 독자들과,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정기구독자를 500명 달성하고 단행본을 출간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회사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창업지원서도 내고 투자를 받아 회사의 면모를 갖추고 싶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회사 규모도 커지고 아시아 최초의 문화시사주간지로 평가받지 않을까? 마지막 최종 목표는 새로운 복합 문화공간을 열어 지역주민,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의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는 초창기부터 삼았던 목표이기도 하다.

책임감이 열정을 지속시키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민의 종류가 달라지는 나를 발견했고, 독자들과 같이 이 변화하는 고민들을 풀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다행히도 고민하는 동지들이 늘어나는 느낌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잡지는 함께 늙어가는 잡지이다. 이것은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자, 독자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글_ 박보래 (여행사공공 인턴연구원)
사진_ 박성진 (사회혁신센터 인턴연구원)

○ 11기 소셜디자이너스쿨 후기
2. 당신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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