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시사IN 기자들이 희망제작소가 제안한 천개의 직업 중 일부를 직접 체험하고 작성한 기사를 시사IN과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동시에 연재합니다. 본 연재기사는 격주로 10회에 걸쳐 소개됩니다. (이번 기사는 기자들의 체험기 대신 직업인의 구술을 간접 전달합니다)


체험, 1000개의 직업 (9)  도심 양봉업자

도심에서 혹시 꿀벌의 비행을 본 적이 있으신지? 서울 명동 시내 한복판에서 만개한 꽃 사이로 꿀을 한 아름 머금은 꿀벌들이 벌통으로 꿀을 나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찌 보면 비현실적인 상상이다. 성장과 자본 논리가 가득하고,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빌딩 숲에서 꿀을 따다니….

도시 꿀벌, 생태 복원에도 도움

그런데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든 곳이 있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일본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서 실제로 꿀을 생산한다. ‘긴자 양봉 프로젝트’라 불리는 도심지 양봉업은 이미 긴자 지역을 넘어 도쿄 전역의 명물이 되었다. 도심지 양봉업자 다나카 아쓰오 씨(긴자 양봉 프로젝트 대표)는 처음부터 양봉업자는 아니었지만, 환경 공부를 하다보니 꿀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꿀벌이 미량의 독성 물질에도 큰 영향을 받는 곤충이라는 것을 공부 중에 알게 되었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꿀벌이 도심에서 건강히 날아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인간에게도 좋겠다 싶었다.”

”사용자     
다나카 씨는 깊은 문제의식과 호기심을 가지고 직접 양봉업자에게 기술을 전수받고 뜻 맞는 친구와 2006년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옥상에서 양봉을 시작했다. 양봉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게 됐다. 지금 긴자 양봉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디자이너·회사원·변호사·회계사·백화점 직원·바텐더·요리사 등의 경력을 지녔는데, 모두 자원봉사자이다.

“꿀을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옥상 녹화사업을 계속 실시하고 있으며, 꿀벌을 많이 키우는 것보다 녹음사업을 통한 생태계의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은 긴자의 빌딩 옥상을 위주로 녹음사업을 진행하지만, 앞으로는 빌딩 벽면을 꽃으로 덮을 계획이다. 한여름 열대야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꿀벌은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긴자 도심 곳곳에 나무와 꽃을 심다보니 환경을 정화하는 구실을 해 긴자의 생태계를 점차 복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도심지 양봉의 파급 효과가 꽤 크다. 꿀벌을 위해 옥상에 꽃과 채소를 심는 기업이 늘면서 긴자 지역의 녹음이 짙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이미 다른 곳에서도 시작됐다고 한다.
 ”사용자  
서울 명동에서도 가능한 사업?

마쓰야 백화점은 옥상에 채소밭을 만들어 30명이 넘는 직원이 직접 관리하고, 심지어 벼를 심어 쌀을 생산하기도 했다. 옥상에 식물을 키워 사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해 지구 온난화를 막고 환경 의식을 고취한다. 회색빛 도심의 옥상 공간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모이고, 양봉을 통해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보며 생태계 회복을 이해함과 동시에 그 결과물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첫해에는 벌꿀 150㎏을, 2010년에는 900㎏을 수확했다. 기온에 따라 달라지지만, 올해에는 1000㎏쯤 나오면 좋겠다. 채취한 벌꿀은 바에서 벌꿀 칵테일로, 케이크 가게에서는 마카롱(과자), 과자점에서는 양갱의 단맛을 내는 데 쓰인다. 벌꿀 화장품과 비누의 향료 등으로도 골고루 쓰인다. 수익금은 무농약 재배 농가 등에 대한 지원금으로 쓰인다.”

”사용자 긴자에서 생산된 꿀은 긴자 내에서 모두 소비되며,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은 긴자의 환경을 위해 다시 기부된다. 예를 들어 긴자 거리의 바에서 벌꿀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면, 거기에서 발생한 판매 수익금이 녹음 조성사업에 쓰이는 식이다. 이로 인해 꿀벌이 더 많은 꿀을 채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개발된 신제품 판매를 통해 다시 환경에 기부되는 선순환 사이클이다. 그뿐 아니다. 어린아이들이 직접 꽃을 심을 수 있도록 환경 교육을 실시하며, 빌딩 옥상 녹화사업장 관리와 잡초 뽑기를 위해 장애인을 고용함으로써 고용을 창출하는 구실도 한다.

‘긴자 양봉 프로젝트’는 일본 내부뿐 아니라, 홍콩·타이완 등에서도 직접 견학을 올 정도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도 꿀을 딸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사용자

이 직업은
아직은 일본에만 있지만,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이들 도심 양봉업자들은 후쿠시마 이재민을 방문해 긴자에서 생산한 벌꿀로 만든 칵테일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매력이다.

어떻게 시작할까?
양봉 지식보다 환경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먼저이다. 다나카 씨는 한국 도심에서 양봉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비법을 얼마든지 전수해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글_소기업발전소 성승환 인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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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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