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비영리기구(NPO)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 NGO를 직접 발굴, 취재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시민기자단입니다.  아래의 기사는 해피리포터 최승섭님이 학교법인 ‘마포지역자활센터’를 취재해 작성해주셨습니다.


잠시 2,200년 전 로마로 돌아가보자. 당시 지중해의 강대국이었던 카르타고와 세 번에 걸친 포에니 전쟁을 승리로 이끈 로마에 부가 모이면서 경제 구조가 변하기 시작한다. 식민지에서 들어오는 농산물로 인해 일터를 잃은 소규모 자작농들이 부가 집중되는 수도 로마로 모여들어 큰 사회문제가 된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문제는 단지 복지를 확충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들 실업자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생활 수단을 잃은 자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다”라고 기술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호민관 그라쿠스는 농지개혁을 계획한다.

 ”사용자

경제구조의 변화,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모여드는 모습 등 우리의 현 상황과 비슷하다. 특히나 외환위기 시절 우리나라도 실업문제가 사회문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에 시민, 종교단체 등 민간중심으로 진행되던 빈곤층의 자활 사업을 보건복지부가 이어받아 1996 5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자활지원센터(현재의 지역자활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 된 후, 법에 근거한 사업으로 발전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242개의 지역자활센터가 운영 중이다.

자활사업은 저소득층 수급자 중 근로능력은 있어도 높지가 않아 일반 일자리로 가기 힘든 비취업자의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흔히 알고 있는 공공근로의 바로 윗 단계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 단지에 위치한마포지역자활센터‘(아래 마포센터) 96년 보건복지부 지정 시범 자활지원센터로 개소하여 자활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랜 자활기관 중 하나이고, 특이하게도 이화여자대학교 학교 법인이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제상황을 피부로 느낄수 있는 곳

 

창기정 마포지역자활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로 참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5, 60대 저소득층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사업에 실패하신 분, 20대 후반이신 분들도 찾아오십니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이죠.”

 

마포센터는 현재 9개의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은 지역사회 내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사업과 지역사회 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나누어 운영 중이며,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단은 수익금 규모와 자활지침 분류에 따라 시장형 사업과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나누어져 있다.

”사용자

커뮤니티 비즈니스로는 노인도시락, 세차, 청소, 옥상녹화 사업이, 그리고 돌봄서비스 제공 사업으로는 간병사업과 장애아 통합교육 보조원 파견사업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노인도시락 사업단은 시장형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곡나눔’, ‘아름다운세탁나라’, ‘알찬도시락’, ‘맛을만드는사람들’ 은 공동체로 인정받아 자활이 아닌 완전 창업으로 발전했다.

 

마포센터의 초기 참여자는 모두 인큐베이팅 사업단에 배치되어 자활사업 관련 각종 교육을 받는다.

 

과거에는 기초상담 후 바로 사업단에 배치했어요. 그런데 한번 상담하고 바로 사업단에 배치되다 보니 기관의 가치가 공유되지 않았어요. 비영리기관은 철학의 공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자 서로 신뢰감이  떨어지는 겁니다. 사업단 대부분이 육체적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기 힘든 문제도 있죠.”

 

여기에 더해 한 사업단에 오래 있는 사람들이 신규 참여자를 배척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인큐베이팅 사업단이다.

 

두 달 코스로 운영되는데 한 달은 기관의 가치 및 기본 소양 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고 의사소통방법을 습득하도록 서로 도와준다. 나머지 한 달은 기존 사업단을 돌면서 실습하는 식이다. 이때 기존 참여자들의 의견도 신규 참여자의 참여결정에 반영된다.

 

일자리 늘자 침투한 경쟁논리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서울시의 태도도 변했다. 자활센터 운영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던 과거에 비해 최근 자활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눈치다.

자활지원과 신설, 희망드림프로젝트 등 빈곤층에 관심을 가지면서 함께하는 사업이 많아졌다. 논란이 많지만 중앙정부가 복지예산은 많이 줄이면서도 일자리 부분만은 오히려 크게 증액 시킨 것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까지 경쟁 논리가 침투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자활급여는 참여자가 속한 사업단에 따라 액수가 달라요. 이익을 더 많이 내는 시장형 사업이 가장 높은 급여를 받습니다. 시장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투입금액의 20% 이상을 수익으로 내야하는데 올해는 지침의 변화로 수익금에 대한 정의가 더 엄격해졌어요. 내년엔 더 심해 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자활 사업마저도 각자 버는 만큼 가져가라는 논리다.

 

지역에서 만들어 지역에서 해결한다

이처럼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에서 이들이 꿈꾸는 것은 대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 자활이다. 마포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와 물품을 지역에서 만들어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가령 도시락 사업단이 지역 식당을 열어 맞벌이 부부의 부담을 덜어주고, 학교청소 위주로 운영되는 청소사업단을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홈클리닝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마포는 힘을 가진 지역입니다. 이미 성미산 마을이라는 대안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사회적 기업도 서울에서 가장 많이 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교류를 통해 단계별로 연계되는 부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될수록 역설적으로 지역 만들기 운동이 힘을 받을 겁니다. 빈곤층 문제는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요.”

 

마포센터는 부설기관인 청소년자활지원관에서 대학생들이 11  빈곤층 자녀의 학습을 돕고있다. 인근 이화여대와 연세대, 홍익대의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으나, 마포센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청소년 지원은 이와 조금은 다른 방향이다.

 

이 아이들은 학업을 부모와 다르게 살 수 있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어요. 이런 아이들이 대안 없이 대학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정말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애요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진정 우리가 할 일입니다.”

 ”사용자

나는 자활에 있었다는게 자랑스럽다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어려운 점도 많다.

 

참여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오시기 보다는 동사무소에서 등 떠밀려 오시지요. 그분들과 함께 성과를 내야 하니 실무자들이 많이 지치게 됩니다. 그래도 자활정책 안에서 나날이 꿈을 찾으면서 웃음이 많아지는 분들을 보면 다시 힘이 납니다. 어떤 분께서나는 지금 이 순간에 자활에 있다는 걸 자랑으로 여길 것 같다라고 말 하실 때 굉장히 위로 받았어요.”

  • 1makeho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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