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시니어를 위한 교육 공간 ‘KB희망센터’가 성남시 분당구에 문을 연지 벌써 10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성남시는 물론 다양한 지역에 살고 계신 시니어들이 KB희망센터를 찾아 주셨는데요.

봄날 같은 성장기를 거쳐 여름 한낮 뜨거운 태양 같은 열정의 세월을 보낸 시니어들은 그동안 쌓아 온 인생의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에 나누며 가을보다 풍성한 삶을 살고자 KB희망센터에 모였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 중 ‘렛츠(LETS:Local Energy Trading System)’ 워크숍을 통해서 서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렛츠는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 안에 이미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를 연결하는 배움과 지식의 품앗이 시스템을 말합니다.

렛츠 워크숍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먼저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과 나눌 수 있는 나의 재능을 재능나눔장터에 모두 내놓았습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재능은 꼭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적인 수준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관심이 있고 정보를 갖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의 재능인 것입니다.

특히 남성 시니어들이 퇴직 후 배우고 싶은 것으로 ‘DSLR 사진 배우기’가 빠지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다니며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손자 손녀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 속에 담고 싶어 하셨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제일 배우고 싶은 재능으로는 ‘다양한 악기 다루기’가 나왔습니다.

나눌 수 있는 재능도 다양했습니다. 여성 시니어들은 나만의 살림 노하우를 내놓았고, 어떤 분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터득한 노하우들을 재능으로 내놓았습니다. 그 예로 저렴한 비용으로 법인 설립하기, 주식 홈트레이닝 방법, 중소기업 인적 관리 컨설팅, 붓글씨 쓰기, 해독주스 만들기, 야생초 기르기, 아토피 자연 치료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재능나눔 장터에 모인 재능 중 인기투표를 통해 선정된 재능은 한 달에 한 번 동문회 정모가 있을 때마다 강좌를 열었습니다. 그 중 두 개의 재능 강좌를 소개합니다.

하루에 사진 한 장

“하루에 한 장씩!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닙니다. 하루 동안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씩 현상해서 집 안에 걸어둬 보세요. 한두 달이 지나면 조금씩 내 사진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능나눔 첫 시간은 김준호 선생님께서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20년간 최고 경영자로 기업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던 김준호 선생님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성공한 기업가였으나 ‘행복한 삶인가?’란 질문에 언제나 의문을 가졌던 선생님은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갖고자 회사를 정리합니다.?

평소 관심이 있었으나 2순위로 미뤄졌던 사진 찍기. 그렇게 김준호 선생님의 손에 카메라가 쥐어집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독학으로 1만 시간 이상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그 노력의 결실을 동기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부할 때 참고했던 여러 작가의 사진앨범과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를 직접 가져와 소개해 주셨습니다. 인물을 찍는 작가, 풍경을 찍는 작가, 동서양의 차이가 보이는 사진들…… 김준호 선생님은 알려줄 것이 별로 없다며 겸손의 말씀을 하셨지만, 선생님의 재능을 나누기엔 1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시니어의 마음은 누구보다 시니어가 더 잘 알겠지요? 어려운 용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니 모두 즐겁게 수동 카메라 작동법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특별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인문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라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단순히 카메라 작동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철학까지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재능나눔 시간이었습니다.


벼룩이 통통 우크렐레가 통통

제3기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을 수료하신 류혜연 선생님은 피아니스트로 제1의 인생을 살아오셨습니다. 제2의 인생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그동안 갈고 닦은 음악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렛츠 워크숍에서 악기를 배우고 싶다던 동기들을 위해 우크렐레를 손수 준비해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은 어린 시절 집에 놓여 있던 작은 기타를 본 적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우크렐레였는데 그 당시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크렐레가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란 생각이 들어서 연주법을 익혔고 지금은 배워서 남 주기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날 우크렐레의 역사와 더불어 연주하기 쉬운 곡을 완주해 봤습니다. 우크렐레는 ‘벼룩이 뛰다’라는 하와이 말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모두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지요. 도레미 3가지 음계만으로 연주할 수 있는 동요 ‘떴다떴다 비행기’와 ‘나비야’ 마지막으로 ‘곰 세 마리’를 함께 연주해 보았습니다. 우크렐레를 처음 잡아 봤는데도 한 곡을 완주한 스스로의 실력에 놀라워하며 재능나눔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류혜연 선생님은 이날 뿐만 아니라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 진행한 ‘2013 시니어 어워즈’에서도 멋진 피아노곡을 연주해 재능나눔을 실천하셨습니다. 연주곡의 아름다운 선율만큼이나 곱고 따뜻한 마음으로 프로보노 활동을 하고 계신 선생님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 소개된 두 강좌 외에도 △통하는 스피치 방법이 있다!(김형래 선생님) △간편 요리 하는 법(박계현 선생님) △퇴직 후 자산관리법(홍긍표 선생님) △아름다운 유산(우헌기 선생님) △제주도 200% 즐기기(김영란 선생님) △올드 팝송 배우기(진기영 선생님) 재능나눔 강좌가 KB희망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글_ 허새나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연구원 doer2048@makehope.org)
사진_ 김우주 (시니어사회공헌센터 보조연구원 kbhope@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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