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⑦ 문화로놀이짱 안연정 대표

무덥고 습한 2012년 6월 20일, 조계사 템플스테이에서 SDS 11기 일곱 번째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목공 공방 문화로놀이짱의 안연정 대표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문화로놀이짱은 창고와 목공 공방을 운영하며 폐목재들을 모아 새로운 가구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기업입니다. 20대 대부분의 시간을 홍대에서 보낸 안연정 대표는 홍대에서 많이 버려지는 원목들을 보며 이를 재사용할 방법이 없나를 고민하다가 가구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안연정 대표는 문화로놀이짱이 어떤 고민 속에서 사회적기업이라는 형태를 갖게 되었는지, 어떤 문제의식에서 폐목재 재사용 가구라는 아이템을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20대 시절 안연정 대표는 홍대 예술가들과 갈 곳, 놀 곳 없는 10대들을 이어주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홍대 주변에 브랜드 샵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독특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형성된 홍대의 소비문화를 누릴 경제력을 지니지 못한 친구들은 일종의 소외감, 소비 위축 그리고 막연함 같은 것을 느꼈고, 다른 한편으론 함께 하던 친구들 중 일부가 조직 사회로 편입되어 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적게 벌고 적게 쓰더라도 자신의 작업을 계속 그 공간에서 하고 싶어 하던 그들은 ‘돈 없이 잘 살 궁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문화를 향유할 경제력을 갖출 방법을 찾기보다는 ‘필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만들자’는 생각에 기술을 배우고, 재료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쓰고 남은 물건을 모으는 것이 주된 작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유보다는 공유를 지향하는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죠. 안연정 대표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친구들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버려진 나무 다시보기

함께 하기로 한 그들의 눈에 홍대에 버려지는 폐가구나 목재들이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에는 나무를 재료로 하는 것이 많은데, 이렇게 버려지는 목재들은 매일 수백 톤씩 소각된다고 합니다. 안연정 대표와 친구들은 쌓여가는 폐원목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누구도 하지 않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버려지는 재료들을 가지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그 안에 우리의 생각을 담자.’ 이것이 창고와 목공 공방의 시작이었습니다.

폐목재 수거량은 늘 소화할 수 있는 양을 넘었습니다. 수거해 온 가구를 작업하기에 알맞은 형태로 해체해서 보관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큰 공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업 공간’이었습니다. 홍대에 많은 브랜드 샵이 들어오면서 땅값이 오르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예술가들은 자신의 공간을 좁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연정 대표와 친구들 역시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 예외가 아니었고요. 그래서 그들은 공간을 찾아 이동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움직이는 가게’가 탄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재료와 공구를 보관하고 일정하게 작업을 하기 위해선 거주할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경제력이 없는 우리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그 해결 방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홍대 안에 있는 유휴공간이나 자투리 공간을 찾는 것, 월드컵공원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공간을 찾아 헤매고 관공서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안연정 대표와 친구들은 문화로놀이짱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포구에서 하루에 16톤, 1년이면 6천 톤, 서울시로 계산하면 한해 16만 톤의 목재가 폐기되는데 이것들은 모두 소각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이 꼭 필요한 사회적 모델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없던 시스템을 관공서 관계자들에게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끊임없는 설득 끝에 마침내 그들은 마포구청의 도움으로 그들만의 ‘공간’을 얻게 되었습니다.

문화로놀이짱은 폐원목을 재사용하는 목공 작업 외에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크숍의 주제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이 만든 물건에 그들의 생각을 담고 이제는 이를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그들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지구를 여행하는 자취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자취생들을 위한 수납박스 만들기, 1인 박상과 식탁 만들기, 반려견을 위한 공간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2011년에는 명량에너지발전소를 열어 ‘손이 기쁜 목공 워크숍’을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아카데미를 열어 사람들이 자기 일상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며 그들의 일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Do it ourselves

오늘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한마디를 꼽자면 문화로놀이짱의 목공 작업은 D.I.Y가 아닌 D.I.O 라는 말입니다. ‘함께하기’ 결국 오늘 안연정 대표에게 들은 문화로놀이짱의 이야기는 일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행하는 과정을 같은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해 왔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자신들이 가졌던 고민과 생각을 함께 나눌 사람들, 나를 좀 발견해 주길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저도 목공 D.I.O 해보고 싶네요. SDS 동기 분들과 함께요!

글_ 정다우리 (11기 SDS 수강생)

1. 상상력 = 세상을 바꾸는 힘
2. 당신의 질문은 무엇입니까?
3. 문제, 의식하고 있습니까?
4. 서촌을 품에 안은 사람들
5. 우리가 몰랐던 ‘무한도전’ 이야기
    유치원이 사회혁신 사례이다?!
6. 사회적기업, 계산기를 두드려라
7. “문화로놀이짱의 작업은 D.I.O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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