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해피시니어 사업은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퇴직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민간비영리단체에 참여해 사회공익적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비영리단체는 퇴직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대안사업입니다. 비영리단체 활동을 안내하고 소개하는 ‘9기 행복설계 아카데미’가 4월 8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기본교육과 22일-23일 1박 2일 숙박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오랜만의 배움의 시간, 설렘의 시간

행복설계아카데미 2기 교육을 받았다는 지인이 적극 권유해서 행복설계 아카데미 9 기 수강생이 되었다. 오랜만에 배움의 시간을 갖는다는 설렘으로 오늘을 기다렸다. 시험을 본다는 중압감도 없이 그저 편히 명강의를 들으니 그 충만감이 비유할 곳이 없다.

이 강의를 듣기 위해서 휴대용 녹음기도 샀다. 새로 나온 기계들은 기능이 많은 대신, 조작이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설명서가 있지만, 아무리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 가 없어서 서비스센터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사용법을 배우고 또 배웠다.

초등학교 일학년 학생이 첫 소풍 가는 날처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교육장에 갔다. 나보다 더 일찍 도착한 수강생들이 묵묵히 각자 무엇인가 나름 열심히 하며 무료한 기다림의 시간을 메우고 있었다. 개강 의식이 끝나고 첫 강의, 송판심 강사의 마음을 열게하는 명강의를 듣고 나서는 어색함이 싹 사라지고 십년지기 친구들처럼 금방 친해졌다.

”?”

짝꿍과 자기소개

짝꿍과 자기소개를 시켜놓고 실시한 쪽지 시험은 완전히 나를 KO 시켰다.
짝꿍에 대한 다섯 가지 질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재치만점의 문제였고 답안지는 더더욱 경악할만한 것이었다. 짝꿍과 나는 어쩐지 시험을 볼 것 같다면서 상대방의 자기소개 내용을 기록해가며 들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은 고향, 가족상황 등등 아주 현실적이고 정답이 하나 밖에 없는 문제들이었다. 그런 예상 하에 자기소개를 하고 기록을 했다. 그런데 문제지는 예상을 완전히 뒤 엎고 말았다.

짝꿍이 아침에 먹고 온 찌개는? 좋아하는 색은? 등등 다섯 가지 질문은 전혀 답을 알 길이 없는 것들이었다.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채점하는 것임을 듣고는 하마터면 아! 하고 큰 소리를 낼 뻔했다. 머리를 한 대 꽝 맞은 느낌이었다. 내 마음에서는 이런 말이 들려왔다.

‘바로 여기야, 내가 놀고 싶은 물이!!!’

”?”

일급수를 만난 물고기

기쁨이 충만 되면서 엔도르핀이 퐁퐁 나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도형을 보고 느낌을 나누는 한 마디에서도 그 열린 마음이 나를 매료시켰다. 이것 아니면 저것인 흑백론적 사고, 내지는 하나의 답만을 찾아 헤매는 삶에 익숙해 있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열린 마음으로 사물도 보고 생각도 해야 하는 필요성을 함축해서 느끼게 해 준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젊은이들에게 유행하는 노래 ‘곤드레만드레’ 라는 노래 가사가 저것도 노래야? 하는 생각에 별로 맘에 들지 않았었지만, 그 순간에 나는 강의 내용에 곤드레만드레 취해버렸었다. 특히 ‘까꿍’ 놀이는 강의가 끝나고 호프 타임까지 이어져서 그 화기애애함을 더욱 돋아 주었다.

오후 강의, 파마머리에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지닌 김신형 강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열정적인 강의를 진행했다. 역시 가슴에 와 닿는 멋진 시간이었다.

오늘 첫 강의를 들은 소감을 한 마디로 말 한다면 맑은 물을 찾아 헤매던 물고기가 일급수를 만나서 행복한 하루를 보낸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도 의미 있고 행복한 하루였다.

”?”

젊었을 때는 항상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은 것들이 못 다한 숙제처럼 마음에 자리하고 있었다. 감사한 것을 열 개만 골라 보라고 하면 별로 감사한 일이 없는 듯 했다. 세월이 흘러흘러, 아들 딸 시집장가 보내고 손자들 재롱 보는 노년이 되니 누가 감사한 일을 꼽아보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감사한 일이 자꾸 떠오른다.

무엇보다도, 이 아름다운 하늘 아래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행복임을 느낀다. 지하철 계단 내 발로 오르내리는 것, 소화가 잘 되는 胃를 가진 것, 눈 귀 등등 모든 기관들이 성능은 떨어졌지만 아직 사용가능하다는 것, 된장과 무엇(?)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

특히 행복아카데미에 와서 젊은이들과 동기생이 되었으니 젊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더 없이 기분 좋은 일이다. 내 이 나이에 이런 복을 누리다니 기적이 따로 없다. 나에게는 이것이 기적이고 행운이다. 행복설계 아카데미 관계자 여러분과, 나와 동기가 되어주신 훌륭하신 9기 수강생님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글: 9기 행복설계아카데미 수강생 조경옥 / joehapp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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