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강동구 강일리버파크 아파트에서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이하 ‘행아공’)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아공은 아파트에서 보다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일을 찾아내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서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행아공을 진행하며 만난 주민들을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
(6) 배우고, 놀고, 즐기는 행복한 공동체 글향기 문고 – 배영숙

배영숙 씨는 강일리버파크 4단지에서 주민과 함께 글향기 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글향기 문고는 2010년부터 문고실을 오픈해서 미술수업, 생태수업, 역사수업, 영어수업 등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 부모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었다. 2014년에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여 마을학교, 주민축제 등을 하였으나 너무 많은 일을 치르느라 힘이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가 행복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회원들과 함께 다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터뷰 내용 중 문고실 활동과 강일동 지역 관련 의견은 문고실 엄은하 총무가 설명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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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실 봉사부터 시작

2009년 가을에 입주했는데 강일동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황량했어요. 새로운 단지는 멋지게 만들었지만 편의시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입주를 시켰어요. 집만 지어 놓고 편의시설도 없고, 그해 겨울은 황량했습니다. 집은 새집이라서 좋았지만, 부대시설은 너무 안 받쳐 주었어요. 단지 상가도 너무 작고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했고요. 처음에는 주민센터 옆 상가건물도 텅 비어있었어요.

2010년 봄에 단지 게시판에 문고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사니까 뭔가를 갚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첫 번째로 신청을 했어요. 예전에 아이들을 키울 때 명예 사서를 했거든요. 다른 신청자가 없어서 기다리다가 그해 초가을쯤에야 세 명이 모여서 같이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문고실 봉사를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강일동을 사랑하고 어린 시절부터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이 자라길 희망하며 문고 봉사를 합니다. 또한 봉사자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문고를 운영합니다.

문고실 봉사는 무리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합니다. 맨 처음에는 오후에만 열었어요. 몇 년 지나면서 멤버가 바뀌고 3년 전쯤 회장이 되었어요. 현재 문고실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는 모두 5명인데 각각 역할을 나누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의는 매주 월요일마다 하는데 서로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부모커뮤니티와 우리 마을 공동체 사업

문고실에서 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영어수업, 미술수업 등을 해왔는데 작년에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을 알게 되어서 올해부터는 ‘부모커뮤니티사업’과 ‘우리 마을 공동체사업’ 두 가지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글향기 문고의 부모커뮤니티 활동은 단지에서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노는 활동들입니다. 숲체험, 보드게임, 우리 역사 탐방, 옥상텃밭, 자연체험, 딱따구리 생태수업, 어린이미술 등 다양한 수업들을 자원봉사자들이 각각 나눠서 합니다. 봉사자들이 재능들이 다 있어요. 처음에는 해야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서 했는데 지금은 좀 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마을 공동체사업은 주로 엄마들을 위한 수업들로 맘 역사스터디, 맘 크로스잉글리시, 맘 수채화교실 등이에요. 주로 30~40대 엄마들을 중심으로 서로 공유하고 필요한 것을 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수업들은 강일동 주민뿐만 아니라 명일동과 암사동, 둔촌동 등에서도 와요.

수업은 1주일에 한 번 90분씩하고 미술수업의 경우 3시간으로 했어요. 다른 수업은 자체적으로 진행했고 미술선생님만 초빙했어요. 선생님은 명일동 주민으로 근처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셨던 분입니다. 매주 오시기 쉽지 않은데 거의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해주십니다. 데생부터 시작해서 수채화, 인물화. 기초 수업과 중급 수업이 따로 진행되어요. 마을공동체 활동들은 모두 올해 시작해서 12월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저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봉사자들이 열심히 해주었어요.


나도 이웃도 함께 행복한 공동체를 위하여

마을 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주민학교 한마음축제(10/17~18)를 했어요. 문고실 활동을 하면서 주민 축제를 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우리끼리 회의하며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을 받았는데 무엇을 하며 공동체를 활성화시킬까?’, ‘이 돈을 어떻게 쓰는 게 의미가 있을까?’ 등 여러 차례 고민하다가 주민과 나눌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해서 축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축제에는 강일리버파크 10개 단지와 고덕동 주민까지 오시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어요. 녹색장터도 같이 하며 전도 구워서 팔고요. 행운권 추첨이 인기가 있었는데, 경품은 상가에 있는 중국집에서 찬조를 받았습니다. 동대표 회의에서는 아이들 그림 그리기 대회 참여상을 지원해주셨어요. 수익금은 연말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쓸 예정입니다.

주민축제를 하고 나서 좋았지만 한편 허탈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계획한대로 진행은 되었지만 큰일을 치르다 보니 힘들었어요, 여기까지는 최선을 다했는데 하고 나니 공허하고, 시작을 했으니 목표를 향해 가야하는데 누구를 위해서 무엇 때문에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해보니까 참여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지 의미가 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공동체 확대를 위해서 노력했는데 일단 우리가 행복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우리 아이 옆의 아이도 행복하고 하면 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요. ‘우리가 행복하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열어놓고 우리가 행복하고 즐겁게 하면 된다’ 그렇게요.

여기는 다른 동네보다 공동체 활동이 활성화되기에 좋은 환경이고 돌아보니까 강동구 전체에서도 마을 공동체가 여기만큼 원활하게 되어 있는 데가 없었어요. 앞으로 강일동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여기가 서울의 극이고 생활환경이 단절된 느낌이 들지만 머지않아 훨씬 좋아질 것 같아요. 세대 간에 포인트를 주어서 활성화시키면 새로운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고 나서 행정에 바라는 점은 정산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실제 현금으로 지급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 돼서 불편해요. 또 항목 간에 변동이 안 되는 점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를 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요. 행정에서 실무를 하는 입장도 이해는 하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도 이해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아파트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려면 입주자 대표들과 서로 윈윈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문고실 자체를 인정을 안 하고 없애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동대표도 저희 같이 공동체 인식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를 해서 엄마들이 살림하듯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작년부터는 문고실 총무가 동대표로 참여하고 있어요. 향후에는 동대표도 엄마들이 주가 되어 아파트 일을 의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즐겁게 했는데 돈을 받고 하다 보니 일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굉장히 보람 있었지만 이렇게 해서 지치면 안 될 것 같아요. 앞으로는 봉사하고 활동하는 우리 자신이 먼저 행복한 일들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의 작은 행복이 이웃에도 전해지고, 그분들도 함께 참여하여 공동체가 더 확대되길 희망합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장우연(정책그룹 선임연구원 wy_chang@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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