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지난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소셜픽션 콘퍼런스(이하 소셜픽션) 후기에서는 참가자들이 마음을 열고 편견과 제약의 벽을 허물었던 시간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소셜픽션을 통해 2045년의 미래를 마음 속 연필로 쓱쓱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혹시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편견과 제약을 없애기 위해 나의 상상을 막는 것들을 적은 종이를 구겨서 던져버리는 퍼포먼스를 간단하게 진행했습니다. 이어 행사장 곳곳에 박스로 크게 설치된 상상확장판의 질문에 각자의 생각을 적어 붙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자신이 선택한 주제(일자리, 복지, 노조, 환경, 통일, 교육)가 아닌 다른 주제의 상상확장판에도 자유롭게 생각을 적어 붙일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질문에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복지 상상확장판

생애주기별로 어떤 비빌 언덕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청소년기에 가장 많은 답변종이가 붙었는데요. 인권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너 마음껏 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라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환경 상상확장판

30년 뒤 우리는 어떤 것을 가질 수 있고, 어떤 것을 잃게 될지, 어떤 것이 파괴될 지에 대한 질문에 이런 답변이 붙었네요. ‘공기를 마음껏 들이킬 수 없을 것이다’, ‘강, 먹을거리 등 모든 것이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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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키워드 선정, 정의하기

주제별 소셜픽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각 팀에 커다란 박스가 하나씩 배포됐습니다. 왜 이렇게 큰 박스를 준비했냐고요? 참가자들의 상상이 클 것 같아서지요. 우선 각자의 답변을 소개하고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를 하고, 가장 많이 나온 단어를 선택했는데요. 이 단어가 바로 우리 팀(주제)의 핫 키워드입니다. 이 키워드에 대해 팀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정의를 내리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예전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참여한 소셜픽션 미니 워크숍 후기에서 드렸던 말씀, 기억하시나요? 바로 ‘의미가 부정확한 단어로는 함께 할 미래를 만들 수 없다’입니다. 현실에서는 작은 차이라 할 지라도 미래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소셜픽션에서는 주로 언급될 단어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된 정의가 중요합니다. 핫 키워드에 대한 논의도 이를 위해 진행된 것이고요.

내가 꿈꾸는 2045년의 미래는?

소셜픽션은 아래와 같은 단계와 규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미래상상 : 2045년 30년 후 내가 선택한 ‘주제’와 관련된 모습을 자유롭게 상상하여 그리기

2. 변화상상 : 나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가족/마을/사회의 변화된 모습을 그리기

3. 평가기준 : 우리의 삶이 바뀌었을 때, 그 삶의 모습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을 그리기, 단어 기입 가능
            (행사에 앞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2045 미래지표를 만들었는데요. 감동받은 횟수, 이웃과 함께한 시간,             소리내어 웃은 횟수, 도시 숲 면적, 산책한 횟수, 연주 가능한 악기 수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4. 해야 할 일 : 상상한 내용과 평가기준을 고려해 우리가 해야할 일 찾아보기. 1명일 때, 100명일 때, 1000명일 때,               10000명 이상일 때 할 수 있는 일을 나눠서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각자 생각한 2045년의 미래를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쪼그려 앉거나 엎드리는 둥 적극적인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환경을 주제로 선택한 한 팀의 상상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환경이라는 주제가 사실 광범위해서 하나로 의견을 모으가기 쉽진 않았어요. 그러다 새로운 주거형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30년 후 농사가 선호직업 1위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자연이 바로 옆에 있는 삶, 자연 속에서는 알몸으로 잘 수도 있는 삶을 상상해 봤어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이 늘어날 것 같아요. 이렇게 되면 자전거 고속도로가 생길 것 같아요. 자동차는 물론 진입금지겠죠. 자동차는 폐기물이 될 것이고요. 큰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이 모이고 모여 이어지는 공동체도 늘어나고, 자연과 가까이 하는 삶을 지향하다보니 폭포 안에 주거형태도 지을 수 있게 될 거예요.

이런 삶은요, 마을 간 자전거 도로의 넓이, 마을에서 이뤄지는 포옹 횟수, 아이들 웃음 크기, 농부의 수 등으로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나 혼자서는 지금부터라도 텃밭 등을 가꿔보는 시도를 해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채소가 어느 정도 자라면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음식을 해먹기도 하고요. 좀 더 많으면 동네 사람들을 모아 잔치도 열 수 있겠죠?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도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뜻이 맞는 사람을 모아 함께 정기적으로 나무를 심으러 산에 갈 수도 있고요.


이것만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첫째 날의 상상마당 잔치가 모두 끝나고 둘째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날은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고, 2045년에 꼭 이뤄졌으면 하는 것을 선택, 이를 위해 제도, 문화/생활양식, 기술 등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째 날처럼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이 오갔는데요. 재미있는 이야기 몇 개를 살펴볼까요?

● 체험형 생태교과 의무화
→ 제도 : 생태부 신설(기획재정부보다 영향력이 커야할 것, 예산도 넉넉해야 할 것)체험, 토론 중심의 교육 과정 도입
→ 문화/생활양식 : 1마을 1텃밭, 채식주의 활성화, 생태여행 보편화

→ 기술 : 4D로 생태파괴 체험 해보기


● 복지-원리 원! 시민수당(기본소득) 지급
: 임금노동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사회활동은 모두 노동이다. 마음이 아픈 친구를 만나 위로하는 것도 정신과 상담과 마찬가지이다. 아이를 봐 주고, 조카를 봐 주는 것 역시 사회적 활동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시민수당을 지급해아 한다.
→ 제도 : 세금개혁, 누진세 적용, 법인세 강화, 환경부담금, 불로소득세 통해 재원 마련
→ 문화/생활양식 : 시민수당에 대한 권리 교육

→ 기술 : 시민 전산화 통합 시스템(중복 지급 방지)


행사의 마지막은 세월호 안산 합동분향소 방문이었습니다. 왁자지껄했던 분위기가 금세 숙연해졌습니다. 30년 후 미래엔 이런 슬픈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각자가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을 적어 나누며 대한민국 상상을 마무리 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편견의 벽을 허물고 마음 속 제약이 깨끗이 지워진 청년들의 가슴에 2045년의 새로운 미래가 그려졌습니다. 이들이 그린 상상의 그림은 제각각 달랐지만, 30년 후,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림 속 상상이 꼭 현실이 되길요. 상상이 상상으로만, 그림이 그림으로만 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토크콘서트에서 또 만나요

2월 28일~3월 1일 이틀 간 진행된 소셜픽션과 3월 2일~8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상상테이블이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참여, 후원,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희망제작소는 소셜픽션과 상상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를 가지고 3월 28일 토크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토크콘서트는 우리가 함께 그린 미래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축제의 자리입니다. 상상테이블에 참가한 시민들의 이야기는 물론, 함께한 상상이 실현되기 위한 조건들을 이야기 나누는 전문가 토크, 관객들과 함께 진행하는 즉석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상상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한 희망제작소의 실행 제안에 대한 발표도 있을 예정입니다. 달력의 3월 28일에 동그라미 크게 그려놓고 기다려 주세요!

토크콘서트 <2045 대한민국, 말하는 대로>

자세히 보기 및 참가신청☞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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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최은영 연구조정실 연구원 /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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