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박용남의 도시 되살림 이야기

브라질 남부에 있는 꾸리찌바 시는 환경 분야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수 환경과 재생상’을 수상한 도시이다. 이 도시는 오늘날 지구촌의 대도시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가장 커다란 난제 가운데 하나인 쓰레기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꾸리찌바는 경제적 유인동기를 빈민들의 위생ㆍ복지와 결합한 다양한 고형폐기물(편집자 주:액상이나 가스상태가 아닌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동체 정신 함양, 환경교육, 빈곤 완화, 정맥산업 활성화,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자의 사회복지 등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흔히 꾸리찌바의 도시환경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사례의 상징으로 언급되는 고형폐기물 관리정책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꾸리찌바에는 일련의 사회적 행동과 통합된 2개의 혁신적인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 도시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쓰레기 아닌 쓰레기’ 프로그램은 가두수거와 가구별로 사전에 분리한 재활용품 쓰레기의 수거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보통 하천 구릉을 따라 입지한 주거지역, 특히 저소득층지역에서 계획된 ‘쓰레기 구매’ 프로그램은 기존의 폐기물 관리 시스템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청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이 50kg이 나무 한 그루와 같다

꾸리찌바에서 가장 역점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거대한 환경교육 사업 가운데 하나인 ‘쓰레기 아닌 쓰레기’ 프로그램은 시립학교에서의 환경교육 캠페인과 함께 1989년 10월에 시작하였다. 쓰레기 분리수거 정보가 담긴 간단한 유인물이 아이들과 가정에 배포되고, 이와 병행하여 재활용품에 대한 가두수거 정보도 배포되었다.

이 사업의 1차적인 목표는 아이들과 의사소통하고, 주일의 낮 시간대에 시행되는 일반 폐기물 수거와 재활용품 분리수거에 대해 일반 가구들에 알려줌으로써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환경교육의 주요 대상인 아이들과 성인들 모두를 대상으로 리싸이클링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는 다양한 캠페인이 개발되었다. 즉, 도로를 따라 붙인 벽보는 “종이 50kg이 나무 한 그루와 같다”, “우리 모두 리싸이클링에 참가합시다”라고 호소했다.

나아가 나뭇잎 모양의 의상을 차려입은 배우들이 참가하는 텔레비전 캠페인을 착수했다. 이 캠페인은 배우들이 학교를 방문하면서 강화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과 유관기관의 기관장은 물론이고 지역주민들 모두가 참가하는 대규모 ‘나뭇잎 가족’ 캠페인 행사로 정례화되어 나갔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소규모 악단의 연주 속에서 재활용품을 교환해주고, 묘목을 나누어주는 등의 이벤트 행사도 곁들여지고 있다.

”사용자

재활용품 수거는 일반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는 한 민간회사가 소유한 20대의 비압축형 녹색트럭에 의해 수행된다. 이들 트럭은 지역사회에 자신들의 도착을 알리는 작은 금속벨을 갖고 있다. 시는 이러한 형태의 재활용품 수거를 위해 약 100개 구역으로 나누어 운영중이다.

꾸리찌바에서 재활용 쓰레기는 종이류 24.2%, 유리 12.8%, 물건 12.7%, 거부된 물건 12.4%, 마분지 10.4%, 금속 9.6%, 연성 플라스틱 9.5%, 강성 플라스틱 7.8%, 그리고 알루미늄 0.3%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말하는 ‘물건’이란 주민들이 ‘쓰레기 아닌 쓰레기’ 차량에 운반해 온 것으로 부서졌지만 재판매가 가능한 품목에 해당하는 물질을 뜻한다.

이들은 목재, 의류, 사용한 가구, 부서진 스토브, 냉장고와 기타 장치들을 포함한다. ‘거부된 물건’의 경우 재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현 시점에서 상업적인 재활용 가치가 없는 물질을 의미한다. 한가지 예로는 찢어진 스티로폴을 들 수 있는데, 그것은 데이 케어 센터(day care centers)와 보호소에 배포된 모포를 채우는데 사용되고 있다.

재활용품은 1965년에 시청의 후원 아래 설립된 사회교육통합재단(FREI)이라 불리는 공공기관이 세세히 분류해 처리한다. 이 재단이 운영하는 레프트오버 재활용공장은 꾸리찌바 시 근교의 깜뽀 마르고(Campo Margo)에 있는 ‘단결농장’에 입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고용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교육통합재단은 알코올중독자와 극빈층 사람들을 사회 속으로 재통합하는 것을 추구한다. 재활용품의 분리는 컨베이어벨트의 도움을 받아가며 손으로 직접 수행하고, 사용된 기계류의 모든 하부구조는 고물의 기계부품으로 건설한 것이 아주 두드러진 특징이다.

쓰레기 아닌 쓰레기 박물관

이 외에도 레프트오버 재활용공장에는 명실상부하게 재활용센터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시설이 두 가지 더 있다. 이곳을 쓰레기만 재활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있는 환경교육을 시키는 거점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시설들이다. 그 중 하나는 ‘쓰레기 아닌 쓰레기 박물관’이라 불리는 작은 박물관으로, 여기에서 우리들은 다른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사하고 볼품 있는 비싼 전시물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
 
그 대신에 꾸리찌바 시민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골라낸 시시콜콜한 생활소품에서부터 누렇게 변한 사진, 동전 및 지폐, 그림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가사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물에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부터 현재까지 꾸리찌바 사람들의 기나긴 역사의 흔적과 끈끈한 땀이 배어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문명의 화석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 다른 시설로 ‘작은 학교Escolinhr’가 있다. 학교라기보다 오히려 조그만 교실에 가까운 이곳에는 책상과 걸상, 비디오, TV 등 환경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은 레프트오버 재활용공장에서 나온 것들을 수리하거나 조립해서 만든 정말 소박한 물품들이다.

이곳을 방문한 꾸리찌바와 위성도시의 학생들과 어린이들은 모두 재활용한 비디오를 통해 간단한 시청각교육을 받고, 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를 실례를 통해 보고 배운 후 재활용공장과 ‘쓰레기 아닌 쓰레기 박물관’ 등을 직접 견학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쓰레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학습하고, 나아가 리사이클링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고 배운다.

사회교육통합재단은 또한 재판매가 가능한 물건을 저장했다가 시에 의해 조직된 시영벼룩시장에서 판매한다. 꾸리찌바에는 부서졌거나 재판매가 가능한 물건을 기증받는 특별전화가 있고, 특별한 수거시간표에 따라 그것을 수거해 간다. 이 모든 판매수입은 지방의 사회적 프로그램에 재투자되고 있다.

재활용품, 주로 종이의 수거에 ‘공식적’인 수거계획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 1천 명의 비공식적인 수집상이 개량형 손수레를 끌고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길이나 파벨라 지역을 샅샅이 뒤져 재활용품 쓰레기를 수거―이들에 의해 수거되는 폐지 수거량은 1일 1백50톤 정도임―하고, ‘쓰레기 아닌 쓰레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시는 이들의 노력을 유용한 공헌을 하는 중요한 직무로 인정함으로써 그들의 직업에 더 존경심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비공식적인 수집상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해 주고, 손수레에 일련 번호를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수집상들이 공식적인 수거체계에서 벗어나 있는 도시 전역의 사각지대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한 후 ‘히꼬뻬르Recoopere’라 불리는 재활용협동조합에 가져오면, 조합에서는 무게를 재어 그 대가를 돈으로 환산해준다. 그 다음에 시와 히꼬뻬르 사이에 구축된 협조체계를 통해 시에서는 다시 한번 재활용 쓰레기를 순환시킨다.

예를 들면, 종이 가운데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지의 경우는 묶은 후 압축해서 슬레이트 기와 공장으로 보낸다. 그러면 공장에서는 폐지를 잘게 쪼게 물과 섞어 기와를 만들고, 아스팔트 도료를 입혀 고급 건축자재는 아닐지라도 저소득층 주택에 사용하기에는 아주 훌륭한 슬레이트 기와로 재생산한다.

이밖에 ‘쓰레기 아닌 쓰레기’ 프로그램이 독특한 것은 폐기물의 재활용은 물론 고용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치된 장난감 공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 아이디어는 약 600명의 산업디자인 연수과정 학생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인형을 개발했던 ‘꾸리찌바 창조센터’의 1일 작업장에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모형을 빈민지구의 하나인 빌라 삔또 파벨라에 입지한 한 장난감 공장으로 가져갔고, 그것이 다시 아이들을 자극하여 자신의 인형을 만들도록 발전해 나갔다.

요즈음에는 장난감 공장이 빌라 삔또 파벨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어린이 환경탁아소에서도 그와 유사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학급당 30명으로 조직되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낮 시간에 수업을 받는데, 여기에서 그들은 자신이 가질 인형을 만드는 것과는 별도로 데이 케어 센터와 시 직영상점 등에 보내기 위해 인형을 만든다.

필자가 방문한 이띠베레 어린이 환경 ‘삐아’ 에서도 ‘쓰레기 아닌 쓰레기 장난감’이라는 이름으로 재활용품 바구니, 장난감 등을 만들어 이과수공원, 일본광장, 시민의 거리 등에 있는 시 직영상점에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서 발생한 판매수익금은 어린이들의 생일 케이크를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었다.

쓰레기로 음식을 얻는 사람들

꾸리찌바에서 시행된 두번째 혁신적인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은 ‘쓰레기 구매’라 불린다. 이 프로그램은 1989년에 시립보건소가 파벨라에서 렙토스피라병이 창궐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데 뿌리를 두고 있다. 시의 주변지역에 입지한 보건소들은 쥐와 파리 등이 옮기는 병원균이 파벨라(favelas)에서 여러 가지 질병을 만연시키고, 그것이 폐기물 투기에 의해 확산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꾸리찌바에서 빈민들은 일반적으로 사웅파울로나 히오데자네이루와는 달리 언덕에 정주하지 않고 하천변을 점유한 채 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수거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없어 파벨라에서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는 일이 일상적으로 나타났고, 그것이 렙토스피라병과 같은 질병을 가져왔던 것이다.

이를 해결키 위해 시가 채택한 방법은 단순하지만 매우 능률적이었다. 꾸리찌바 주민의 약 15%가 거주하는 53개 파벨라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체계를 확립시키고, 나아가 자원재생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즉, 폐기물 수거 비용을 민간회사에 지불하는 대신에 시는 쓰레기를 수거해 오는 지역주민들에게 쓰레기 5kg당 1개의 식품 백―쓰레기를 수거해 온 대가로 지불되는 금액은 처음에는 버스 토큰으로, 나중에는 잉여식품이 담긴 백으로 지불되었다―을 나누어 주었다.
 
여기에는 보통 쌀, 콩, 감자, 양파, 오렌지, 마늘, 계란, 바나나, 당근과 꿀 중 하나나 그 이상이 담겨져 있다. 이들 재화들은 주로 시청이 농산물시장이나 주변지역 농가들로부터 시가 이하로 구입한 잉여농산물로 이루어진다.

쓰레기 봉투는 시청으로부터 약간의 행정비용을 지원받는 근린지구위원회라 불리는 지역사회단체에 의해 주민들에게 배급된다. 시가 이들 저소득지역 주민들에 의해 수거된 쓰레기를 받는데 지불하는 kg당 가격은 민간회사에 지불하는 것과 동일하다.

즉, 식품과 상품권 비용은 청소원이 파벨라에 들어가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소요되는 총비용을 상회하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되었다. 그 결과로 꾸리찌바 시는 빈민들에게 생활의 질 향상과 영양 개선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편익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앞에서 소개한 두 가지 혁신적인 폐기물 관리 프로그램에 더하여 꾸리찌바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추가로 시행했다. 그들 중 하나는 쓰레기 구매 프로그램과 비슷한 ‘녹색교환’이라 불리는 것이다. 기본적인 차이점은 녹색교환의 경우 식품 백과 교환할 때 재활용품 쓰레기만 받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슈퍼마켓, 학교, 공장 그리고 근린단체에 의해서 행해진다.
 
1달에 평균 21톤의 식품이 학교에서 교환되고, 61톤은 근린단체를 통해서, 그리고 산업체에서 10톤이 교환되었다. 현재 66개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약 7만 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빈민들에게 경제적 편익을 줄뿐만 아니라 꾸리찌바와 주변농촌지역에서 채소, 과일 등을 생산하는 소농의 잉여생산량을 흡수하는 데도 상당히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녹색교환 프로그램은 꾸리찌바를 순환형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열쇠가 되는 주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시 당국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쓰레기 교환’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특별히 개발하여 꾸리찌바시의 학교 네트워크를 통해 재활용 쓰레기를 학교 교재, 초콜릿, 인형,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과 교환해주었다. 이러한 쓰레기 교환으로 어린이들에게 1년에 평균 60만개의 물품이 제공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녹색교환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을 포함해 꾸리찌바 시민 모두에게 재활용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식품, 학용품 등과 교환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자 미래를 위한 값진 돈이라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주었다. 그것은 녹색교환에 참여하는 꾸리찌바 시민의 태도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무지는 환경의 적

폐기물 관리와 연관된 또 다른 혁신적인 프로젝트로는 뚜도 림뽀(Tudo Limpo) 또는 올 크린(All Clean)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이것의 주요 목표는 쓰레기가 산처럼 누적되는 시의 특별지역이나 텅빈 나대지를 청소하는 것이다. 필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아직도 꾸리찌바에는 상당히 많은 곳에 건축폐기물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쓰레기가 무단으로 투기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소키 위해 은퇴자 및 실업자들이 임시로 시청에 의해 고용되는데, 한 팀당 15명 내외로 구성되고 89일―브라질의 법 체계 아래서 피고용자들은 90일을 일하도록 되어 있다―동안 비포장도로를 따라 도랑을 파내고 쓰레기를 청소하는 등의 일을 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참가자들은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잔디를 깎고, 꽃과 나무를 식재하고, 담장을 고치는 등의 일을 배우고 직접 수행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꾸리찌바 시는 시 교외에 입지한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량화하고 재활용하는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처분되지 않은 채소, 과일, 곡물 등의 잉여농산물과 경매 이전에 버려지는 껍질과 줄기 등 남은 유기물을 농산물 시장 구내에 있는 가공시설에서 혼합, 가공하여 식품으로 만들고 있다. ‘누드리 싸웅’이라 불리는 이 음식을 지금은 파벨라나 사회복지재단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노력도 병행해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꾸리찌바에서 추진 중인 폐기물 관리정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유해폐기물의 분리배출과 수거에 있다. 유해폐기물의 수거는 거점수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시에서는 유동인구가 비교적 많은 버스 터미널 앞에 아주 말끔하게 정리된 박스형 트럭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항상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사이에 배치시켜 놓고 있다.

여기서는 형광등, 백열등, 건전지 뿐 아니라 사용하고 남은 약품과 페인트까지도 별도로 분리해 수거한다. 여기에는 시민들 개개인이 가져온 유해폐기물을 받고 정확하게 분류해서 보관하는 일을 담당하는 두 명의 전담요원이 특별히 배치되어 있다.

이렇게 꾸리찌바는 우리 나라에서 흔히 사소한 일처럼 간과하고 있는 유해폐기물의 수거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 운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가정 내에서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연구와, 시민들의 이동 동선에 대한 정확한 조사 및 분석을 토대로 정밀하게 유해폐기물의 수거계획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노력들이 꾸리찌바를 점차 순환형 사회로 개조시켜 나갔다. 현재는 꾸리찌바시 가구의 70% 이상이 재활용 프로그램에 참가해 시 쓰레기의 2/3, 하루 1백톤 이상(종이 32톤 포함)을 재활용하고, 매일 평균적으로 약 1,500그루의 나무가 ‘쓰레기 아닌 쓰레기’ 프로그램으로 구해진다. 중소규모의 숲이 약 200그루의 나무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그것은 매일 7개 내지 8개의 산림이 보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괄목할만한 성과에 힘입어 오늘날에는 새로운 공동체 정신이 꾸리찌바의 지역사회에서 새롭게 창조되고, 이전의 폐기물 투지기였던 비옥한 땅에서 채소밭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꾸리찌바에서는 무지가 환경의 적이라는 인식 아래 쓰레기를 매개로 한 환경교육이 생활화되고 있다. 또한 리싸이클링은 꾸리찌바 시민들을 끈끈하게 묶어주는 공동체의 행동강령인 것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제로 배출’ 도시

작년에는 까시오 다니구찌 시장이 ‘제리 재단 ZERI Foundation’―제로 배출 연구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이 재단은 유엔대학의 총장인 헤이트로 구르걸리노 박사의 리더쉽에 힘입어 유엔대학에 설립되었다―이 추구하는 바를 완전히 따르는 세계 첫 번째 도시가 될 것임을 선언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약 6,500명의 교사들이 제리 재단을 거점으로 제로 배출(Zero emission)을 실천하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착수하여, 꾸리찌바 시에서 쓰레기=폐기물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는 노력을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중대한 사건이다.

‘제리 재단’의 대표인 귄터 파울리의 제안으로 도시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시작된 이 제로 배출 운동을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제리 재단’은 브라질의 벼농사, 스웨덴의 임업 관리, 일본의 시멘트 공장, 영국의 사과 사이다 공장 등에서 과학적인 연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제로 배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의 성과를 입증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시 단위의 실험은 꾸리찌바의 사례가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은 대부분의 브라질 도시에서 존재하는 쓰레기 위기가 꾸리찌바에는 없고, 꾸리찌바 시민 역시 주변의 깨끗한 환경을 시의 자랑으로 여기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대다수 자치단체와는 달리 소각장을 하나도 건설치 않아 시민들을 다이옥신 공포로부터 해방시킨 도시, 그리고 시민의 건강과 자연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단절시키지 않고 유지하면서도 쓰레기 제로화를 목표로 쓰레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친환경적인 도시가 바로 꾸리찌바인 것이다.

※ 이 글은 책 <꿈의 도시 꾸리지빠 >로 출판된  원고입니다.  지식공유를 허락해주신 박용남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글_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

2001년 ‘꿈의 생태도시 꾸리찌바’ 를 소개하면서 꾸리찌바 박으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 후 여러 곳에서 기고와 강연을 통해 신도시 건설에 집착하는 우리 도시 재생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는 자동차와 건설에 치우친 도시재생의 개념을 사람을 중심에 두는 개념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꾸리찌바시를 비롯한 해외 도시들의 참다운 도시 재생사례를 수집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계도시라이브러리는 우리 지역과 도시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수집하는 희망제작소의 프로젝트로서 국내외 전문가, 공공리더, 해외동포, 일반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집니다.
2009년 세계도시라이브러리는 주로 참다운 도시재생에 관한 사례를 모아 소개할 계획입니다. 도시의 속성상 끊임없이 제기되는 교통, 쓰레기, 주거 등의 문제를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으로 풀어가는 생생한 사례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박용남의 도시 되살림 이야기는  앞으로 여섯번에 걸쳐 매주 1회 연재될 계획입니다.  이 글은 세계도시라이브러리 블로그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세계 도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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