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을 만드는 사람,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
10평 남짓의 공간, 1,000권의 책이 있는 아파트작은도서관이 단지마다 문을 열었습니다. 아파트작은도서관은 아파트의 사랑방으로, 아이들의 놀이방으로, 엄마들의 수다방으로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원활동가들은 때론 주민들의 불평에 힘들어 하고, 때론 도서관 운영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하고, 때론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아파트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우리는 그들을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무더운 여름부터 쌀쌀한 초겨울까지 구로구 천왕, 강서구 마곡, 은평구 뉴타운 지역의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작지만 아름다운 아파트작은도서관 희망학교'(이하 작아도 희망학교)와 함께했습니다.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그들을 위한 왁자지껄한 마지막 파티 ‘2015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날의 여정을 함께 나누어 보아요!

 

다독다독, 실컷 웃기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 김수한무와 거북이 삼천갑사 동방삭아 ~ 웃음이 끊이지 않는 축제의 첫 무대가 올랐습니다. 천왕 지역 엄마 동아리 속닥속닥 팀의 빛그림동화가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속닥속닥 빛그림 팀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 재미난 방법으로 동화를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천왕 지역 엄마들의 독서 모임에서 씨앗을 틔웠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긴장된다던 속닥속닥 빛그림 팀은 능숙하게 동화를 읽어내려갔고, 모두가 그 무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어진 무대는 천왕초등학교 5학년 멋진 네 친구의 기타 공연이었는데요. 열두 살 친구들이 선곡했다고는 다소 믿기지 않는 곡들이 연달아 연주되었습니다. 신형원의 개똥벌레, 김창남의 선녀와 나무꾼,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아마 그 날 참석한 엄마, 아빠를 겨냥한 선곡이 아니었나 싶네요. 뛰어난 코러스와 기타 실력으로 무대를 장악한 두 팀의 오프닝 무대가 끝났습니다.

 

다독다독, 아파트작은도서관 Thank you
오프닝 무대를 뒤로하고,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들 간에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원시 평생학습관 정성원 관장님과 고양시 책놀이터 박미숙 관장님이 이야기를 돕기 위해 함께 해주셨습니다. 아파트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로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의 첫 번째 키워드는 ‘집안일’입니다. 자원 활동을 하느라 며칠째 쌓인 설거지며, 엉망진창인 집안. 그래도 이해해주는 가족들이 있어 고맙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내 아이는 챙기지 못하면서 남의 아이를 도서관에서 보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을 만큼 오락가락 한다던 엄마들, 그 덕분에 작은도서관이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은도서관 자원활동을 하면서 좋은 것들도 많이 얻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의 키워드인 ‘좋은 이웃’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마트 한번 갈 때도 인사하느라 시간이 다 간다며, 작은도서관 활동을 하면서 좋은 이웃을 많이 만났다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작은도서관 자원활동가는 바로 이런 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이 보람이 활력소와 비타민이라면, 이것은 행위의 결과보다 하는 일 자체가 선한 일이고 이웃을 돕는 일의 출발임을 약속하며 토크콘서트가 끝이 났습니다.

 

다독다독, 우리의 무한도전
작아도 희망학교의 12주 교육프로그램에는 3회에 걸쳐 과제프로젝트의 기초를 설계하고 다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천왕과 은평 각각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천왕 ‘0100팀’은 0세부터 100세까지 행복한 천왕 마을을 만들기 위해, 현재 SH작은도서관의 규정을 수정하고 정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또 다른 천왕의 ‘도매뉴얼팀’은 천왕마을 작은도서관 통합 운영매뉴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진행하는 동안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단지별로 운영해 온 작은도서관 운영 지침이나 매뉴얼을 천왕의 아파트작은도서관에서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으고 편집하는 작업을 거쳐, 한 권의 통합운영매뉴얼 책을 만들었습니다. 은평에서는 여행하는 카메라 프로젝트와 불만합창단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요. 카메라 프로젝트는, 같은 공간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서로 시간대가 달라 만나지 못하는 자원활동가들이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통해 소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과제프로젝트의 마지막은 은평 ‘불만합창단 팀’의 공연입니다. 힘찬 노랫소리로 무대가 가득 찼습니다. 아파트작은도서관 활동을 통해 받은 설움이나 불만을 노랫말로 쓰고 또 다른 희망을 노래하는 자리였습니다.

 

다독다독, 다시 출발선에 서다
“아파트작은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만이 아니라,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진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벽을 벽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은 책 읽기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축제 다독다독을 격려하러 오신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말씀입니다. 희망제작소 역시 10평 남짓의 아파트작은 도서관의 공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씨앗을 기억하겠습니다. 또 다시 출발선에서 도전하고 상상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희망의 씨앗과 나아가 싹을 틔울 희망의 실마리들을 기대합니다.

글_안수정(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sooly@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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