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이제부터 여러분이 정책 입안자입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ㆍ삼인행필유아사).”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다. 누구한테든 배울 점이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보잘 것 없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나름대로 자신의 생애를 통해 특별한 경험과 함께 독자적인 지혜를 갖게 된다.

”사용자
사람의 삶은 각자 다르기 때문에 그 다른 경험에서 생겨 나는 지혜도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뭔가 보고 느끼고 알게 되며 이 과정에서 나름의 진리를 깨닫는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는 마땅치 않다.

행정기관이나 언론에 그러한 경험과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은 귀찮거나 힘들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정부기관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참고하려는 노력들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좋은 생각과 의견이 관료 사회의 벽에 부딪쳐 좌절된 예는 흔하고, 많은 시민들이 이를 경험했다. 정부의 웹사이트에 민원은 폭주하지만, 건설적 제안이 많이 몰리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얻게 되는 좋은 아이디어들을 모아 활용할 경우 사회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으로 지난해 3월 창립 직후 ‘사회창안’을 도입했다. 사회창안센터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사회변화 제안을 모아내는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개인 민원과는 달리 사회 공공에 관한 수많은 제안이 쌓이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지 않아 1,000개가 넘는 아이디어들이 모였다. 그 중에는 이미 공공기관에 전달돼 실현된 것, 반영하기로 결정된 것들도 생겼다. 임산부 배려 배지를 만들자는 제안, 관용차를 소형차ㆍ경차로 바꾸자는 제안, 지하철 손잡이의 높이를 각각 다르게 만들어 다양한 신체 조건에 맞추자는 제안, 생리기간 수영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해소하는 방안 등은 관련 당국에 의해 이미 받아들여졌다. 커다란 사회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희망제작소는 한국일보사와 함께 좋은 제안들을 지면에 소개하고 행정자치부와 더불어 공공기관이 채택하도록 공개적으로 요청키로 했다. 아이디어가 수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 이러한 제안들은 더욱 폭증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시민이 ‘정책의 입안자’가 되는 시대도 멀지 않다는 생각이다.

평범한 시민들의 사회창안 물결은 우리 사회에 좋은 변화의 파랑(波浪)을 만들며 이 절망의 땅을 희망의 땅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 한국일보 / 2007.03.12 / 박원순(변호사ㆍ희망제작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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