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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운영방식으로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없다. 저출산, 양극화, 지역격차, 정치갈등, 복지, 청년고용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를 투입해서 노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왜 이러한 상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걸까.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근본원인을 권력 집중에서 찾아야 한다. 권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데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권력 집중이 경제력 집중을 가져오고 기업 격차, 임금 격차, 지역 격차를 불러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주권대리인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과도하게 권력을 집중시켜 놓아 주권자인 국민의 뜻과 다른 행태를 보여도 주권대리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 때에만 국민이 유권자로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대체로 주권대리인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과도한 권력집중은 최고권력자를 중심으로 합종연횡하면서 권력집중구조를 유지, 강화해나간다. 집권체제가 만들어놓은 관피아로 대표되는 파워엘리트집단과 경제력 집중이 결과한 재벌집단이 유착하면서 국민의 이해보다는 권력집단의 이해를 우선하는 국가운영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권 대리인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집단이 주인 노릇을 하는 구조가 완성된 것이다.

바로 이런 중앙집권체제가 이제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세월호 참사도 중앙정부 출신의 파워엘리트와 해운업계가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최소한의 안전규제도 풀어버린 결과로 발생한 것이다. 메르스사태는 중앙정부 관료집단이 재벌소유 의료법인에 분명한 제재 조치를 하지 못함으로써 사태가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료집단, 언론집단, 재벌집단, 정치집단이 유착하여 국민 안전과 국민 의사와는 거리가 먼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앙권력집단에 의해 국민 안전보다는 소수 기득권 집단의 이해가 우선됨으로써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 분산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분산할 수 있는가에 있다. 권력 분산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가능하다. 국민주권을 강화하는 것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민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정치체제를 도입하는 것과 국민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 결정권을 갖게 하는 정치체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포괄하는 작업이 지방분권 개헌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주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과 국민이 지역에서 주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이 권한의 일부를 지방정부로 위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지방분권 개헌이다.


청년문제는 청년고용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청년문화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기존의 제조업과 유통업 중심의 산업경제는 청년에게 익숙한 삶의 세계와는 맞지 않는다. 수직적 질서를 강조하는 대기업 위주의 산업경제보다는 새로운 영역에서 창조적인 작업이 가능한 지식서비스기업 간의 수평적 협력을 강조하는 지식경제와 오히려 부합한다. 이러한 지식경제는 전반적으로 집권적 의사결정방식보다는 분권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해 작동된다.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운영원리가 분권화되어 정치체제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청년문제는 바로 지방분권의 문제이다. 지방분권은 곧 다가올 청년이 살아갈 미래질서이다. 국가와 사회 운영인프라가 지방분권에 기반해서 작동되어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난제를 풀어갈 수 있다.

저출산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년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변죽만 울리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야 한다. 육아와 교육은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하고 출산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누리과정 예산문제를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처리하는 방식을 보면 저출산문제가 가지는 심각성을 긴 안목과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방정부가 결정된 내용을 단순 집행하는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기초지방정부와 풀뿌리 지역사회인 마을, 동네가 중심이 되어 복지공동체를 만들어야만 복지의 질이 높아지고 복지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동네, 마을 단위의 육아, 교육, 양로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이고 소통이기 때문에 특별히 비용이 들 것이 없다. 저출산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지방분권에서 찾아야 한다.

자치는 비용을 줄이고 삶의 질은 높이는 최상의 시스템이다. 자치를 잘하는 지역과 나라가 문화적 수준도 높고 안정적인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도 자치와 분권을 하는 척 흉내만 내고 있다. 현 정부의 대통령자문기구인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종합계획은 자치제도를 행정제도로 생각하는 중앙정부 관료와 전문가가 참여하여 만든 것인데 자치와 분권을 행정효율성 증대의 측면에서 접근해서 만든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자치와 분권은 기본적으로 상향식 논의과정을 통해 추진해야 가능한데도 중앙정부가 늘 그러하듯이 하향식으로 자치와 분권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도 명색이 자치분권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데 집권적인 방식으로 하려고 하니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청년문제, 저출산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분권제도를 도입하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분권적 국가운영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는 지방분권 헌법 개정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전국의 지방분권단체들이 결집해있는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에서 최근 발표한 개헌안은 대한민국의 구성 원리로서 지방분권국가를 헌법 제1장 제1조에 명시하고 통일원칙으로 지방분권을 포함하고 있다. 기본권으로서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자치권과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을 내용으로 하는 주민자치권을 명시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관한 장을 신설하고 지방정부의 종류와 권한 배분 원칙을 명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입법권, 재정권, 행정권 배분에 관한 사항을 포함했다. 지역대표 상원제와 지방법원장 주민직선제 도입도 개헌안에 포함했다. 국민주권에 기반한 지방분권 추진이 개헌안의 골자다.

지방분권 개헌은 의원내각제 개헌, 이원집정부제 개헌, 대통령중임제 개헌과 차원이 다르다. 지방분권 개헌이 새로운 미래질서를 만들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개헌이라면 다른 개헌 논의는 어떠한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더라도 중앙권력을 재편하는 수준으로 과거질서를 유지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분명히 하고 지역에서 국민이 주권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온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받고 있는 대통령과 국회, 정당 간의 극한 대립과 비정상적인 정치행태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권력 집중으로 인한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고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글 : 이창용 |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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