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대 청년보다 활기차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미국 시니어,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젊은 한국인 경영학도가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이라는 제목 아래 자신의 눈에 비친 미국 시니어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적극적으로 노년의 삶을 해석하는 미국 시니어의 일과 삶,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2) 

“전에는 몰랐어요. 그런데 한 4년 전쯤 교회 재정 담당자의 보조로 일하면서 제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돌이켜보니 제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들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더라구요. 제 인생의 의미는 타인을 도와주는 것이에요. 네팔에서 피스코프(PeaceCorps)일을 할 때도, 네이티브 인디언 (Native Indian: 미 대륙에 유럽인들이 상륙하기 전부터 살고 있었던 사람들) 보호 기구에서 일할 때도, 중소기업에서 매니저로 일할 때도, 저는 그 안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 찾고 있었어요. 제가 온 마음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거기서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을 찾았어요. 중소기업에서 매니저로 일할 때도 저는 제 역할이 직원들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웃집에 사는 칠십 대 할아버지께서 작년에 제게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삼십 대에 들어서면서 인생에 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을 때 자신은 인생의 참 의미를 정말 최근에 발견했다고 하시면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느 미국 할아버지 한 분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의 세 번째 장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사회 생활의 시작과 적응, 자녀 교육 및 가정 꾸리기, 부모님 모시기 등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의해서 규정되는 인생의 두 번째 장에 비해 인생의 세 번째 장은 많은 분들께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새로운 탐색의 시기로 다가옵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일과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지금까지 해 온 일을 다른 형태로 하시기도 합니다. 제가 이야기를 나눈 많은 미국 시니어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하고 싶다’ 였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로라 카스튼슨 (Laura Carstensen) 교수와 공동연구원들은 사람들이 인생에 남아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인식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졌을 때는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성공해야겠다는 장기에 걸친 목표에 집중합니다. 남아 있는 시간이 줄어듦을 느꼈을 때는 마음에 와 닿는 의미 있는 일을 원하고 단 기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며, 자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된다고 합니다.

객관적인 성공의 잣대는 같을지 몰라도 주관적인 삶의 의미는 각양각색이기에 인생의 세 번째 장에서 꿈꾸는 일은 인생의 두 번째 장에서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고 다양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세 번째 장에 들어서서 다양성이 증가하는 일들 중 하나가 바로 봉사활동입니다.

봉사활동은 인생의 첫 번째 장에서도, 두 번째 장에서도, 세 번째 장에서도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두 번째 장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대부분 자신이 사회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집니다. 미국인들은 사회생활 적응 및 자녀 양육 시기와 겹치는 인생의 두 번째 시기에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 관련 봉사활동 혹은 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봉사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세 번째 장에서는 여러 꿈을 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시기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인생의 의미를 반영하는 일을 찾아 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원하는 시니어와 비영리조직(NPO)을 연결해주는 단체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메사츄세츠주 뉴튼시에 위치한 자원봉사자-비영리기구 연결 단체 SOAR 55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인생의 세 번째 장을 의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회 탐색과 자신이 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의미를 생각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제 이웃 미국 할아버지처럼 인생의 의미를 한 문장으로 간추려 본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인생의 두 번째 장을 살아가고 있는 제게도 이 질문은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글_ 김나정 (보스턴 컬리지 경영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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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정은 영국 런던 정경대에서 조직사회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미국 보스턴 컬리지 경영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일터에서 다양한 종류의 변화를 겪는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박사 논문 주제로 은퇴기 사람들의 새터 적응기 및 정체성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najung.kim@b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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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목록
1.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2. 인생의 의미, 한 문장으로 간추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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