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7회 행복설계포럼 지상중계 – 이장 임경수 대표가 전하는 똑똑한 귀향과 귀촌의 모든 것

“퍼머컬쳐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수입은 늘고 지출은 줍니다. 유의할 점은 규모를 줄여야합니다. 현재 농촌 실정을 보면 사, 오십 대가 규모가 큰 농사를 벌여 빚더미에 눌려있어요. 반면 노인들은 논둑에 콩을 심어서 돈을 법니다.

이것을 뒤집어야합니다. 화석원료를 덜 써야하고요. 농사지으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 힘들어요. 일례로 농촌에선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해 교통비가 많이 듭니다. 귀농하면 지출에 대해 많이 생각해야합니다. 소박한 귀농, 지속가능한 귀농, 돈은 크게 벌지 않아도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밤새 쏟아진 폭우와 궂은 날씨로 인해 행복설계아카데미 회원 40여 명이 자리를 채운 조촐한 포럼이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 이장의 임경수 대표가 차근차근 귀농과 귀촌, 퍼머컬쳐, 지역경제에 대해 설명해 나가자 참석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임 대표는 이론을 소개한 뒤 연구 자료와 도표, 사례들을 곁들어 구체적인 과정과 결과를 소개해주었다.

”사용자

퍼머컬쳐의 지향점은 자연을 닮는 것

첫 번째로 그는 귀농 농사법으로 우렁이 농법과 오리 농법을 소개했다. 사실 친환경농법으로 작물을 튼튼히 키우려면 퇴비를 많이 주어야하니 퇴비 운반용 에너지가 많이 든다. 친환경 산물을 생산해내기 위해 자원을 더 많이 쓰는 꼴이다. 어떤 농법으로 전환해야 할까.

“화석연료가 덜 드는 농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렁이와 오리는 먹이를 찾기 위해 논을 헤집고 다니니 잡초는 제거되고 땅은 뒤집혀져 살아있습니다.”

호주의 생태 운동가 빌 모리슨은 ‘퍼머컬쳐'(퍼머넌트(permanent)하게 농사(agriculture)를 짓는다는 뜻의 합성어) 이론의 효시를 한국에서 찾았다. 바로 홍성에서다. 그는 한국 농부들이 매년 농사를 지어도 소출은 비슷하게 거둔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임대표는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스 마을을 소개한다. 퍼머컬쳐 교육장이다.

“퍼머컬쳐의 지향점은 자연을 닮는 겁니다. 숲처럼 작물을 다양하게 심고, 마시는 물, 씻는 물 등 모든 물은 우수를 이용합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개나 애완견을 키울 수 없고요. 이게 쓰레기통인데 CW34라고 쓰여 있죠? 쓰레기 분리 종류가 34가지나 됩니다. 낡은 종이, 두꺼운 종이 등 세분하여 분리 배출하고 필요한 사람이 다시 갖다 쓰는 식이지요. 매주 금요일은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식사를 하고요.”

이곳에서는 연간 2만 명이 퍼머컬쳐 방식을 둘러보거나 교육을 받는다. 임대표가 퍼머컬쳐운동을 한국에 전파하겠노라고 선서한 곳이기도 하다.

”사용자

“두 번째는 생물자원을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채소밭을 수확한 다음, 닭을 풀어 놓으면  닭이 채소찌꺼기를 먹고, 땅을 파고, 분뇨를 배설해 퇴비가 됩니다. 닭장을 옮겨 다니면 전체 채소밭을 갈아엎게 되는 거죠. 지렁이도 좋은 자원입니다. 지렁이는 분해 능력이 뛰어납니다. 분변은 퇴비로 쓰고요. 간단하게 상자 세 개를 포개놓고 맨 위 상자에 지렁이와 음식물찌꺼기를 넣으면, 분변토, 액상이 차례로 구멍을 통해 배출됩니다. 자운영도 좋은 생물자원입니다. 빈 밭에 자운영을 뿌려두면 콩과식물이기에 질소가 보충되고요.”

이렇게 농사지으면 뭐가 좋을까. 당연히 여유시간이 많아 질것이다. 은퇴 후에 죽어라 일하려고 귀농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작은 일자리, 소박한 농사

“다음은 농업전문화에 대해 살펴봅시다. 풍년 때도, 흉년 때도 돈을 벌 수 없는 게 현 농업의 실태입니다. 충주에 귀농하신 분이 땅 만 평을 산 뒤 오천 평에 복숭아를 키워 귀농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자, 경작지를 만 평으로 늘리려고 합니다. 제가 숙제를 내주었죠. 언제 다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지 계산해 오시라고.”

귀농자는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는 답을 가져왔다. 대단위, 전문화로 농사를 짓는 것은 소득은 늘지 몰라도 지출이 상당히 늘어 결국은 빚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는 주식투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농민들도 짜야한다.

“감자와 콩을 섞어 농사를 지은 뒤 저온저장고를 만들면 연중 판매할 수 있습니다. 콩으로 메주와 두부를 만들어 판매를 하면 1차, 2차, 3차 산업에 사람들이 골고루 일자리를 갖게 됩니다.  과수원의 경우, 바람이 불면 과일이 떨어집니다. 이때 동물을 이용하면 낙과를 줍지 않고 퇴비를 덤으로 얻습니다.”

귀농을 한 사람들은 기존 농업정책을 따라가지 말고 이런 방식의 시스템을 쫓아가면 좋겠습니다. 규모를 줄이고 퍼머컬쳐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수입은 늘고 지출은 줄어갑니다.”

”사용자

주목받는 생태 공동체 마을

충남 서천 <산너울마을>은 (주) 이장이 만든 생태마을이다. 4년 전 착공시부터 지난 4월 준공식까지 입주자 달 모임을 52차례나 가지면서 주민들과 활발히 의견을 교환했다. 생태마을, 공동체, 텃밭 만들기, 채소가꾸기 교육도 빠질 수 없었다.

“전원마을을 조성하면 농림부가 지원을 합니다. 기반시설, 도로, 전기가설, 태양열 설비 설치 등을 모두요. 흙벽돌을 이중으로 사용하고 구들과 벽난로, 태양열을 이용하여 화석연료를 최대한 절감하는 집입니다. 물론 빗물을 받아서 이용하고요.”

 <산너울마을>은 첫 생태 공동체마을이니 만큼 엊그제 TV에 방영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임 대표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를 이용하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한겨레신문에서 주부가 마트에서 장 본 식품을 조사해보니 식품이 이동한 거리가 11만 km로 나왔어요. 화석연료 문제나, 식품안전 차원에서도 로컬푸드가 성공적일 수 있습니다. 서천에서는 할머니들이 두부를 만들어 지역민에게 일주일에 두 번 판매합니다. 손으로 직접 자른 따뜻한 서천 콩 두부를 집으로 직접 배달합니다. 처음엔 직원이 백 명이었는데 삼백 명으로 늘었죠.”

강원도 화천 <토고미 마을>은 모내기 한 달 후 마을축제를 연다. 도시민들이 오리를 풀어주는 축제다. 처음엔 400명 정도 참가하여 이중 20가구가 쌀을 계약했다. 계속 사람들이 찾아오자  마을사람들이 스스로 동네 환경을 정비하고, 옛날 물건을 모아 민속관도 만들고, 소포장 쌀을 판매하고, 체험관도 지어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토고미 마을 이장은 한 달에 한 번 직거래 가구에게 편지를 보내 농사지은 이야기와 그 달 수확한 농산물을 알려준다. 현재 직거래 가구가 1500가구. 이 마을에 50가구가 거주하니 한 농가가 30가구분의 쌀을 짓는 셈이다.

“적정한 규모로 해야 합니다. <토고미마을>도 농촌관광을 활성화한다고 체험 숙박 시설을 늘렸지만, 마을에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규모를 줄였지요. 적정 규모를 유지해야 마을끼리 경쟁이 붙지도 않고요.  도시민들은 고향에서 편지를 받는 느낌을 받고, 생산자 직거래로 물건까지 구입할 수 있어요. 농촌관광이 아닌 농촌과의 교류, 쌍방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사용자

지역공동체가 해답 

임 대표는 귀촌하여 쉽게 만들 수 있는 작은 일자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예전에 두부 만들던 할머니가 생활보호 대상자로 전락했는데, 체험 마을이 활성화되니 그 할머니가 두부를 만들고 체험활동 강사가 되는 거죠. 마을 사람들이 콩을 생산하여 두부를 만들고 가르치고 판매하고… 어때요? 1, 2, 3차 산업이 모두 연관되죠. 마을산업은 이렇게 전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영국 데본카운티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작은 일자리 150개를 만들었다. 임대표는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업으론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역개발사업을 지난 3, 40년 간 엄청나게 해왔지만, 인구가 늘지 않고 지역경제는 살지 않습니다. 제가 자전거 호크를 끼우러 지역 자전거 상점에 갔더니 주인이 “사람들이 자전거는 군산 이마트에서 사고 호크만 공짜로 끼우러온다” 며 한숨짓습니다. 지금 농촌에는 돈이 돌지 않고 일자리는 점점 없어집니다.”

임 대표는 지역공동체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지역사회가 서로 기대고 살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어야 합니다. 홍성 홍동지역에는 작은 마을에 초, 중, 고(풀무학교)에 대학과정인 전공과정도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농법을 전수하는 교육관, 어린이집, 여성농민센터, 작은 무인가게, 책방, 생협 등이 그물망처럼 얽혀있습니다.

남원 산내면도 실상사 귀농학교를 중심으로 대안학교(작은학교), 생명연대, 생협, 생명교육원, 여성농민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지 않고 일자리가 자꾸 생기는 거죠. 그물망이자 일종의 안전망입니다. 안전망이 무너지면 사람들이 이탈합니다. 여러분이 지역에 와서 이런 일을 하면 삶이 보람 있고, 우리 농촌이 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용자

세계화가 밀려오면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몇 %나 될까. 헬레나 노르베르-호지는 서구문명이 밀려오면서 라다크의 행복이 깨져버리는 경험을 <오래된 미래>에서 소개했다. 임 대표는 헬레나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역으로 내려오라고 손짓한다.

“전 세계적으로 획일화된 경제와 소비문화는 빈곤을 창출합니다. 이 ‘행복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역화와 지역문화를 살리는 것 뿐입니다.”

글, 사진_ 정인숙(해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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