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과 함께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사회혁신방법론과 사례를 공부하는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아시아 편으로 방콕과 홍콩을 방문했으며, 이번에는 오세아니아 편으로 사회혁신의 모범적 실험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멜번과 아들레이드를 다녀왔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오세아니아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①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오세아니아
    192시간의 호주 사회혁신탐방

세계사회혁신탐방 2기 원정단은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번과 아들레이드를 방문하고자 호주로 떠났습니다. 이번 탐방의 참여자 18명 중 16명은 각 지방정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었고, 시의원과 교수님 한 분이 참여하여 대부분 공공섹터 내에 있거나 가까이 일하는 분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군, 시, 구 등 다양한 지방정부에서 참여했으며, 담당업무 또한 기획예산 정책과 더불어 사회적경제 및 사회적기업, 주민참여, 시민창안, 도시계획, 마을만들기, 사회복지 등 다양하였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한 세계사회혁신탐방 2기 원정단은 예정된 방문지에서 사회혁신에 대해 배워나가는 것 외에도 서로가 서로에 대해 배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계사회혁신탐방을 기획한 사회혁신센터는 최근 3~5년 사이에 호주 전역에서 나타나는 사회혁신 정책과 사회혁신기관들에 주목했습니다. 사회혁신적 방법론과 사례들이 영국, 미국을 이어 호주에서 시도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사례에서 정부, 중간지원조직, 커뮤니티 등 단위와 섹터간의 협력은 빠지지 않는 요소였습니다. 이런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세계사회혁신탐방 오세아니아편은 ‘호주의 사회혁신:협력과 거버넌스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아들레이드에 위치한 호주 사회혁신센터와 함께 기획했습니다. 호주 사회혁신센터는 창립된 해부터 희망제작소와 함께 일해온 오랜 파트너입니다. 

”사용자

“사회혁신이란,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용서 구하기를 자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 로즈마리 아디스(사회혁신전략가, 호주교육노동부)

“사회혁신은 어느 한 섹터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도 민간기업도 자선단체도 모두 함께 해야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
– 브렌튼 카핀(디렉터, 호주사회혁신센터)


호주 전역을 돌며 사회혁신의 현장을 보고 싶었지만, 광할한 대륙을 8일 만에 돌아보는 것은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협력과 거버넌스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시인 멜번과 아들레이드, 두 곳을 방문 도시를 정했습니다. 원정단은 멜번과 아들레이드에서 총 14개의 기관과 현장을 방문했고, 3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중앙정부, 중간지원조직, 주정부 프로젝트, 사회적기업, 지방정부 등 다양한 기관을 방문했습니다. 주제 또한 사회적기업, 사회적투자, 코워킹스페이스, 사회혁신기관, 도시계획, 통합적 디자인과 디자인 방법론 등 다양했습니다.

호주는 우리의 미래다

호주는 앞으로 1~2년 후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국민 소득 6만불은 어림없을지 모르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은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사회적기업이 정부의 지원 없이 지속가능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어떻게 시민 참여를 양적, 질적으로 높일까? 어떻게 복잡한 도심에 혁신적인 실험을 해볼 수 있을까? 중간지원조직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디자인적 사고는 어떻게 공공서비스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 원정대가 가진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실험과 시도가 호주 사회혁신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들의 시도와 실험에서 우리는 몇 가지 특징과 시사점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정부 스스로가 질문을 던지면서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즉, 사회혁신 현장에서 나오는 해결안을 평가하고 재정적인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가장 큰 사회적 효과를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지를 새롭게 형성될 생태계라는 그림 속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경제 성장 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고민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적투자 시장을 형성해 보고자 실험하고, 사회적 영향을 키우기 위해 사회혁신프로젝트를 인큐베이션하고, 비공식적인 관계를 통해서 공식적인 모임을 탄생시키는 방식은 정부가 시도하기 어려운 실험들입니다.

두 번째, 사회적기업들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서 벗어난 시장 내에서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투자가 실험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호주노동교육부(the DEEWR)는 SEDIF(Social Enterprise Development and Investment Fund, 사회적기업 발전과 투자 기금)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투자 시장을 형성하려고 했고, 동키 휠재단의 임팩트 투자나 그 외에도 사회영향채권(SIB, Social Impact Bond)의 시도와  서호주의 사회혁신기금 등이 그와 같은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 허브 멜번, 소셜 트레이더스, 동키 휠 재단 모두 이러한 사회투자자이거나 혜택자이거나 혹은 둘 다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디자인 사고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이었습니다. 문제 해결 방법 혹은 프로세스라는 관점에서 디자인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는 현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디자인(codesign, 함께 디자인하기)은 이용자, 수혜자로서의 시민들을 정책과 서비스개발 과정에 함께 끌어들임으로써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와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아들레이드의 5000+, 페밀리 바이 페밀리)

네 번째, 중간지원조직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호주 전역의 비영리기관을 지원하는 우리 커뮤니티, 빅토리아주의 사회적기업만이 아니라, 호주의 사회적기업 섹터를 지원하는 소셜 트레이더스, 임팩트 투자를 통한 동키 휠 재단. 호주의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와 함께 일하지만 정부와만 일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고객이 되거나 지원자가 되더라도, 민간 재단이나 투자자를 통해 혼합 재정구조를 구성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에게서 독립적인 역할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실제 사회적기업섹터에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많은 활동들에 대해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을 더욱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호주사회혁신센터의 사회창안대회는 수백 개 혹은 수천 개의 지원서나 결과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정말 호주 사회내에 사회적 변화를 크게 가져올 수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그 예로, 리뉴 뉴캐슬(Renew Newcastle)은 호주 내 6개 지역에서 같은 운동을 시작했고, 전국적 사회적기업인 리뉴 오스트레일리아도 설립되었습니다. 헬로우 선데이 모닝의 경우도 현재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유사한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 자체의 성과가 아니라 이를 통한 향후 성과를 좀더 주목하는 점을 호주사회혁신센터 외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여섯째, 공간의 중요성입니다. 우리는 양보다는 질을,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합니다. 혁신적인 서비스, 프로그램,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이들을 위한 환경도 혁신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커뮤니티’와 ‘허브 멜번’, ‘동키 휠 하우스’, ‘남호주 통합디자인위원회의 전시장’과 ‘호주사회혁신센터’ ‘스플레쉬 아들레이드’ 는 모두 창의력, 협력을 촉진하는 공간들, 장소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끝으로, 사람이었습니다. 정부부처나 기관의 담당자들은 모두 공무원지만, 배경은 기업가, 예술가, 건축가 등 다른 섹터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호주교육노동부, 통합디자인위원회, 아들레이드 싱커즈 레지던스 프로그램) 민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공섹터와 기업가들이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이나 기관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커뮤니티의 데니스 모리아티, 호주사회혁신센터의 브렌튼 카핀 등) 협력은 서로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직접 그 섹터에서 일해본 사람보다 이해가 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바로 이런 섹터간의 자유로운 인력 이동이 사회혁신을 더욱더 건강하게 지원하고 촉진하는 핵심이라고 보여집니다.
 
원정단이 둘러본 호주 사회혁신 현장은 단순히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문제를 현재의 문제들을 통해 진단하고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그림 속에서 사회혁신을 촉진할 생태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태계는 섹터를 넘어서는 협력에 그 해답이 있다고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14개의 호주사회혁신기관 방문기는 앞으로 차례차례 소개될 예정입니다. 그 전에 궁금하신 분들은 순천시의원 김석 의원의 블로그를 방문하시면 생생한 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호주를 다녀온 후 원정대는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순천시의원인 김석 의원은 11월 2일 ‘순천시의회 사회혁신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광주 광산구의 공무원 20여 명은 12월 11일,12일 사회혁신을 주제로 서울로 스터디 투어를 올 예정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원정대 내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세계사회혁신탐방은 앞으로 북아메리카, 유럽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_ 한선경(사회혁신센터 선임연구원 alreadyi@makehope.org)
사진_ 김석(세계사회혁신탐방 원정단 2기, 순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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