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가 문을 연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해 3월 27일 문을 열었으니 이제 1년하고 1개월째 연구-활동하고 있는 것이죠. 그동안 참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께서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회고하는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늘 처음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 칼럼을 시민들께 전합니다. <사회창안센터 안진걸 알림>
”?”“희망은 제작할 수 없는가”

나는 늘 내 명함에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써 넣고 다닌다. ‘소셜 디자이너’가 새로운 하나의 직업이 된 것이다.

아직 이런 직업을 본 적이 없으니 세계 최초의 직업이 아닐까 싶다. 이것을 보고 디자인협회나 디자인회사에서 나를 강사로 초청을 한다. 동종이나 유사업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테리어나 패션을 디자인 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디자인 하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까를 밤이나 낮이나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이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일지를 생각한다. 외국의 길거리를 보고서도, 누구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때도, 택시를 탈 때도, 밤잠을 잘 때도 나는 그것만을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런 일은 희망제작소 사람들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들이나 기업인이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두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셜 디자이너라는 이름 그 자체가 그러하듯이 우리는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미 누군가가 잘 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건드릴 생각이 추호도 없다. 다른 사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실천하고 있지 못한 것을 우리는 하고자 한다. 그런 것만 해도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블루오션, 레드 오션의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는 늘 블루 오션을 항해한다.

사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미개척분야가 너무도 많고 방대하다. 이렇게 비어있는 틈새가 많은데,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 본다. 우리나라의 직업의 개수가 선진국가의 직업 개수보다 절반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만큼 아직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고, 만들어 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는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국의 사회창안연구소(Institute for Social Invention)라든지 미국 스탠포드대학 비즈니스 스쿨 안에 있는 사회혁신센터(Center for Social Innovation) 등도 우리와 같이 사회창안, 창의적 사고, 혁신적 실천을 하는 곳이다.

우리는 늘 이런 곳에서 아이디어의 자양분을 얻고 또 그것을 더 발전시켜 우리 사회에 맞는 것을 창조한다. 나는 재활용가게인 아름다운가게의 아이디어를 영국의 옥스팜이나 미국의 굿윌, 구세군 등에서 얻었다. 그런데 얼마 전 동경에 갔더니 우리 아름다운가게를 배워와 만들었다는 에코 메세라는 단체를 만났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는 국경 없이 흐른다.

희망제작소는 아직 시작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실험중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다. 1년이 참으로 소중한 세월이었다. 아마도 처음부터 잘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일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땀방울을 흘릴 것이다.

애초에 희망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는 것도 아니다. 우리 스스로의 땀방울에 의해 창조되는 법이다. 희망제작소 – 바로 그 곳에서 우리는 희망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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