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지혜로운학교 (U3A서울)> (이하 지혜로운학교)는 희망제작소 은퇴자 교육 프로그램인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들이 주축이 되어 영국의 U3A 정신을 바탕으로 2011년 6월에 열린 평생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우는 학교’라는 모토 아래, 순수 자원봉사로 운영되며 누구나 나누고 싶은 지식과 지혜가 있다면 강좌를 개설할 수 있고 누구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형태의 낯설고 흥미로운 학교를 8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몇 년 전, 희망제작소에서 대학생들이 영국의 U3A를 방문하고 온 이야기를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그 발표가 끝나고 제가 참여하고 있는 행설아회(행복설계아카데미 동문회)에서 가칭 ‘행설아 학교’를 운영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자체나 복지관에서도 U3A와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시행하고 있었고, 한국인들의 모임 문화를 생각했을 때, 과연 잘 되겠나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단 ‘사진교실’을 시범운영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학교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지혜로열린대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판 U3A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이름을 바꿔 지금의 <지혜로운학교>가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참 많이 난감했습니다. 어딘가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참 힘들더군요. 친구를 매일 같이 만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책을 들고 공원으로 성당으로 도서관으로 산으로 돌아다닌 적도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 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때 직장에서 한자리했다 싶었는데……’ ‘직장만 보고 열심히 일했는데……’ 퇴직을 하고 나니 제가 가졌던 네트워크가 직장과 함께 끝이 나더군요.

그래서 <지혜로운학교>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과연 잘 될까?’ 하고 반신반의했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자원봉사로 이루어진 운영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혜로운학교>의 가치나 의미에 대해 관점이 바뀌게 된 첫 번째 계기는 수업을 만들면서입니다. 평소 성당의 성가대에서 라틴어를 접하고 혼자 끙끙대며 공부하고 있었는데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라틴어 강좌를 개설했습니다. <지혜로운학교>  취지대로 제가 남을 가르친다기보다는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라틴어 함께 배우기’로 시작을 했지요. 가르치려면 수강생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하니 준비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공부가 잘 되더라고요. 같이 공부한 수강생이 많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만 수료한 학기도 있었으니까요. 현재 2013년 봄학기 초급 과정은 12주인데 6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으로 강좌 시간을 옮겼더니 젊은 직장인도 여럿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지혜로운학교>가 준 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큰 즐거움입니다.

두 번째 계기는 자원봉사로 활동하시는 운영진들을 만나면서입니다. 저는 교장이라는 타이틀이 있긴 하지만, 실제 운영에 크게 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수업을 진행하면서 운영진과 의논을 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운영진과 대화를 하면서 운영진들이 해야 하는 업무에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보통 필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사 등의 단순한 업무부터 이메일, 전화 응대 등 감정적 업무까지 운영진들이 노고가 매우 큽니다. 지금까지 <지혜로운학교>가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운영진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 때문입니다. 좋은 뜻을 함께 하고자 참여한 모든 운영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좀 더 빨리 시스템 개선에 관심과 투자를 기울였으면 운영진들의 노고를 덜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운영진에 참여했다가 그만두신 분들과의 인연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학생으로 코디네이터인 강사로 <지혜로운학교>에 참여하고 있으시거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혜로운학교>가 2013년 서울시 평생교육 비영리민간단체로 정식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제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지요.

<지혜로운학교>의 가장 큰 보람은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에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람과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오늘도 <지혜로운학교>를 여기저기 열심히 소문내고 있습니다.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지혜로운학교>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글_  김명중 (지혜로운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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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u3aseo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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