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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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전 세계 다양한 평생학습 관련 동향과 사례, 단체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생적으로 움직이는 대안교육운동부터 각 나라의 평생학습 정책을 대표하는 단체와 프로그램까지. 정해진 틀은 없다. 각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의 평생학습 체계와 내용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기대할 뿐이다. 이번 호부터는 유럽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 미국으로 가보자. 미국은 경제, 사회, 복지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 정책입안자들의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입학사정관제 같은 대학제도부터 대안교육까지 교육부분에서도 미국의 많은 사례와 제도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녹아들고 있다.


수원 평생학습동향리포트 ‘‘ 에서는 미국의 다양한 교육제도 중 ‘커뮤니티 컬리지’를 직접 경험하고 활용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글쓴이는 미국 유학생으로 커뮤니티 컬리지를 통해 필요하고 원하는 다양한 교육을 접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글쓴이와 글쓴이 주변 친구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누구에게나 또 한번의 기회를 주는 평생학습의 핵심, ‘커뮤니티 컬리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해외평생학습동향 ⑬ ‘마을’이 키우는 학교, 커뮤니티 컬리지


“지금이 바로 더 확고하고 강력한 성장의 기초를 세울 때입니다. 이 단단한 토대는 미래에 다가올 경제 한파에도 끄떡하지 않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우리를 부유하게 하고 또 세계 경제 속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이 바로 커뮤니티 컬리지를 개선하여, 모든 연령의 국민들이 미래에 경쟁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때 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커뮤니티 컬리지에 대한 회담 (White House Summit on Community College)’ 연설 일부. 2010년10월5일)

”사용자                        ▲ 2010년 열린 ‘커뮤니티 컬리지에 대한 회담’에서 연설을 하는 오바마 대통령 (출처)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 정책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미국 교육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까닭에 한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은 명문대학에 지원금을 더 주는 식이 아니라 커뮤니티 컬리지를 개선하고 육성하는 데에 상당 부분 방점이 찍혀 있다. 경제 불황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누구나 접근가능하며 또 누구나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가 바로 그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은 2020년까지 미국이 다시 한 번 가장 많은 대졸자 비율을 가진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커뮤니티 컬리지가 5백만 명의 졸업자를 낳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4년간 20억의 예산을 커뮤니티 컬리지와 직업훈련에 쓰도록 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커뮤니티 컬리지를 ‘미국 교육 시스템의 찬양받지 못한 영웅 (Unsung heroes)’이라 부르며 인식의 재고를 촉구했으며, 자신의 주요 연설지로 커뮤니키 컬리지를 택해 사람들을 격려하고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리고 이즈음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기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였으니, 2009년 가을 TV 쇼 ‘커뮤니티’의 방영은 완전히 우연이라고는 할 수 없을 듯하다.  

2012년 현재 미국에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는 총 1,132개이고, 분교 형태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총 1,600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2009년 가을 학기에 커뮤니티 컬리지에 등록한 학생은 모두 13만 명, 오바마 정부의 커뮤니티 컬리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커뮤니티 컬리지에 등록하는 학생 수는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산이라 한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겼다. 미국 교육 정책의 중심으로 우뚝 서고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이 이 역할을 감당하고 있을까?

강사의 학력보다 자질이 중요

한국에서 ‘안정적’인 대학 시간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박사 과정 중에 있거나 수료를 해야 한다. 전임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거의 무조건, 박사학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공부하면서 한 가지 새로웠던 점은 석사 학위만으로도 전임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들의 취업률은 참으로 안쓰럽고, 국내 시간강사들의 처우는 심각한 수준이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연일 치솟는 등록금을 내며 대학원까지 졸업했건만 강사자리 하나 구하기 어렵고, 일주일 평균 강의 시간(4.2시간)을 토대로 강의료를 산정해보니 연봉이 60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나 역시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으로서, 또 여성학이라는 소위 시장성 없는 공부를 한 사람으로, 논문을 마칠 때쯤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석사 학위를 가지고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교육기관이 있다면 고학력자들의 실업 문제도 많은 부분 해결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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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HCC의 한 화학 교수의 약력. 그녀 역시 MHCC에서 공부했다. (출처)


언젠가 한 번은 MHCC 홈페이지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한 화학 교수의 이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다름 아닌 MHCC를 졸업한 사람이었다. 50대 초반의 그녀가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화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그녀는 아마도 30대 중반이었을 것이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화학 공부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는 화학 교수로 삶의 전환을 만들었고, 그걸 가능케 한 것이 커뮤니티 컬리지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곳에서 출발한 사람이 지금 나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
( 커뮤니티 컬리지에는 강사 외에도 학습자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튜터링 제도가 있다. 참조: 공부, 골라서 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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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트타임, 풀타임 강사직을 통틀어 석사학위 소지자가 제일 많다. (출처)


이 통계는 커뮤니티 컬리지 강사들의 대다수가 석사 학위 소지자임을 보여주는데, 혹자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커뮤니티 컬리지의 교육의 질이 4년제보다 훨씬 떨어진다고도 말하며, 명망있는 로스쿨이나 메디컬스쿨을 가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교육의 질이 강사진의 박사 학위 소지 여부에 달려 있다기 보다는 강사 개인의 자질과 커뮤니티 컬리지의 교육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커뮤니티 컬리지에 등록한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29세이며, 절반에 해당하는 49%의 학생이 파트타임으로 학교에 적을 두고 있었다. 이렇게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람에게 공부를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이 따라갈 수 있는 학업 양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또한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처음 공부를 시작하며, 별 거 아닌 것에 칭찬을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참 특이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계속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칭찬과 격려가 무엇보다 꼭 필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뒤늦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커뮤니티 컬리지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커뮤니티 컬리지의 재원은 일차적으로 주 정부(State)의 지원금이며 그 외 학생들이 내는 학비와 지역 기금이 그 다음을 차지한다. 오바마 정부 이후 연방의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많이 늘었다. 공립 커뮤니티 컬리지는 이렇게 공적 자금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자금의 쓰임 역시 ‘교육위원회 (board of education)’를 통해 관리된다. 교육위원회는 4년의 임기를 갖는 무보수 선출직으로, 학교가 속해있는 행정 단위에 거주하는 7명의 시민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사립학교의 이사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예산 승인, 교육프로그램 승인, 그리고 교직원의 고용과 해고 등에 관한 의사도 결정한다. 교육위원회의 역할 중 하나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를 잘 설정하는 것이다. 공교육은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이므로 교육위원회는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에 지역사회가 개입할 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한다. 또한 교육위원회의 결정사항 및 학교와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고 배분하는 일에서 지역사회와의 의사소통 과정 설계도 주요한 몫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학교의 중심 주체는 학생이다. 비록 ‘거쳐가는’ 학교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긴 해도, 학생회를 통해 학교와 학생 그리고 지역사회에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MHCC의 경우에는 학생회 안에 학교 측과 재정을 협의하는 담당자가 예산처와 매주 회의를 통해 다음 년도 예산의 분배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눈다. 이곳에서 결정된 의견은 다시 학생회에서 논의되고 여러 차례의 의사 결정 라인을 거쳐 MHCC의 총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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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정부의 지원이 재원의 주요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커뮤니티 컬리지는 공적 자금으로 유지된다.

”사용자▲ 아이오와 주의 커뮤니티 컬리지의 재원 분포의 추이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커뮤니티 컬리지 장려 정책 이후 주 정부 및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크게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출처)


올해 MHCC는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예산 검토 부서를 신설하여 결정된 예산을 리뷰하는 과정을 새로이 도입하고, 이 과정에 학생회 멤버 2명을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학생과 전 교직원들에게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을 진행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예산이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해 큰 틀 안에서라도 이해를 할 수 있게 하였다. 내용의 질은 잠시 차치하더라도 지역과 교직원과 학생이 커뮤니티 컬리지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틀을 계속 만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만든 제도가 언제나 그렇듯, 커뮤니티 컬리지 역시 여러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육위원회와 교직원들의 불협화음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며, 처음 실시된 예산안 설문조사는 저조한 참여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므로 커뮤니티 컬리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컬리지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지역민의 지식과 앎과 경험이 지역사회에서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커다란 창구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누구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곳, 모든 것을 가르치고 모두에게 열린 배움의 공간. 어떤 형태가 되었든 이와 비슷한 교육기관이 우리 사회에도 있기를 희망한다.  

글_ 김이혜연 (전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 연구원, National College of Natural Medicine 재학 중)

* 해외평생학습동향 연재 목록
1) 영국에 부는 대안교육의 바람
2) 영국의 평생학습 생태계, 그 비밀을 캐다
3) 누구나 배우며, 누구나 가르치는 대학
4) 개인적 학습을 넘어 사회적 학습으로
5) 시민참여교육, 투 트랙(Two Track)이 필요하다
6) 여유만만 독일 시민들은 공부 중
7) 함께하는 정치교육, 국가는 거들 뿐
8) 독일의 교육안전망 ‘시민대학’
9) 닮은 듯 다른 평생학습지원제도
10) 함께 살며 서로 배우는 독일 시민들
11) 문턱 없는 마을학교 ‘커뮤니티 컬리지’
12) 공부, 골라서 하는 재미가 있다
13) ‘마을’이 키우는 학교, 커뮤니티 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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