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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4년마다 돌아오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혹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러 가는 주민자치센터? 가끔 민방위 소집 통지서를 들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통장님? 사전적 의미로 지방자치는 일정한 지역을 기반으로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나 주민이 국가(중앙정부)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그 지방의 사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올해는 1987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주민들이 직접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지방자치는 우리의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요즘 공무원 연금 개혁을 둘러싼 중앙 정치권 소식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때 함께 거론되는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하여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험제도입니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과 함께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제도이지요.

반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보도블럭 공사나 생활 쓰레기 처리,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무인 민원 발급기, 주민자치센터에 설치된 작은 도서관이나 주민쉼터, 으슥한 골목길을 밝히는 가로등이나 CCTV 설치, 도시텃밭 사업이나 지역 축제와 같은 것들은 지역의 필요에 따라 지자체가 펼치는 자치활동입니다.

이렇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구분할 수 있는데요.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아동 보육비 부담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그것입니다. 중앙정부가 보편복지의 일환으로 만 3세에서 5세까지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정작 필요한 재원의 일부를 지방정부가 부담하게 한 것이지요.

보육료뿐만 아니라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등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사업들을 중앙정부가 추진하면서 필요한 재원은 지방정부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물론 시민의 입장에서는 누가 재정을 부담하든지 받는 혜택은 동일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생기게 됩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재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사업, 해야 하는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지요.

2008년 하반기에 엄습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휘청일 때 이명박 정부는 국내 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4대강 사업에 수십조 원의 국가재정을 투입하면서 지자체의 재원이었던 종합 부동산세를 대폭 삭감했습니다. 그 때문에 지자체는 일시적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지원하거나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일 등 지역 특성에 맞춘 고유사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민선 5기 지방정부는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주민참여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그리고 행정과 감사제도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크고 작은 소중한 자치혁신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민선 3, 4기에 신청사 건립 등 대규모 토목사업 위주의 사업을 추진해 지탄을 받아왔던 것과는 사뭇 비교되는 흐름입니다.

앞으로 3차례에 걸쳐 민선 5기 지방자치 혁신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여기 소개하는 사례들은 대부분 2010년 9월 희망제작소의 제안으로 창립한 ‘목민관클럽’ 회원 민선 5기 지자체장 57명이 추진한 정책들이며, 일부는 ‘다산목민대상’을 수상한 지자체의 정책들 가운데서 선별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목민관클럽을 중심으로 한 민선 5기 지방자치의 주요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람 중심의 소통과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를 강화하였다.
둘째,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하고 실천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하였다.
셋째, 보편적 복지와 혁신교육 등 사회분야 정책을 업그레이드하였다.
넷째, 토목 중심의 개발에서 지속가능발전정책으로 전환하였다.
다섯째, 각종 사회 의제와 이슈를 주도하고 각 분야에서 공공서비스를 확장하였다.
여섯째, 행정과 시민사회가 공감하는 의제와 이슈들을 제대로 추진하고 공공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지원센터 형식의 ‘중간지원조직’을 많이 만들었다.

희망제작소가 확인하고 발굴한 대표적인 자치혁신 사례 77개는 참여와 거버넌스,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경제, 도시계획과 마을만들기, 사회복지, 교육문화, 환경, 행정혁신 등 8개 영역으로 분류하였고, 다음 표와 같습니다.

분야 민선 5기 혁신사례 선도적 지방자치단체
참여와
거버넌스
주민참여예산제의 실질적인 운영 서울 은평구, 인천 동구, 연수구
주민참여의 혁신, 주민참여체계도 구축 울산 북구
‘주민참여 대표도시’ 선언과 공익활동지원센터 광주 광산구
주민이 스스로 만드는 읍?면장기발전계획 시흥시, 양평군, 완주군
시민들이 갈등을 조정하는 시민배심원제도 수원시, 부산 해운대구
공공갈등조정제도의 운영 서울시, 인천 부평구
주민자치와 참여를 종합 지원하는 사회혁신파크 서울시
주민자치회, 마을만들기의 새로운 활력 서울 은평구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통두레 운동’ 인천 남구
참여로 복지 소비자를 복지 공동체의 주체로 바꾼 ‘더불어락’ 광주 광산구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자원을 활용한 6차 산업 육성과 관광 연계 영동군
여성축구 리그전과 대추축제 보은군
정보통신 기술과 지자체의 만남 스마트밸리 사업 안양시
농업인 월급제 화성시
명품 구두, 수제화 산업 특화사업 서울 성동구
해외진출 기업의 유턴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익산시
버려지는 나무의 재탄생 서울 강서구, 노원구
사회적경제 농촌형 커뮤니티비지니스의 모델 완주군
로컬푸드의 모델 창출 완주군
도시농업 활성화와 도시농업센터 서울 강동구, 금천구, 도봉구, 종로구
공공서비스를 사회적경제 영역으로, 한국형 사회적경제 모델 성남시, 광주 광산구
사회적경제 제품 우선구매, 사회책임조달제도 도입 서울 성북구, 서대문구, 인천 남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 강동구, 성북구 등
사회적경제의 확산에 함께 힘을 모은 지방정부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도시계획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시민참여를 통한 도시계획 수립 수원시
마을만들기 메카의 그린빌리지 진안군

다음 글에서는 민선 5기의 주요한 혁신 방향과 변화를 토대로 각 지자체들이 추진해온 자치혁신 사례들을 분야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민선 5기에 뿌려진 혁신의 씨앗들이 민선 6기를 지나며 쑥쑥 자라나 더욱 튼실한 열매를 맺기를 바랍니다.

글_ 송정복 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wolstar@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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