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공무원들도 사회창안 아이디어를?
노원구청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보내왔습니다.

서울 노원구청은 시민 생활에 밀접한 세금, 교통, 생활 전반에 대한 법과 제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건의한 1,072개 아이디어 중 추진과제로 선정한 71개 아이디어를 희망제작소와 한국일보에 보내왔습니다. 노원구청은 정부 부처에도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일보는 공무원들의 제안을 1. 세금편, 2. 교통편, 3. 생활편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며, 아래는 그 첫 번째 제안으로 세금편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시 첫 ‘창의 혁신 추진반’ 만든 이노근 노원구청장
“멍석깔자 1071건 개선안 쏟아져”


“많은 제도들이 모순을 안고 있다는 점은 시민보다 공무원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노근(53) 노원구청장이 서울시 25개 구청 가운데 처음으로 ‘창의 혁신 추진반’을 만든 이유다. 30년 동안 공무원 생활로 잔뼈가 굵은 이 청장이 3월 ‘멍석’을 깔자 직원들의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추진반이 6월까지 접수 받은 개선 과제는 1,071건에 달한다. 그는 종로·금천·중랑 부구청장과 서울산업진흥재단 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불합리한 요소들이 곳곳에 널려 있지만 케케묵은 공무원들의 사고방식, 부서간의 이기주의 등이 얽혀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을 지켜본 이 청장은 “개선 과제들을 모아 책으로 내는 것은 물론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고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면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그 동안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던 정부 부처도 적극 나서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시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받은 뒤에야 뒤늦게 공무원들이 움직인다면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 부처간 머리를 맞댄다면 충분히 먼저 처리할 수 있다”고 무사안일주의에 젖은 공무원 사회를 꼬집기도 했다.

이 청장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 타령만 하면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도 하나 하나를 개선해 나간다면 국민들의 피로를 줄이는 것은 물론 예산절약과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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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승기자

입력시간 : 2007/08/16 18:18:04
“서울시 첫 ‘창의 혁신 추진반’ 만든 이노근 노원구청장”기사 바로가기
공무원이 더 잘 아는 ‘稅 민원’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노원구청 공무원들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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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 행정자치부의 공동 기획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에 공무원들도 동참했다. 서울 노원구청은 시민 생활과 밀집한 세금ㆍ교통 등에 관한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1,071건 중 추진과제로 선정한 71건을 한국일보에 보내왔다.

노원구청은 정부 부처에도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공무원들의 톡톡 튀는 제안을 3회(세금편 교통편 생활편)에 걸쳐 지면에 옮겨 싣는다.

“부동산 압류해제비 왜 체납자에게 부과하나”

“세무서에서는 안 받는 부동산 압류 해제비를 왜 구청은 내라고 하는 거죠?”

노원구청 세무2과 채권압류 담당 직원인 김양선(37)씨가 종종 듣는 민원인의 불만이다. 체납 담당 업무만 6년간 맡아 온 김씨도 사실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렇지만 “현행 법규상 어쩔 수 없다”는 대답 외엔 별달리 할 말이 없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체납자에게 자동차나 부동산 압류 등의 조치를 취한다. 자동차 압류는 밀린 세금과 가산금을 내면 즉시 풀리지만, 부동산 압류는 간단하지 않다. ‘압류해제비’라는 항목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부동산 압류엔 압류 등기신청에 따른 수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 압류해제 때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압류해제비는 지자체가 대납한 금액을 체납자로부터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라며 “우리 구의 경우 압류 2,000원, 해제 2,000원의 등기 수수료에다 기타 비용을 더해 8,500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를 담당하는 세무서는 압류해제비를 따로 징수하지 않는다. ‘등기부등ㆍ초본 등 수수료 규칙’ 제7조의 “국가가 자기를 위해 하는 등기의 신청의 경우에는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세무서의 부동산 압류에는 별도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씨는 “국세 체납자는 안 내는 압류해제비를 지방세 체납자에게만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분돼 있긴 하지만 구청도 국가처럼 공공기관 아니냐”며 관련 법령의 개정을 제안했다.

왼쪽부터 김양선씨, 심순자씨, 김영희

“같은 가게 규모만 줄였는데 면허세 또 내라니…”

노원구 상계2동에서 분식집을 하는 A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자 가게 면적을 줄여(170㎡→79㎡) 구청에 신고했다. 그런데 “면허세를 내야 한다”는 말이 돌아왔다. A씨는 “같은 곳에서 규모만 줄였는데 세금을 또 내라니, 너무하다”고 생각했지만 면허세 1만8,000원을 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9월까지 면허세 부과업무를 담당했던 심순자(49ㆍ여) 세무1과 주택평가팀장이 소개한 사례다. “법 적용에 감정을 개입시켜서는 안되지만, 면허세를 부과하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 게 사실”이라는 게 심 팀장의 솔직한 심정이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면허세는 면허의 신규발급이나 변경, 갱신 등의 경우에 업종이나 규모 등에 따라 1만8,000~4만5,000원이 부과된다. 매년 1월엔 정기분 면허세도 따로 내야 한다.

문제는 ‘변경에 따른 면허세’로 인한 민원이 잦다는 점이다. 심 팀장은 “가게 이전이나 면적 또는 상호 변경 등이 이에 해당된다”며 “하지만 그 범주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부과 대상의 범위가 폭 넓게 해석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학원의 면적축소나 강사 인원수 변경, 렌터카 회사의 보유차량 대수 변경 등도 면허세 부과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대해 민원인들은 대부분 “받아내기 위한 명목의 세금”이라고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심 팀장은 “사업 확장의 경우는 몰라도 영세업자들의 사업 악화에 따른 규모 축소 등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며 “중대 변경사항과 단순 변경 사항을 구분해 과세 여부를 결정토록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행서 안받는 지방세, ARS로 납부하면 편리할텐데”

노원구청 세무과에서 지난달까지 근무했던 김영희(41ㆍ여)씨는 각종 세금 납부기간만 되면 진땀을 빼야 했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은행들이 창구수납을 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컴퓨터 실력과 공인인증서(전자서명) 등이 필요한 인터넷 납부에 익숙치 않은 민원에 일일이 응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주민세 등록세 면허세 자동차세 재산세 취득세 등 지방자치단체가 걷는 지방세의 종류가 많은 탓도 있었다.

이때 김씨는 전화 ARS 카드결제 납부 방식을 떠올렸다. 김씨는 “인터넷에 서투른 사람은 있어도 전화 못하는 사람은 없고, 컴퓨터 없는 집은 있어도 전화기 없는 집은 없다”며 “연말에 전화 한 통으로 불우이웃 성금을 내던 방식에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신한은행과 LG카드가 각각 자사 계좌와 신용카드를 소지한 사람에 한해 ARS로 지방세를 수납 받고 있었다. 대신 지방세와 구분되는 전기요금 상수도요금 등의 생활공과금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은행이 ARS 계좌이체로 수납을 대행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 수수료를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카드ㆍ은행, BC카드 등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지방세 ARS 수납 대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씨는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국내 시중 은행과 카드사들은 국세와 지방세 수납 대행을 할 수 있지만 수익성 때문에 외면하고 있다”며 “이들이 ARS 수납 시스템을 구축하면 인건비는 줄이면서 고객 확보와 기업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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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승기자 msj@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입력시간 : 2007/08/16 18: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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