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2009년을 맞아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 공공리더들이 전망을 나누는 강연회를 마련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는 2009년 새해에 한국사회의 근원적인 성찰과 물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여는 신년강연회입니다. 1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네 번째 순서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한국정치, 소통과 통합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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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국회 파행에 이어 정치권에서는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도 극한 대립이 예고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현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두 시간여 강연시간 동안 한국정치의 극한적 대립의 원인을 분석하고, 소통과 통합의 정치로 나아갈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1주년을 맞이하는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과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는 여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소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

“한 9일 전인가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미국에서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사건이 일어났죠.”

미국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과 우리나라 용산 철거민참사를 비교하며 윤여준 전 장관은 강연을 시작했다. 대통령제를 택하고 시장경제를 신봉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국가가 같은 시기에 확연하게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의 원인은 바로 ‘소통’이라고 윤 전 장관은 진단했다.

평소에 소통이야말로 민주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는 윤 전 장관은 “다양성을 전제로 관점의 간격을 줄이는 과정이 민주주의인 만큼 민주사회에서 권력은 설득의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이야말로 소통과 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발언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집권층, 서로 기본적 의사소통도 안 돼

이명박 정부의 소통능력과 통합에 대해서 윤 전 장관은 크게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해 말했다. 첫째, 집권층 내부에서의 통합에 대한 것으로 윤 전 장관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연합뉴스 인터뷰의 사례를 들어 현 집권층 내부의 의사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미디어 관련법 추진에 있어 ‘의장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몰랐다. 국민들은 더더구나 몰랐다’는 김 의장의 말을 들며 이정도면 “집권층 내에서도 소통이 불충분한 것이 아니라 소통 자체를 무시한 것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 번째로, 야당과의 경쟁관계나 비판세력과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 전 장관은 “비판 세력인 야당과의 소통을 보면, 소통이라고 하기보단 대결과 제압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집권당인 한나라당 지도부가 야당을 상대로 입법전쟁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인다는 말을 한 것은 소통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서 강자가 약자를 몰아붙이거나 전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것은 반대세력을 제압하려는 모습이지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모습은 아니라고 아쉬움을 비췄다. 그리고 서론에서 이야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그가 상하위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윤 전 장관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촛불시위에 대해서 그는“이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하지 않으니까 국민이 옐로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그 당시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소통을 위해서 노력한다기보다 대국민 ‘홍보’를 강화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윤 전 장관은 “소통이란 건 상호작용인데 일방적으로 한쪽을 설득하려는 것으로 대통령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시장이었을 때 그가 청계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천 회 이상 청계천 상인을 만났던 사례를 들며 “왜 국민을 향한 끈질긴 설득을 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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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통은 원점에서 하는 것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의견을 밝힌 뒤 윤 전 장관은 소통부족의 해결책을 ‘원점으로 돌아가기’에서 찾았다. 그는 “묘수나 꼼수는 모순을 낳을 뿐”이라며 “묘수를 찾아야하는 다급한 상황일수록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고, 국민에게 정직하게 원칙에 입각해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강연을 듣는 참가자들에게 “한국정치의 소통과 통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본질적 가치를 내면화해서 생활화한, 그런 자질이 있는 정치와 지도자를 선택하는 방법밖에 없다”며“이런 선택을 하자면 국민이 먼저 진정한 시민이 거듭나야 한다”고 발언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하고 뽑고나서도 계속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생각하는 국민으로 살아남아 미래의 새로운 정치가 탄생할 수 있는 비옥한 옥토를 만드는 것과 이런 지도자를 빚어내는 것도 국민의 역할”이라며 “소통과 통합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키워나가려는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희망제작소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 여러분과 교감을 갖는 취지도 이런(소통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희망제작소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강연을 마쳤다. 강연 이후에는 진지한 질문들과 고심의 흔적이 역력한 답변이 오고 갔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행동하는 우리시대의 공공리더들이 희망 한국의 길을 열기 위한 다양한 전망과 대안들을 모색해온 신년 강연회는 이번 윤여준 전 장관의 강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편 오는 2월 5일에는 매월 첫째 목요일에 개최되는『희망을 열어가는 대화마당』두 번째 시간으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한반도, 봄은 온다’를 주제로 대화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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