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퇴직 후 인생 후반전을 설계하는 제1기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가 3월20일부터~4월25일까지 한 달 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교육 과정을 수료하신 정구복 선생님의 정성스런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꾸는 소박한 꿈을 간직한 채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10대 아이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다. 책 속에서 세상을 읽고, 몇 학 년 몇 반으로 이뤄진 학교가 내 세상인 것처럼 익숙했다. 아이들에게 “큰 꿈과 신념을 가진 사람이 되어라! 꿈을 간직한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이다.” 말했었는데…… 퇴직을 하고 돌아보니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나야말로 꿈을 가진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교사에게 퇴직이란 명예퇴직, 정년퇴직으로 나누는데 정년까지 임무를 다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동료는 건강이 허락지 않아서, 나이 들면서 수업하기 힘들어서, 연금제도가 변경되면 어찌해서, 학생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 컴맹들은 사무기기 사용하기가 두려워서, 날로 늘어난 잡무에 시달리다 등등 하나둘 학교를 떠났다. 나 또한 정년퇴직까지 몇 번이나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나’ 고민을 하면서도 쉽게 교직을 떠나지 못했고,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위안 삼아 마지막 수업 때까지 아이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뤘다.

나의 퇴임식은 다른 명예퇴임 교사 3분과 합동으로 가족과 졸업한 제자들과 함께 조촐하게 거행했다. 고별사를 읽을 때는 목소리 떨리고 눈가가 젖어 들었다. 35년 전 햇병아리 교사에서 원로교사로 퇴임하는 순간 나는 다시 햇병아리가 되었다.

퇴직 후, 세상의 빛을 본지 겨우 백일이 된 외손자와 아내랑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 몇 달간은 아내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고 노력했으나 어느새 나는 군주가 되어 있었고, 하루 세끼를 꼬박 집에서 챙겨 먹는 삼식이며, 소통이 안? 되는 고집불통에 가사일은 매사에 서투른 초보자로 아내에게 짐이 되는 가장이 되어 있었다.

미리 퇴직 후를 준비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면서 급한 마음에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나, 항상 무엇인가 2% 부족한 아쉬움이 남았다. 아내는 나에게 그동안 직장 생활하느라 고생하였으니 시간과 돈 낭비하지 말고 건강 챙기면서 취미생활로 텃밭 가꾸며 살다가 외손자를 다 키우고 나서 봉사활동이나 여행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자고 자주 이야기를 하였다. 아마도 이것이 아내가 원하는 가장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하고 싶은 일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걸려온 친구의 전화 한 통은 내 인생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였다. 성남에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가 생겼다며, 모집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줄 테니 교육에 꼭 참여하라는 격려와 함께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친구는 서울 희망제작소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에서 만난 30여 명의 교육생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인 ‘희망도레미’라는 컨설팅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참, 멋진 노후를 보내는 박용기 대표이사이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교직생활을 하던 시절 이상의 소설 날개를 수업할 때, 날기 위해서는 ‘한 치’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며 ‘한 치’에 여러 의미를 붙여 아이들에게 말하곤 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는 고교시절 3년 잘 견디면 평생보장,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1년만 잘 견디면 30년 이상은 보장될 거라고, 지금이 너희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한 치’라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다시 날기 위해서 필요한 것 역시 그 ‘한 치’가 아닐까? 처음엔 유사 교육프램과 차이가 없을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시작한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가 내게 ‘한 치’의 날개가 되어 주었다.

허새나 연구원의 차분하면서도 정돈된 진행과 출입문 밖에서부터 우리를 맞이해 주는 박소진 보조연구원의 기분 좋은 인사는 다양한 신분의 교육생들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어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나처럼 퇴직 후 삶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니어들에게 꿈과 희망, 노후에 잘 사는 방법을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센터장을 비롯한 훌륭한 강사분들이 열과 성의를 다해서 알려주었다.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를 통해 내가 느낀 것들을 차분히 되돌아 보자면,

첫째, 은퇴 후 8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심도 있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적절한 계기가 되었다.

둘째, 퇴직 전 막연하게 사회적기업을 동경하였는데 성남 굿네이버스와 아름다운가게 이매점을 방문하면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과 더불어 철저한 준비 없이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셋째, 내적인 환경요인으로 가정에서 위치, 아내와의 관계, 자녀와의 소통, 재정 능력과 외적요인으로 사회적 비전, 인간 관계,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여 나의 포지션을 재정립하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활동 목표를 설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미래 명함 만들기 시간에 ‘실버 변화 연구가’란 장점을 살린 ‘타이틀’을 정하게 되었는데 시니어에 대한 사회적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

넷째, 나의 취미와 특기를 최대한 발굴하여 단 재능 나눔 등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소중한 인연이 된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 1기 동기 10명과 협동조합, NPO 활동, 공동체 마을 만들기 등의 여러 사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은 무엇인지,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단체는 어디인지, 선별해 나가고 있다. 교육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불씨를 모아 성남 지역에 큰 등대 불을 밝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다섯째, 행복한 노후를 위한 생애 주기별 자산 설계 기법을 통해 노후의 생활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주어진 생활 여건에서 효율적인 금전 출납 계획을 세우면서? 인생 2막에서 돈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여섯째, 관심 있었던 분야의 각종 자료를 모아 출판하기, 자서전 쓰기 , 가족 사진첩 만들기 등의 정보를 공유하여 개인의 필요한 부분 이외에도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에게 다가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길지 않은 교육기간 동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삶을 살아야지 눈 감을 때 미소 지으며 행복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인생 2막에서 할 일은 세상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주위의 많은 지인들에게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를 소개하는 홍보대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 교육생임을 자부심을 갖고, 지혜롭게 미래를 설계하며 인생의 황혼을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 든든한 길동무가 된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기원하고, 앞으로 더 많은 시니어들이 <KB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에서 멋진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_ 정구복 (제1기 KB 희망센터 행복설계아카데미 수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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