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광주자원봉사단>

80년 광주에서 피어난 희망

1980년 9월, 참혹한 학살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광주에서 묵묵히 희망의 씨앗을 심었던 사람들이 있다. 70년대 말부터 광주와 나주 인근 육아원, 재활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이들이 모여 ‘자원봉사단’ 설립에 뜻을 모았다. 바람직한 활동방향과 그 활동을 지속할 방안은 무엇인지를 두고 고민한 끝에 ‘연대 기구’를 결성키로 한 것이다. 당시 사회복지시설들의 당면과제는 낙후시설 개보수를 위한 안정적인 재정확보. 이를 계기로 연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연대체를 구상하게 된 것이다.
”?”수차에 걸친 논의 끝에 그 해 12월, 광주자원봉사단(Kwangju Volunteer Corps)이 출범했다. 광주지역 대학생과 청년뿐 아니라, 영명 스님과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 단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며 자원봉사단의 산파역할을 했고 이후에는 주로 광주시내 대학생들이 활동의 주축이 되었다.
”?”

특히 치의과대학과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참여해 활발한 치과진료활동을 벌였다. 1983년 8월 충현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이래, 20여 명의 광주 시내 병원장들이 해마다 1천만원을 후원하면서 활동의 지속성이 보장되었다. 또한 1985년 11월에는 광주교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습을 시작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광주자원봉사단은 사무실이나 상근활동가를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정해진 회비도 없다. 오직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만나 소통하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스레 하나로 어우러질 뿐이다. 주말이면, 활동지 별로 일정을 마친 뒤 식당‘샘터’에 모여 식사를 하고, 밥을 먹으며 뒷모임을 하고, 조선대학교 ‘알코올랜드’에서 뒷풀이를 한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수련회에서는 회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함께 모여 2박3일간 교육 겸 ‘휴가’를 보낸다. 회원들이 결혼할 경우 축가를 선사하고, 회원생일을 꼬박꼬박 챙긴다.
”?”이런 회원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는 바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천천히 쉬어가고 돌아갈 지라도, 같은 길을 함께 가기를 바라는 자원봉사단원들의 마음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기회비를 걷는 대신 수익사업을 함께 하고, 멋진 포스터와 교육자료 대신 ‘촌스러운’ 대자보 작업을 고집한다. 자원봉사단 회원들은, 동료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이 자신을 바꾸고 세상의 희망을 만드는 것이라 굳게 믿는다.
”?”

최근엔 신입회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직장인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자원봉사단 활동이 계기가 돼, 사회복지나 유아교육학과로 진로를 바꾸거나, 종신앙의 길로 들어선 이들이 적지 않다. 회원들은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새롭게 느끼고 배운다. 그들은 자신들이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다고 입을 모은다. 봉사란 주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임을 몸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요즘 광주자원봉사단은 예년에 비해 유달리 쌀쌀한 겨울을 나고 있다. 상승세였던 가입 신청이 줄고 있고, 활동지도 애육원, 희망원, 태환원 3곳으로 줄었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사무장, 팀장을 비롯한 주요임원들이 연임하거나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생겼다. 활동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때문에 광주자원봉사단이 지금 심각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취재를 하면서 누리집을 둘러보니 임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상황, 많은 메뉴나 활동의 답보상태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재도약을 위한 잠깐 동안의 정체기일 뿐이라고 낙관하는 이들도 많았다. 실제로 막상 광주현지에서 인터뷰를 요청하자, 20여 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여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켜 주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OB회원들 역시 꾸준히 가족모임을 이어나가며 변함없이 ‘동행’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도 있었다. 희망의 군불은 아직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돌아오는 2월, 광주자원봉사단의 정기 총회가 예정돼 있다. 봉사활동의 현재를 짚어보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좋은 기회다. 누리집 대문을 열자, 화면 오른 편에 한 편의 시가 유유히 흐른다. 말미에 오르는 제목이 오래도록 눈길을 잡아끈다.‘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너무 큰 것은 아니고
그저 소박한 나날의 삶을 함께하며
땀흘려 일하는 기쁨의 사이사이에
함께 있음을 확인하고
이것이 비록 고통일지라도
그래서 다시 보람임을 믿을 수 있는
맑은 웃음소리로 여러 밤의
눈물을 잊을 수 있게하는 그대여 희망이여
그대와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 도종환

[글/ 이재흥 _ 해피리포터, 사진제공/ 광주자원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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