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참여연대_개괄, 시민참여 팀>

미완의 민주주의
2007년 11월 6일, 참여연대는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함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간부 3명과 이들의 불법비자금 조성을 도운 우리은행, 굿모닝신한증권 담당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내용을 바탕으로, 삼성관련 비리의 몸통이자 핵심인 총수일가와 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들이 이건희 회장 아들 이재용씨의 불법경영권승계를 돕기 위해, 분식회계, 위증 및 증거인멸, 뇌물공여, 금융실명제 위반 등의 죄를 저질렀다고 밝히고,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엄정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997년 3월 ‘삼성전자 전환사채 발행무효소송’을 제기하며 삼성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지 꼭 10년 만의 일이다.

”?”1994년 9월 창립한 참여연대는 그동안 법과 제도개선을 통한 더 많은 ‘일상생활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언론, 정치인, 재벌, 관료 등 기득권층은 여전히 사회전반으로 민주화가 확산되는 것을 가로막았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 사업으로 정한 것은 ‘국민생활 최저선 운동’이었다. ‘국민생활 최저선’이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받고 어려운 삶을 사는 이들의 처지를 공론화하기 위해 참여연대가 새로이 창안한 개념이다. 일반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캠페인을 벌인 것은 물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을 통해 국민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보장하라며 국회의원들을 압박해 나갔다. 결국 국회는 입법청원을 받아들여 1999년 여야합의를 통해 법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난 2004년 여름에는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 희망UP 캠페인’을 벌여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법 제정 이후에도 여전히 최저생계비가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있을 뿐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 계층의 열악한 처지를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 그동안 물가인상률 수준으로 증가해온 최저생계비가 2007년에는 8.9퍼센트로 인상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사안에 대한 확실하고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를 책임지는 참여연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평가받는다. ”?”참여연대는 꾸준히 새로운 운동방식을 개척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왔다. 2000년 12월 이재용씨에 대한 증여세 과세를 촉구하며 윤종훈 회계사가 국세청 앞에서 최초로 선보인 1인 시위가 대표적이다.

당시, 같은 건물에 외국공관이 있어 100미터 이내에서는 ‘시위’가 불가능했는데, 법조항을 꼼꼼히 살펴 2인 이상이 아니면 시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새롭게 선보인 시위방법이다. 또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총선시민연대를 결성해 벌인 ‘낙천낙선운동’은 시민들뿐 아니라 전세계 언론의 큰 주목을 받으며 성공을 거두었다. 삼성 등 재벌그룹들의 주주총회에 소액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불법적인 경영권승계 시도와 분식회계 의혹에 문제를 제기한 ‘소액주주운동’도, 활발한 재벌개혁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익숙해진 이 같은 시위방법들은 그동안 집회 일색이었던 시민사회단체의 운동 폭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했다.

활동의 든든한 버팀목 시민참여
참여연대의 활동분야는 의정감시, 사법감시, 행정감시, 노동사회, 조세경제, 평화군축, 국제연대 등으로 나뉜다. 사실상 사회 전 분야를 망라한다고 할 수 있다. 상근활동가들은 해당 분야를 매일 감시하고, 비판하고, 제안하고, 알리는 1인 4역을 소화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홈페이지를 보면 제목별로 줄줄이 자료가 나열돼 있어, 흡사 언론사를 방불케 한다. 시시각각 논평과 성명을 발표하는 참여연대의 활동상황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서별로 올리는 성명서와 보도자료, 정책제안이 많게는 하루에 30~40건에 이른다.

“참여연대가 여타의 시민단체들과 달리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정당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이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공학에 휘둘려 빈번하게 분당, 합당, 창당을 반복하다보니, 사회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을 생산하고, 사안들에 대해서 논평을 하는 등 정당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 했던 거죠. 이들을 대신해 참여연대가 사실상의 정당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민들이 사회지도층의 청렴도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시민사회단체를 더욱 믿고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아요.””?”최현주 시민참여팀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이 참여연대 활동의 ‘뒷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전했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도시락기금’을 만들어 엥겔계수가 높은 상근자들의 살림을 지원하고, 필요한 사무집기를 구해와 ‘날개를 달아주며’, 안내데스크와 활동부처 곳곳에서 자원활동을 펼친다. 무엇보다 9천700 여명의 회원들이 매달 납부하는 소액후원금 7천만원은 참여연대의 완전한 ‘재정독립’을 가능케 해, 날선 사회비판을 펴는 원동력이 된다.

항간에 떠도는 비판과는 달리, 정부로부터는 연구용역 등 그 어떤 재정적 도움도 받고 있지 않으며, 독립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되는 개인 및 단체의 후원금 역시 받지 않는다고 한다. 최 팀장은 흔히들 얘기하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 역시 결코 옳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울화가 치밀어요.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는데 말이죠. 수구보수 단체들이 흔히 하는 근거 없는 비판 가운데 하나입니다. 엄청난 노동 강도를 자랑하는 한국사회에서는 개개인의 충분한 여가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모든 회원들이 사안마다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운동이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시민들의 참여수준도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집회에 참여하고, 회비를 납부하는 것도 당연히 ‘참여’죠. 또 평소에는 그렇게 조용히 활동하다가도 중요한 이슈가 터지면 많은 분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시기도 하구요. 애초에 권력감시 운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참여연대에게 그런 비판을 하는 것은 마치 ‘청소하고 있는 사람에게 밥하라고 닦달하는 격’이죠.”

”?”시민교육은 2006년 참여연대가 향후 10년간 주력할 활동분야 중에 하나로 채택한 사업이다. 2007년 본격적으로 인원을 꾸려 세대별, 시간대별로 주경야독, 시민운동 현장체험, 굿모닝 세미나, 청년연수, 인권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기대이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세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씨가 진행한 주경야독 강좌는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고 한다. 격변기 한국사회의 큰 변화 흐름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008년에는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체험활동 못지않게 교육의 비중을 높이고, 자원활동에 가장 꾸준히 참여하는 주부와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해피시니어’ 등을 참조해 후반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활동가들과 회원들 사이에 소통 기회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부서별로 2~3명의 간사가 있는 현실에서 여력이 없기도 했지만, 늘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이슈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일일이 수렴하는 것도 쉽지 않구요. 일주일에 한 번씩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중요사안은 대량문자를 발송하고는 있는데, 앞으로 홈페이지개편을 통해 더욱 보완할 생각입니다. 올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민교육강좌와 대학생 인턴쉽프로그램도 강화해나갈 예정이구요.”
최 팀장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한다.

격변하는 사회 한 가운데 우뚝서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2007년 11월 21일 오전 참여연대 앞에서는 일련의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삼성을 옹호하기 위해 모여든 뉴라이트 전국연합 회원들이었다. 그들은 ‘좌익세력들이 대한민국을 침몰시키려 한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 참여연대, 청와대를 싸잡아 비난했다. 오후에 경제조세팀의 삼성비리관련 공개세미나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긴장감이 한층 더 했다. 최일선에 서서 권력의 중심부와 맞부딪쳐야 하는 참여연대의 숙명을 생생하게 드러내 주는 장면이었다.
”?”
참여연대는 현재 신입활동가 정기채용을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통인동 새 보금자리로 옮기는데 역량을 집중하느라 간사들을 뽑지 못해 모든 부서가 일손부족이다.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옮겨왔다는 최현주 팀장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와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 무엇보다 생생한 사회변화의 현장에 늘 함께 할 수 있음을 일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박봉과 밥 먹듯이 하는 야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10년간 자리를 지킨 이유이기도 하다. 튼튼한 체력과 사회진보에 대한 열정만 가득 하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글/ 이재흥, 이효정 _ 해피리포터, 사진제공/ 참여연대,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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