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대구 거리문화시민연대>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대구. 이 도시 이름을 듣는 순간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고담도시’ 아니면 ‘보수도시’ 일 것이다. 큰 사건 사고들이 끊이질 않았고,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에다 보수적인 기질이 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덕분에 ‘대구’ 앞에는 항상 이 반갑지 않은 수식어들이 따라 붙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거리가 살아있는 도시, 대구’로 불러 보는 것이 어떨까? 닫혀 있는 줄로만 알았던 도시 대구에 문화와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심지의 삭막한 ‘거리’와 우리 동네 ‘골목’까지 아우르며 문화와 예술, 소통의 공간을 이야기하는 ‘거리문화시민연대’의 최정현 팀장(거리문화시민연대 문화복지팀장)을 만나보았다.

거리문화시민연대

‘거리문화시민연대’는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아직까지 멀게만 느껴지는 문화와 예술을 일상의 공간인 ‘거리’로 끌어오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렇다면 왜 ‘거리’인가? 도심지에서 ‘거리’와 ‘골목’은 대표적인 공유공간으로 사람과 사람이 정보를 주고받는 장이자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역동적인 길거리문화가 만들어지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월드컵 거리 응원, 촛불 시위, 각종 거리 축제 등을 통해 도시의 거리가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재등장하고 있다. 도심의 거리를 채울 살아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래서 ‘거리문화시민연대’는 거리와 골목을 문화적 소통의 코드로 삼아 거리의 문제에 화답하는 방식으로 ‘문화’의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대구에는 없다? 있다?!

대구의 보수적 성향이 과연 거리 문화에서도 나타나는지, 현재 대구의 문화 수준은 어떤지를 묻는 해피리포터의 질문에 최정현 팀장은 ‘거리문화시민연대가 뭐 하는 곳이에요?’라는 질문보다 대답하기 어렵다는 반응으로 말문을 열었다.

예상 외로 대구 시민들은 거리 공연과 예술에 대해 다른 중소 도시 시민들보다 관심과 참여도가 높다고 한다. 그 동안 얼마나 문화에 목말라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대구 시민들은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인색한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부터 가치화하는 것도 필요한 일임을 최정현 팀장은 강조했다. 또, 개인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고, ‘표현’이 부족한 대구 시민들의 특성이 우리가 가진 가치 있는 것들을 보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리문화가 서울에 비해서 아직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류공원, 신천 등 대구 각 지역에서 존(zone)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구의 재발견-『대구 신新택리지』

제작기간 약 6년, 참여 인원 100여명, 답사거리 약 2100km, 대구시민 1000여명의 생활사, 장소 증언. 이 대단해 보이는 수치들조차도 올해 3월 거리문화시민연대에서 발간한 『대구 신택리지』를 설명하는 데는 부족할 것 같다. 단순한 ‘지도 만들기’ 작업이 아니라, 공간이 가진 역사와 문화를 지도에 그려내는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곳’을 찾을 수 있는지를 기술한 지리지였다. 2007년의 거리문화시민연대는 어지럽고 삭막한 도시-각종 상행위, 광고, 자동차로 가득하다-에서 이중환의 택리지 정신을 본받아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지켜나가는 문화운동으로서 지리지 『신택리지』를 발간했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각종 자료들을 현장에서 검증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신택리지』는 전문적인 역사 지식이 아니라 ‘기록되지 않은 자’, 즉 우리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사에 응하는 시민들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해, 그것만 믿고 찾아갔다가 아무 것도 없어 돌아온 경우도 있었고, 기존의 문헌 자료들조차 짜깁기에 불과한 것이 많아 일일이 확인했다고 한다.

역사는 경주 유적지에 가야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작업을 통해 도심 곳곳에 서려 있는 역사, 골목 곳곳에 숨은 생활사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최정현 팀장. 『신택리지』는 앞으로도 계속 발간될 계획이다.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는 신택리지가 없이도 우리 모두가 거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한다.

”?”숨은 자원, 거리문화해설사

거리문화해설사는 거리시민문화연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답사 프로그램의 가이드를 가리킨다. 답사 참가자들에게 대구 근대 100년의 역사를 소개하는 문화자원봉사자로서 대구의 저잣거리, 골목문화재, 고택 등을 안내하고 교과서에는 없는 대구 안의 문화유산을 안내한다. 현재 남구 시니어 클럽과 연계하여 10회 정도의 강의를 통해 거리문화해설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클럽의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주부들의 참여도 높다고 한다.

최정현 팀장은 자원봉사자들을 ‘숨은 자원’이라고 표현했다. 해피시니어의 취지 또한 인생의 후반전에 다다른 인재들이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에 ‘숨은 자원’이라는 표현에 공감하였다. 골목에 들어서면 어르신들과 주부들은 해박한 지식에 자신들의 주관적 견해, 개인적인 경험까지 덧붙여 이야기를 풀어낸다. 답사에는 10대 청소년부터 직장인, 시의회 의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직업의 사람들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잘 몰랐던 대구의 역사, 문화를 들을 수 있고, 거리문화해설사들은 평소 제한적이던 활동공간을 벗어나 대구의 중심 도심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렇게 거리에서 문화를 이야기 하는 동안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소통의 길이 열린다.

물론 어르신, 주부들뿐만 아니라 대구의 거리가 궁금한 사람, 골목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리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행사 자원봉사자를 수시로 모집하고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려 보도록 하자.

거리문화시민연대는 2002년 8월 여러 단체들과 함께 도시의 가치를 축제 형식으로 드러낸 ‘거리문화축제’를 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몇 년간 축적해둔 거리와 골목에 대한 자료와 청소년 문화지도를 전시하고, 골목의 소리를 담은 라디오방송을 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렸다. 거리문화시민연대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삭막한 거리에 꽃 한 떨기 던지는 일일지라도 대구시민들과 함께 축제를 만들어가며 도시에 대해서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대구의 가치를 재발견한 사람들, 이제는 대구 사람들이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주어야 할 때이다. 우리 함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거리를 만들어 보자.

”?”[이주영_해피리포터]

대구 거리문화시민연대

전화 : 053) 291-7572
e-mail : arfhub@hanmail.net
홈페이지 : http://www.streetcat.or.kr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3가 8-6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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