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중앙 정치권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핫 이슈로 부상해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논란과 관련해 중앙의 시각과 지역의 현실을 점검하는 연속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그 첫 순서로 지난 22일 이미 행정체제개편을 단행한 제주의 경험을 통해 구체적 쟁점을 짚어봤습니다.


☞ 제주일보 기사원문보기
* 이 기사는 저작권 협의하였습니다.

제주일보사를 비롯한 전국 9개 지역 유력 일간지가 참여하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는 22일 제주에서 ‘행정체제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를 대주제로 첫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제주일보사 5층 회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성과와 과제, 그리고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진행됐다.

”?”

■특별자치도 출범에 대한 평가

▲윤석인=행정체제 개편 문제가 올해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 제주를 찾은 것은 2006년 7월 개편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과와 한계를 들어보자는 차원이다. 제주는 ‘도-4개 시.군-읍면동체제’에서 이미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도-2개 행정시-읍면동체제’ 로 운영하고 있다.

▲오인택=1985년 특정지역 제주도종합개발계획 수립과정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국제자유도시를 관리.운영하는데 적합한 특별지방행정체제로 가는게 반영됐고 효율성과 민주성 차원에서 접근했다. 의사결정과정을 단순화해 투자 유치 등 측면에서 처리 기한이 단축됐다. 경제적인 효과면에서도 2년 7개월간 2300억원의 예산이 절감됐다. 다만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등 노력을 해 나가겠다.

▲김병립=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지방자치사의 획을 그었다. 하지만 당초에 기대했던 성과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권력 집중화, 제왕적 도지사 체제로 주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 수는 줄이기로 했는데 오히려 늘었다. 도농복합도시 편익분석결과를 보더라도 비용절감을 많이 못했다고 본다.

▲양덕순=제주 여건과 특성에 맞는 지방자치를 해야만 효과를 나타낼수 있다.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없애는 대신 행정의 민주성과 도민 역량, 제도적 장치를 갖고 바꿔보자는게 출발점이었다. 과연 최적의 모형이었느냐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이지훈=아직까지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사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데도 당시 법인격인 4개 시.군중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에서 반대쪽이 많았는데도 제주시에서 찬성쪽이 많아 개편됐다는 것이다. 또 행정 권한만 강해졌을뿐 행정을 감시하는 의회의 권한, 시민사회단체와 주민의 권한은 대등하게 주어지지 않았다.

▲김태윤=기초자치단체라는 행정계층을 없애고 중앙정부로부터 새로운 권한을 이양받는 것 등이 혼재돼서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쟁력을 높일수 있느냐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의 경험이 전국 행정계층구조개편 논의에 플러스가 될 것이다.

■대동제 도입 논의

▲윤석인=제주에서 행정구조 재개편 방안으로 대동제(大洞制)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행정시를 폐지하고 읍면동 행정구역을 광역화해 준자치단체 지위를 부여하는 ‘도-대동’ 구조로 단순화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병립=도의회는 ‘제주특별자치도행정구조연구회’를 발족시켜 연구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행정구조개편 문제를 놓고 도지사 출마자들의 공약으로 채택할수 있는 안을 만들 것이다. 주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대동제로 가느냐,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느냐 등 여러 가지를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다.

▲오인택=행정체제가 변화하려면 역사성과 현실적인 문제, 실천가능한 것인가 등 여러 가지를 판단해야 한다. 현재의 행정체제로 바뀐지 2년 반 지났는데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게 더 선행돼야할 것으로 본다.

▲양덕순=대동제는 구역을 넓히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권한과 사무를 어떻게 재배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 체제에서 다시 기초자치제를 부활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대동제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자체적으로 할수 있는, 생활자치를 할수 있는 권한 정도로 본다.

▲이지훈=3년이 지난 후 잘못 판단했다면 되돌릴수 있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기초자치단체 든 대동제 든 하나의 자치권을 부여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핵심이다. 단순한 준자치권은 대단히 애매모호하다. 법인격을 줄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숫자의 많고 적음에 따른 효율성만을 따져 통합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김태윤=대동제는 권력구조, 행정구역, 권한이양 등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기초자치단체가 가졌던 부활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지역주민 정서 등과 맞물려있어 내부적인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경쟁력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주민자치

▲윤석인=주민참여 제도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양덕순=제도적 장치는 상당부분 있지만 이것을 활용하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높은가는 별개의 문제다. 주민 참여 효과가 부족하다는 객관적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고 본다.

▲김병립=각종 위원회를 보면 도지사의 측근을 많이 기용해 거수기 노릇을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위원회에 제도적인 권한을 줘서 운영하지 않을 경우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위원회도 지역 여론을 전달하고 지역문제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권한이 없다. 도의회가 ‘주요업무 자체평가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행정을 평가하려 했지만 제주도의 위헌 소송 제기로 대법원에서 패소한 일이 있다. 원천적으로 주민 참여를 봉쇄하려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오인택=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수 없을 만큼 활성화됐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아직 안되고 있지만 다른 주민참여 부분은 제도적으로 돼 있다.

▲김태윤=제도와 운영. 주민자치역량 세가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다만 주민자치위원회는 특별자치마을 가꾸기를 경쟁적으로 하면서 주민 스스로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참여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중앙 권한 이양과 자치 권한

▲윤석인=중앙 권한을 이양 받으면서도 국제자유도시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중앙정부가 실질적인 권한을 안준다는 얘기가 있고 중앙정부는 자치역량을 거론하며 단계적으로 주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오인택=아직 중요한 권한 자체를 이양받지 못하고 있다. 재정, 조세, 도시계획 등이 그렇다. 지금까지는 권한이양 방식이 개별적인 ‘가지’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몸통’ 수준의 포괄적인 일괄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김병립=특별자치도를 만들때는 당초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권한을 이양해 준다고 했지만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1700여건의 권한을 이양받았지만 국제자유도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는 핵심권한은 하나도 없다. 조례를 독자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법률 범위’내로 대통령령이나 중앙정부의 규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덕순-도민들은 완전한 자율권을 생각하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지방분권의 시범적 성격이라는 시각으로 괴리가 있다. 이를 합치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또 일괄이양 방식은 중앙정부와의 단절이나 국비 지원을 못받으면 자칫 발목을 잡힐수 있다.

■자치경찰제와 교육자치제

▲김태윤=자치경찰단은 현재의 인력규모로는 고유사무와 업무협약 사무 전체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자치경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양덕순=자치경찰제 실시는 제주공항 호객행위 단속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자치경찰의 시범 실시를 보장하고 정착될수 있도록 예산 배분을 중앙에서 해줘야 한다. 교육자치는 사실 말 뿐이다. 교육의원 직선제가 실시됐지만 지방의회내에서 갈등 조장 문제가 있다.

▲김병립=현재 자치경찰은 음주운전 단속권한 등이 없어 국가경찰로 이첩, 처리하고 있다. 자치경찰에 대한 수사권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교육자치도 교육의원 후보자격의 제한에서 오는 대표성과 고령화문제, 선거구가 지나치게 넓은 데서 오는 선거과정상의 문제 해결이 요구되고 있다. 일반의원들로 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오인택=자치경찰은 공항과 항만. 한라산, 관광지 등의 관광사범과 축산폐수 불법배출 등 환경사범 지도단속. 비상품 감귤 유통 단속 등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

  • 1makehop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