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지난 해 12월 11일, 희망제작소에서는 (사)흙살림 이태근 회장의 초청강연이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 부설 농촌희망본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농업고수로부터 듣는다’의 12월 강연이었습니다. ‘농업고수’라는 표현이 본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농민들과 함께 편안히 이야기 나누길 원했던 이 회장이 생각하는 흙을 살리는 농업의 길은 무엇일지 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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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흙사랑 시작은 이렇다. “제가 서울에서 대학 졸업하고 84년에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그 때는 농사 잘 짓는 것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 모아서 세상을 바꿔보는 것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흙에 대한 연구는 9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흙살림은 이름 그대로 흙을 살리는 방안을 연구하는 곳이다. 흙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농약이나 화학비료 대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그는 일찍부터 친환경유기농업에 필요한 미생물 등 유기농자재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단계별로 생산, 인증, 유통, 정책, 농민들의 철학 이 모든 것이 결합된 형태가 친환경유기농업입니다. 친환경농업은 여기서 인증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이 모든 것이 같이 움직여야 성공합니다.”

농업과 철학, 이 두 가지는 언뜻 보면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이지만 이 회장은 농민들의 철학도 인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이 없으면 친환경유기농업의 길은 힘들다는 것이다. “오리로 제초를 하면 오리에 관한 나름의 개똥철학이 생기는 것입니다. 철학이 없으면 유기농업이 쉽게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초제 대신 오리를 이용하면 힘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입니다. 오리는 밥도 줘야하는 등 계속해서 관리를 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하나씩 개발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농법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 중 하나를 갖고 인증을 받고 판매, 유통하는 것이지요.”

‘흙살림’이라는 이름도 괜히 ‘흙살림’이 아니었다. 이 이름에도 이 회장 나름의 철학이 들어있었다. 흙이 죽지도 않았는데 무슨 흙살림이냐 말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그는 그의 철학이 담긴 ‘흙살림’이라는 이름을 고수했다. 친환경 농업의 핵심이 바로 흙을 어떻게 살리는가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철학만 갖고는 안되고 철학으로 대표되는 생각, 정신이 기술과 결합돼야 진정한 유기농업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국가 전반적인 시스템과 도시 소비자의 무지한 소비행태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제가 매일 주장하는 것이 우리나라 전체를 유기농업지대로 만들자고 하는 것입니다. 쿠바와 같은 나라는 이러한 시도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경우지요. 그러려면 우리나라의 농업 기술이나 소비자의 변화도 거기에 맞춰져야 합니다. 우리의 친환경유기농업은 위기국면에 있습니다. 생각이 새롭게 바뀌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흙을 살리지 않고 하는 농업은 다 가짜인 것입니다.”

이 회장은 강연 도중 청중들이 지루해 할까봐 흙살림 연구소에서 며칠 전에 개발했다는 물에 뜨는 돌을 가져와 보여주었다. 투명한 컵에 물을 넣고 그 위에 돌과 씨앗을 뿌리면 며칠 지나지 않아 식물이 싹 틔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교육용 상품이었다. 아이들 교육용으로 개발한 것이란다. 강연 내내 흙을 살리는 길이 농업이 가야할 길이라고 역설했던 그는 실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농업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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