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1 희망제작소 창립 5주년 프로젝트
박원순의 희망열차


지역마다 역사와 특성은 달라도 고민거리는 유사한가 봅니다. 희망열차 강원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자주 접했던 질문과 원순 씨의 답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Q. 젊고 우수한 인재들과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데 대학생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버립니다.

A. 교육이 필요합니다. 대학이 일자리를 주는 곳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준비된 인재를 사회로 내보내야 합니다. 내가 대학교 총장이라면 기본 교양공부를 마친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줄 겁니다. 그런 역할을 해준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변호사 시절 수원의 장안실업전문대라는 곳에서 변호사의 사무를 도와주는 사무원 교육을 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 사무원은 고소득 직종 중 하나입니다. 대학에서 요청을 해 데려와 보니 일을 잘 하더군요. 나중엔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곳곳에 이 곳 출신 학생들이 모두 휩쓸고 있더군요. 빈 틈새를 찾아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령인구만 남는 농촌,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귀농과 귀촌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귀농자 정착률은 20%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A. 희망제작소는 초창기부터 베이비부머 문제를 고민해왔습니다.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 전문직 종사자들의 제2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14기까지 진행해온 행복설계아카데미(행설아)입니다. 귀농귀촌아카데미는 아직 진행해보지 않아 어떤 결과를 낼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문직에 종사하셨던 분일지라도 평생 직장에서 살던 분이라 자기 분야 말고는 알기 어렵습니다. 행설아를 수강하신 분 중 새로운 세상을 봤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도시 은퇴자와 지역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또 언론이 농촌에 대해 낡고 보수적이라는 편견을 심어주는 것도 문제입니다. 농촌에 얼마나 기회가 많은지, 1차 산업 외에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Q. 지역에서 사회적기업가로 살면서 갖춰야 할 자세와 역할은 무엇일까요.

A. 운동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화려하지 못합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지만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모순적이지요. 저는 종종 ‘운동가에게 과연 좋은 날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등을 만들고 나서 성공을 누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새로운 일을 하게 됩니다. 그게 또 재미이기도 하지요.

전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사회운동가는 늘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를 잘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일반 기업가 못지않은 집요함과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것 말고 새로운 것이 없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다운가게를 하면서 간사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내가 좋은 일 하러 왔는데 왜 늘 채산성을 따지라고 하냐는 거지요. 그런데 아름다운가게는 이미 기업입니다. 지속가능성과 생산성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사회적기업가는 양면이 있습니다. 사회를 바꾸겠다는 운동가적 이미지와 더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적 마인드가 동시에 필요하지요. 정체성의 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A. 선진국을 다양하게 돌아보셨는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유망한 아이템이 있나요.

Q. 사실 우리는 늘 한 곳에 사로잡혀있거나 보던 것만 보게 됩니다. 저는 1년 중 3개월은 외국에 있는데요. 그런 곳을 가보면 도처에 무언가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하고 있지만 그걸 다르게 하거나 좀 더 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완전히 다르지만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걸 만드셨으면 합니다. 아니면 강원도에서 천개의직업 강연회를 열기를 권해 드립니다.

A. 지역을 위한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요.

Q.희망제작소에서 NPO 경영학교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여기 등록해서 배워가세요. 저는 사회가 결코 정체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어느 시대나 화두와 과제가 있는데, 이걸 잘 발굴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딱딱한 언어로는 불가능하지요. 말 한 마디, 스토리 하나, 이런 것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전달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경우 늘 수십 수백 가지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기부하는지 온갖 스토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건 학교나 언론, 정당 어디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쉽게 전달하고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지가 오늘날 소통의 문제입니다. 자기를 높이면 소통이 불가능하기에 저는 늘 낮은 곳으로 내려와서 소통합니다. 그렇게하면 사람들은 공감합니다.


글_ 교육센터 이민영 연구원 (mignon@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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