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1 희망제작소 창립 5주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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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희망열차


● [전라] 전체 스케치 (3월 6일 ~ 11일)

2년을 작은 시골마을에 숨어살았습니다. 제 스스로 “선택적 유배”란 거창한 수식어를 만들어내며, 세상의 가진 것을 내어놓고 나니 더없이 편한 마음으로, 그렇게 조금 낯선 삶을 살기로 하고 2년이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직은 더 배워야할 것들이 많기에 제가 속하고 허락된 공간에 감사하며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어느날, 문득 세상과 소통하는 인터넷을 통해 희망열차란 의미있는 행사를 알게되었습니다. 동행의 의미가 좋았고, 함께 하는 분들의 마음이 느껴져 용기내 신청했습니다.

가슴 떨리는 기다림. 얼마만에 느껴보는 떨림인지 모릅니다.

부디 지역 곳곳에서 희망을 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지치고 힘들어도 분명 누군가는 그렇게 지역에 남아 의미있는 활동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생각, 혹시 보이지 않는 희망을 보게되는 건 아닌지…

돌아와 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내가 본것은 희망 그 이상이였다고…”

● 2011. 3. 6 (일) 변산공동체

낯선풍경입니다. 밤늦도록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그랬고, 이야기 내내 거침없는 아이들의 자신감의 정체가 궁금했습니다. 부안 변산반도, 그리고 그곳에 산을 등지고 변산공동체가 있습니다.

초행길 낯선 풍광에 길을 잃은 저희 일행의 이정표가 되어준 것은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였습니다. “연기를 따라 오세요” 하는 전화기 너머 낯선이도 궁금했습니다.

동행한 원순씨와 이야기 내내 두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의 눈속에서 밤하늘 별빛보다 빛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분명 일반 도심속의 아이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거침없는 자심감의 정체는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밤늦은 시간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게 하는지…. 내내 궁금했습니다.

2011. 3. 6 (일) 부안독립신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역사가 멈춰섰습니다. 핵폐기물 처리장 반대운동 이후 저에게 부안은 잊혀진 지역이 되었습니다. 핵폐기물 처리장 반대운동이 뜨거웠던 부안을 꼭 한 번 찾고 싶었던 때가 있었지만, 너무 늦게 찾아갔나봅니다.  2011년, 부안에 당시의 뜨거운 열기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부안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부안독립신문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의 소리가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단순한 진리가 통하는 사회이기를 바라며………

2011. 3. 6 (일) 부안군청

부안이 해야할 일은 깊은 잠에 빠진 부안주민들을 깨우는 일. 잠든 누에를 깨워 부안누에타운을 만들어냈듯, 부안에 신재생에너지타운이 생겨났듯,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부안군민들이 오랜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그렇게 부안에서 희망 하나를 바라봅니다.

누군가는 지역에 희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각 누군가는 지역에서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믿음 하나로
힘을 내어봅니다.

2011. 3. 7 (월) 책마루 어린이도서관

거대 할인매장이 지역에 들어서며 책마루 어린이도서관이 지역에 생겨났습니다. 방문 당일이 휴관일이라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없었지만, 아이를 업고 분주히 저희를 맞는 책마루도서관의 얼굴은 보았습니다.

2011. 3. 7 (월) 한국순례문화연구원

길이 내게 묻습니다. “내가 가고 있는 그 길이 맞는 길인지”
길은 답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길이 없었고, 누군가 처음 그 길을 걸었고, 또 누군가의 발걸음이 보태졌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러 사람들은 그곳을 길이라 불렀습니다.
대답없는 길에서 다시 되묻습니다 “난 지금도 그렇고 가까운 미래도 지금의 이 길 위에서 나의 길을 가겠다고………..”

2011. 3. 8 (화) 교동아트

오래되고 낡은 것은 우리 사회에서 잊혀지고 없어져야 한다는 공식이 성립된지 오래입니다. 세상 공식과 반대로 가고 있는 교통아트는 그래서 신기하고 새로웠습니다. 세상의 상식과 달리가니 말입니다.

조금은 덜 부끄러워 해도 될 공간하나가 머릿속 기억 안에 들어와 앉았습니다.
부디 대한민국이 더 이상 건설공화국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2011. 3. 8 (화) 전북지역 청년공동체 별밭

별밭. 아직도 그들의 정체를, 그들에게서 반짝이는 무언가의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젊은 별밭이 꿈꾸는 세상은 분명했고, 행동하는 지성인의 모습 바로 그것이였습니다.

지역 사회 안에서, 그리고 지역 학교 안에서 깨어있는, 그리고 행동하는 지성인이 되기를,
앞으로 지역 안에서 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활동이 고민되기를 바라봅니다.

생각(사고)은 세계적으로 하고 행동(실천)은 지역적으로 해라.
문득 그 말이 떠오릅니다.

2011. 3.  8 (화)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화산농악대’ 어르신들의 풍악에는 흥이 있고 한이 있었습니다. 우리 농촌의 현실이 한이 되어 묻어났고, 현재의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통한 의미 있는 지역활동이 흥이 되어 묻어났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란 커다란 판에 지역주민들이 들어왔고, 탁상공론에서 벗어난 공무원들이 흥을 돋기 위해 기꺼이 들어와 앉았습니다. 지역의 이끌림에 귀농, 귀촌인이 들어와 자리했고, 그렇게 완주는 신명나는 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완주가 꿈꾸고 그려갈 모델이 5년 후, 그리고 10년 후 우리 농촌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완주에서 또 하나의 희망의 씨앗을 봅니다.

2011. 3. 9 (수) 목포사회복지관

자신의 자산을 나눈다는 건 대단한 용기입니다.
우리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생겨나길 바라며, 그리고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고, 그렇게 세상의 가치가 나눔으로 피어날 수 있기를 바라며…

누구보다 힘든 길을 선택한 복지관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대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2011. 3. 9 (수) 무안군여성농민회

어느 시골마을이나 아이의 울음소리가 멈춘지 오래입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먼 기억속 공허한 메아리가 된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마을로 돌아와 가정을 꾸리고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는 어느날 문득 학교에 들어서게됩니다. 우리 농촌 마을의 인사말 하나가 그립습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2011. 3. 9 (수) 나주사랑시민회

작은 공간 안에 참 많은 단체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서로가 가진 생각들, 고민들, 그것이 무엇을 위한 외침이고, 고민인지 혹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꿈꾸지는 않았는지요.

작은 행동 하나가 지구를 바꾼다는 나비효과가 지금 나주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봅니다.

2011. 3. 9 (수) 담양 교육희망연대

전라지역을 다니며 낯선 단체의 등장이 반갑습니다. 교육희망연대. 분명 그곳에는 아이들의 교육, 그리고 희망이란 두 단어가 상징처럼 들어와 앉아있으니 말입니다. 오늘날 아이들의 인성이 문제라는 공통된 말이 오갑니다. 그 아이들의 그릇, 그리고 거울이 우리 어른들이 아니였을까요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 그리고 틀 안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희망연대는 분명 다른 세상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환경미화원분들을 뵈었습니다. 그분들의 철학이 좋았고, 실천하는 행동이 좋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분들께 배워야할 덕목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11. 3. 9일 (수) 영광 여민동락

모여든 인파로 영광 문화예술회관은 만원입니다. 누군가는 어린아이를 업고왔고, 누군가는 교복을 입고 이 자리를 찾았습니다. 각자의 모습은 달랐지만, 그 다양성 속에서 모두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습니다. 여민동락. 앞으로 영광에서 만들어갈 그들의 활동이 기다려집니다.
 
여민동락이 위치한 곳에 10원이 가치있게 쓰이는 커피자판기가 있었습니다. 100원을 넣으면 10잔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참으로 작은 마을에 어울리는 얼굴을 하고 있는 커피자판기입니다.

2년전 귀촌을 하고 마을회관에 모여 겨울철 소일거리로 화투를 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전 10원이 얼마나 값진지, 그리고 10원이 사람을 눈물나게 할수도, 밝게 웃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10원도 값지게 제 역할을 다하는 곳. 그래서 여민동락이 사랑스런 모습이었나 봅니다.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값진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2011. 3. 10 (목) 광주국제교류센터

서로 마주앉아 자기 소개가 아닌 누군가를 소개하는 시간이 허락되었습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속 좁은 전 알고보니 제 이야기만 하고 말았습니다.

지면을 빌어 잠시 제 짝지를 소개합니다. 이름은 문소은, 국문학을 공부했고 베를린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인재, 문화ㆍ 국제교류ㆍ지역발전을 좋아하는, 그래서 지금은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영어 세미나ㆍ전시ㆍ 한국어교실을 함께 꾸려가는 국제교류센터의 식구…….응원합니다.

2011. 3. 10 (목) 시화문화마을연구소

낯선 거리 안에  이야기거리 하나가 생겨났습니다. 그 이야기 속에 내 이웃들의 이야기, 그리고 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함께 했으면 합니다. 공동육아방도 생겨나고 읽을거리가 많은 작은 도서관도 생겨나고, 상상만으로도 가슴뛰는 내 이웃들의 소중한 삶터가 더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봅니다.

2011. 3. 10 (목) 진안군청

멀리 보이는 산이 마이산. 누구 하나 알려주지 않아도 마이산의 범상치않은 모습은 보는 이를 압도하고,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진안군. 무엇보다 오랜 세월 주민 스스로 마을만들기를 실천했고, 귀농귀촌 1번지로 새롭게 태어난 진안을 보며, 그동안 걸었던 무거운 걸음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층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도 좋다고 허락합니다.

“진안 니가 있어 참 좋다”

2011. 3. 10 (목) 곡성교육희망연대

곡성교육희망연대가 준비한 노래 한 곡에 그들이 꿈꾸는 향기나는 교육이 묻어납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행복한 과일가게 (사랑의 이삭줍기 2 中)

김현성 글 / 곡

인생이 어떻게 익어갈런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향기가 나면 좋겠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달콤한 포도를 주고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는 새콤한 레몬을 주고

세상의 과일이 모두 모여 있는 곳
행복한 과일가게 나는 주인이랍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달콤한 포도를 주고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는 새콤한 레몬을 주지

세상의 과일이 모두 모여 있는 곳
행복한 과일가게 나는 주인이랍니다.

인생이 어떻게 익어갈런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향기가 나면 좋겠다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향기가 나면 좋겠다
향기가 나면 좋겠다

2011. 3. 11 (금) 장흥교육희망연대

낯선 풍경 하나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귀농초보들의 즐거운 대화는 엿듣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납니다. 그들의 올 한해 농사가 풍년이 들 수 있기를, 그래서 더 많은 귀농이웃들이 생겨나기를…

낯선풍경 둘,
종이컵 대신 들려있는 도자기컵이 강의실에 놓여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입니다. 생태를 생각해야한다고, 아이들의 교육현실을 논하던 그들이기에 스스럼없이 실천하고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장흥. 말처럼 길게 흥하는,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거리가 오래오래 기억될 장흥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1. 3. 11 (금) 보성 환경운동연합 외 단체

아직은 커뮤니티비즈니스가 낯선 이름인가 봅니다. 무언가 좋은 것 같은데, 선뜻 손이 가지 않나봅니다. “용기를 내세요.”
당신들이 바꿔야 지역이 바뀔 수 있습니다. 지역 안에서 자원을 찾아 새롭게 가치를 키워가는 일, 그렇게 어렵지 않답니다.

2011. 3. 11 (금) 광양 시립 중마도서관

맨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앞자리를 보니 꼬마 친구가 엄마와 동행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갑니다. 녀석 뭔가 신기한 장난감을 찾았나봅니다. 모자의 줄을 길게 늘여 코속에 집어넣고는 무엇이 좋은지 한참을 웃고, 한참을 미소짓습니다.

그렇게 녀석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주로 녀석은 웃기고 저는 마음 속으로 웃었지만, 주먹을 맞대고 하이파이브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낯선 이에게도 호의적입니다.

문득 가까운 미래, 새로 사귄 친구가 살아갈 세상이 궁금합니다. 못난 어른들 때문에 꿈이 꺾이고 방황하진 않을까.
 “기억하렴. 널 위해 응원할게. 내가 꿈꾸는 정직한 세상을 위해…”

2011. 3. 11 (금) 전라도닷컴

오래 전 잡지에서 읽어두고 가끔 따라다니는 이름 하나가 전라도닷컴입니다. 참 오랜시간 만들어내는 이가 궁금했고, 그들이 꾸려가는 세상과의 소통이 궁금했습니다.

그동안의 일정과 달리 야외에 무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너른 호수를 마주보며 전라도닷컴이 걸어온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느낍니다. 오랜시간 지켜만 봐와 선뜻 다가설 용기를 내지 못했는데, 그들의 활동에 작은 거름을 주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니…가슴 속깊이 응원합니다.

2011. 3. 11 (금) 순천 기적의 도서관

밤 늦은 시간 환하게 불 밝힌 공간이 있습니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곳엔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셨습니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정기용 선생님이 이 날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저희의 일정 중 마지막을 이곳에서 보내게 된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넘쳤나봅니다. 준비된 일정 중 노래소리를 듣고 참 많은 것을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어린 친구 하나가 강연 시간 맨 뒤에 편하게 앉아 책을 봅니다.
그 친구를 한참 동안 바라보니 문득 희망하나가 보입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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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그렇게 세상가득 희망 씨앗들이 자라고 있기에 아직은 살아낼 용기를 내어봅니다. 
고맙습니다. 일정 내내 따스한 마음으로 하나된, 공통된 생각으로 힘든 일정 함께해준 희망열차 식구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하나하나의 일정,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는 포도송이처럼 어느날 문득 꽃 피우고 열매맺을 겁니다.
곧 다시 전라도 일정 하루 하루의 작은 일상으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꺼내보도록하겠습니다.


충북 단양 소백산기슭에서
희망열차 동승자 신철경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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