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두 명의 필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일들을 소개합니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길 바랍니다.


혁신·교육思考
(9) 교육 문제, 디자인 사고로 해결해보자

한국의 교육(그것이 학교 안의 교육이든, 학교 밖의 교육이든)은 문제와 한계가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늘 새로운 교육, 좀 더 나은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은 왜 새로워져야 할까? 왜 새로워질 것을 요구받는 것일까? 그것은 교육이 우리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 함께 어우러지는 삶에 대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에 대해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 나아지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켄 로빈슨(Ken Robinson)은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의 강연에서 교육으로 ‘창의력’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2006년 2월에 진행된 TED 강연에서 그는 학교, 즉 현재의 교육제도가 창의력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딜 가든 동일한 교육체계로 동일한 과목을 공부하고, 주로 머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훈련을 받는 공교육, 취업을 위한 교육과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으로 전락한 공교육에 대해서 강한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다가올 미래의 과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창의력,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함께 더불어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안의 교육뿐 아니라 학교 밖의 교육도 중요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서 “나는 도대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하는 질문이 교육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는 나를 펜을 들게 만들었다. 이 글은 학습하는 과정에서 접한 새로운 실험들을 정리하는 탐구의 여정이 될 것이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도 동일한 질문과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 나은 행동과 실천 사례가 있다면 댓글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공유해주었으면 한다.

‘디자인’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하라

‘혁신’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우선 기존의 방식과 습관에서 벗어날 때, 낯선 것들과 만날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로운 교육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교육과 잘 연결해 생각되지 않는 것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미로 교육과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를 연결해 보자.

디자인과 교육 혁신이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에밀리 필로톤(Emily Pilloton)은 ‘변화를 위한 디자인 교육’이라는 제목의 TED 강연에서 그것을 1)교육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Education), 2)교육을 새롭게 디자인하기(Redesigning Education), 3) 교육으로서의 디자인(Design as Education) 이라는 3가지로 정리했다.
(참고:에밀리 필로톤의 강연 내용을 한글로 자세히 정리한 글)

‘프로젝트 H’라는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던 에밀리 필로톤은 공교육 시스템이 척박한 노스캐롤라이나 버티 카운티의 한 학교와 협력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 경험을 통해 그녀는 3가지 범주의 활동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교육을 위한 디자인’에 해당하는 활동으로는 학교의 공간과 환경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활동을 경험했다. 컴퓨터 실습실 공간을 다시 디자인 하는 것, 그리고 러닝 랜드스케이프(Learning Landscape)라고 하는 놀이터를 디자인함으로써 디자인을 통해 학습효과를 개선하는 경험을 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교육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활동으로는 교육 시스템 전체를 두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해 마련한 커넥트 버티(Connect Bertie)를 예로 든다. 파란 모양의 점으로 된 스티커를 통해 주의를 끌고, 공교육 체계에 인터넷 연결을 위한 기금 마련이 필요함을 환기 시켰던 이 캠페인을 통해 교육 시스템과 지역사회를 연결시키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에밀리는 세 번째 ‘교육으로서의 디자인’이 가장 즐거운 경험이라면서 ‘스튜디오 H’라는 교육과정을 운영한 경험을 소개한다. 그녀는 ‘교육으로서의 디자인’은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가 반영되어 가장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스튜디오 H의 커리큘럼은 학생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사회의 현안을 탐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제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발전시키고, 실험적인 모델을 만들어 보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디자인 사고를 습득 및 적용하고,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 방법을 알게 되고,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놀라운 교육적 효과를 달성하고 있다.

디자인 사고, 나의 교육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에밀리와 같은 실험과 시도를 어떻게 각자의 교육 현장에 접목해 볼 수 있을까?
‘교육자를 위한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 for Educators)’는 디자인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서 실제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서 ‘디자인 사고’를 ‘지역사회, 교실 안에서 의미 있는 해결책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는 창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디자인 사고란, 누구나 좀 더 바람직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종의 마인드셋(Mind-set)이며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행동을 취하는 과정이라고도 설명한다. 이들은 교실과 학교에서 교사들이 매일매일 새로운 디자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문제들은 교사들에게는 매우 실제적이고 복합적이고 다양한 문제이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과 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로 그것 중의 하나가 바로 ‘디자인 사고’라는 것이다.

그 ‘디자인 사고’를 행동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디자인 과정(Design Process)’이다. 디자인 과정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해 잘 조직된 접근방법으로, 교육 커리큘럼이든 공간, 교육 도구든 더 나아가 교육 시스템이든, 교육 현장과 관련된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선생님 개인 차원, 학교 교직원 차원, 자치구 차원, 지역사회 차원에서 활용하여 학생들과 교육 현장의 욕구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해본 사례들도 존재한다고 소개한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는 교육자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배우고 디자인 툴킷을 통해 영감을 불러일으키고자 5가지 단계로 구성된 툴킷을 만들었다. 자신들이 활용하는 디자인 방법론과 도구를 활용해 교육 현장에 맞게 정리한 이 툴은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1. 발견하기(Discovery): 문제와 도전 영역에 대해 이해하고 조사하기
2. 해석하기(Interpretation): 1단계를 바탕으로 의미를 도출하고 해결의 기회를 모색하기
3. 아이디어 내기(Ideation): 2단계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정의하기
4. 실험하기(Experimentation): 고안한 아이디어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피드백 얻기
5. 개선하기(Evolution): 배운 것을 기록하고 계속해서 발전시키기

툴킷을 따라 실제적인 ‘디자인 사고’의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준비단계에서 함께 할 팀을 구성하고 알맞은 공간을 선택하고 필요한 준비물과 재료들을 잘 갖추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또 팀과 함께 문제 영역을 이야기하고, 디자인 사고 과정을 진행할 실제적인 일정을 잡아서 실천해 보기를 주문한다. 툴킷은 현재 영문으로 작성되어 2.0버전이 배포되고 있으나 다행스럽게도 1.0버전이 한글로 번역되어 있다. 2.0버전도 현재 한글로 번역 중인 움직임이 있으니 조만간 2.0버전도 한글판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자, 그럼 이제부터 주변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여러분의 교육 현장, 교실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에 대해 디자인 사고를 적용해보면 어떨까?

글_ 이성은 (다음세대재단 유스보이스 프로젝트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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