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나는 난 오카타(Nan okata)이다. 나이는 22살이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버마(미얀마) 유학생이다. 한국에 와서 내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교육 수준이 높은 나라들이 많은데 왜 한국에 유학 왔어요?” 였다.

”사용자

내가 고등교육을 마칠 무렵 버마의 대학들은 군사 독재 정권 통치 아래 자유는 물론 실천적이고 폭 넓은 교육이 사라졌다. 나는 이런 교육환경에 대해 고민했고 외국에서 공부하는 꿈을 꾸며 기회를 기다렸다. 마침내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바로 한국의 성공회대학교였다. 지금은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의 민주화 역사, 경제발전 과정, 그리고 한국 사회가 지니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과 버마 간의 교류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은 버마의 미래다

내가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버마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과 버마는 비슷한 민주화 투쟁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성공적으로 이어졌지만 불행히도 1988년 버마의 민주화 운동은 군사 정권의 강력한 압박으로 인해 실패했다. 1962년부터 국가 권력을 장악한 독재 정권의 통치로 버마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버리고 두려움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12년 ‘버마의 봄’이라고 국제 사회에 알려진 버마의 민주화 과정으로 버마 사람들은 희망의 꿈을 꿀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다. 현재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는 버마의 정치체제는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나는 버마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려면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비교적 튼튼하고 강력한 투쟁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버마 시민사회는 50년 넘은 독재 군사 정권 아래 허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버마는 독재 정권의 시절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튼튼한 시민사회가 요구된다.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시민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깨닫게 되었는데 특히 이번 희망제작소 방문을 통해 더욱 깊이 있게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희망제작소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어느 언론매체에 게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터뷰 기사였다. 당시는 희망제작소가 ‘워커홀릭’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장으로 당선되기 전에 몸을 담았던 여러 시민사회 단체 중 하나 정도로 인식했을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희망제작소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현재 ‘따비에(THABYAE)’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버마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활동하는 단체로 지금까지 총 5권의 한국 동화책을 번역, 출판해 버마 난민촌 도서관과 고아원 등 여러 시설에 보급했다. (*따비에는 실제로 버마에 자생하는 나무로 평화와 행복과 안녕을 상징한다.)

지난 16일, 나는 따비에의 윤모아 간사의 소개로 희망제작소를 방문했다.다양한 시민단체로 구성되어 있는 한국 시민사회 중에서 희망제작소는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을 실천한다는 점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희망제작소에는 여러 개의 사업부서가 있는데 그 중 사회혁신센터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사회가 변화하고 진보의 길로 나아가려면 현식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는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직접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나의 아이디어로 사회가 바뀌는 가슴 떨리는 상상도 해보았다.

나는 더 나은 버마를 희망한다

한국이든 버마든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천과정은 사회가 안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결정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구호 성격을 띄고 있는 다른 시민단체들과 달리 실천적인 희망제작소 같은 시민단체가 버마에도 하루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사회혁신센터, 뿌리센터, 사회적경제센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교육센터, 회원재정센터 등으로 나눠져 많은 분야에서 시민들을 위해 실천적 활동을 실행하고 있는 희망제작소.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한 시간으로는 부족했다.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버마로 돌아가기 전에 꼭 희망제작소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그리고 희망제작소에서 경험한 것들을 버마에서 실천하고 싶다. 버마에 봄이 오는 그날을 희망하며!

글_ 난 오카타(Nan okata)
사진_ 윤모아 (따비에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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