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 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w-ing의 김감독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세상을 알았던 한 소녀(가명:김감독)가 있다. 13세 되던 해 부모님의 이혼으로 세 살 터울 동생과 쉼터 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던 한 소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기자의 시선이 아닌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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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돈 없어서 학교를 못 다니는 건 내 나이에 말이 안되죠. 그만큼 내가 끈질기지 못했고 간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수능을 1년 반 동안 준비했는데 결국 못 봤어요. 포기했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 뼈저리게 가슴 아팠어요.

그래서 지금은 영상을 만드는 것도, 대학가는 것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바쁜 게 나중에 꼭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거에요. 그죠, 언니?”

귤 10개 vs 노트북 10개

“제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 주제가 있는데,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갖는 의미에요.

어떤 생각을 했냐면요, 내가 귤이 10개가 있고 노트북 10개가 언니한테 있어요. 근데 내가 노트북을 갖고 싶어요. 그럼 언니는 “귤보다 노트북이 훨씬 가치가 있으니 귤 10개를 다 줘” 이렇게 해서 난 노트북 한 개를 갖게 되지만 언니는 귤 10개와 노트북 9개를 갖게 되는 거죠.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요.

먹는 것의 가치보다 컴퓨터의 가치가 왜 더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먹을 게 더 귀해진다면 그 가치가 더 커질 수 있잖아요. 가치는 늘 변화하게 마련인데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거 보면 가슴이 허해지는 것 같아요.”

초반부터 엄청난 내공을 발휘하며 기자를 주눅 들게 하는 김감독. 지난번 최정은 대표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그야말로 ‘청출어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보다 이건 내가 해야하기 때문에 한다고 말하는 게 더 좋아요.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싫어질 수도 있고 특히 힘들면 더 그럴 수 있자나요.

그런데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순간 싫증이 나고 짜증나도 목표가 있으니까 계속 하게돼요. 그러다 보면 결국 실현하게 마련이구요. 남들이 나에게 준 강제성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준 강제성이라 그런가. 그런 소명을 가지고 내 목표를 실현시킨다는 거, 내가 살아온 경험이 그냥 나한테 그렇게 하라고 하는 것 같아요.

나는 ‘실현’이랑 ‘가치’라는 단어가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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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내 영상, 나의 삶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얘기를 하듯, 얼굴에 홍조를 띠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의중을 드러내는 김감독 모습에서 새삼 인문학의 힘이 느껴졌다. 김감독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상처받은 자아와 화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의 도움보다도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보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나는 뭔가 만들어 내는 거, 그림 그리는 거, 글 쓰는 게 좋아요.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데 내가 시나리오 쓰면 꼭 촬영도 내가 했으면 해요.

난 표현이란 게 그걸 보고 내가 감동할 수 있어 좋아요. 남들이 감동하면 더 감사한 거고. 영상이라는 건 조금은 일률적인 매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는 그 사람이 나랑 이해관계가 달라도, 누구나 그리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파급력이 크다고 생각했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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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상처 치유하기

김감독과 동료들은 한 공무원에게서 “만날 하는 게 미용이나 네일아트나 요리 같은 거라 지원할 게 뭐 있냐 생각했는데, 얘네들 카메라도 들어? 영상도 만들어? 다큐도 찍을 줄 아네.” 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해에는 필리핀에서 여성단체들과 아시아NGO를 위한 연수원과 연계 해 교육도 받고 영화도 틀고 활동가들하고 얘기도 나누고 성매매에 관해 토론도 했을 정도로,지금은 전문가 못지 않은 내공을 자랑하고 있다고. 자신들의 의견을 당당하고 효과적으로 피력하는 그녀들 모습을 다른 활동가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올해 4회째를 맡고 있는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줄곧 자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상영하고 있는 김감독과 동료들. 그녀들의 열정 앞에 어느 누가 불가능을 운운할 수 있을까.

그녀들은 외적인 자활뿐만이 아닌 인문학 강의로 내적인 힘을 길러 영상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나아가 세상의 상처까지 치유하고 있는 중이다. 묵직한 문제의식과 통통튀는 재치로 무장한 김감독의 작품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가슴이 뛴다.

남과는 조금 달랐던 삶을 살며 쌓아 온 내공과 발칙한 상상력의 힘을 이제는 세상에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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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_ 최주희 / 해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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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리포터 최주희(josumi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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