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희망의 군집, 강산애의 숨은 일꾼을 만나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10월,
붉게 물든 산과 맑은 물 넘실대는 강으로 떠나고 싶은 날들이 많아집니다.

혼자보다 누구와 함께 가고 싶은 날,
좋은 사람들과 오순도순 얘기 나누며 떠나는 모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희망제작소 강산애 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월 20~30여 명의 후원회원들이 모여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그 곳,
강산애의 총무로 활동하는 멋진 여성 이상실 후원회원님을 소개합니다.

이상실 후원회원님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 “프리랜서 편집자예요. 주로 자기계발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요. ‘편집’이란 것이 좀 광범위해서 넓게는 원고 기획부터 취재를 아우르기도 하고, 좁게는 원고 교정교열 보는 일을 하는 거지요. 출판사에서 10여 년 근무하다 출퇴근하는 것에 대한 심각한 자기염증이 생겨 그만두고 나름 자유로운 일을 선택한 것인데, 이제 출퇴근 압박이 없는 대신 늘 ‘대기조’의 삶을 살아야 하는 또 다른 피로감이 있어요. 생계형 임금노동자의 현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엄중한 고난이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 희망제작소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 “박원순 시장님 덕분이지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친구가 무슨 산행모임을 가자고 하길래 선거운동 차원에서 도움 될 일이 있을까 싶어 가본 것인데, 그 모임이 ‘강산애’였어요. 강산애가 희망제작소 커뮤니티 중에 하나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거꾸로 강산애를 통해서 희망제작소를 알게 된 거죠.”

▷ ‘희망제작소’에 후원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무엇보다 희망을 제작한다는 취지가 사랑스러웠어요. 살펴보니, 정치적인 당돌함 없이 그야말로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일상에서 조용하고 따뜻한 변화를 일구고자 하는 진정성이 느껴졌거든요. 작게나마 ‘저에게’ 의미 있는 기부를 계속 하고 있던 터라 또 하나의 후원처로 가치 있는 곳이라 생각한 거죠.”

▷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활동 중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다양한 활동의 그 ‘다양성’을 제가 잘 꿰뚫고 있지 못하네요. 기본 관심은 충만한데, 아직 저의 일상에 진입하는 프로그램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아직 참여형이 아닌 거죠. 일단은 제가 1인 가구인지라 ‘새로운 가족문화 만들기’, 풍성하게는 마을공동체랄까 뭐 그런 것에 관심 있어요.”

▷ 강산애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데요, 강산애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그러게요. 저도 제가 이렇게 강산애 충성회원이 될 줄은 미처 몰랐어요.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모든 면에서 진폭이 너무 큰 모임이라 안착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곧 떠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도 ‘강산애’에 나름대로 ‘기생’하고 있네요. 강산애가 주는 가장 큰 힘이 ‘우리’라는 생의 연대감이거든요. 매달 첫째 주 토요일에 산에 가고, 또 셋째 주 일요일에 트레킹 떠나는 것이 고정 일정인데, 그때 이루는 풍경이 흡사 하나의 마을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부터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가 함께 움직이는 거죠. 옆집 사람, 앞집 부부도 끼어들고요. 너나 없는 공동체 부락이 소풍 나가는 것 같다니까요. 우리 사회에 ‘희망’의 밭을 일구는 데 있어 그 가치와 방향성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임인지라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큰 활동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아무튼 강산애는 요즘 보기 드문 따뜻한 희망의 군집이랍니다.”

▷ 강산애 활동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 “강산애에서 ‘가장’은 없는 것 같아요. 매번 특별함을 주는 곳이거든요. 정확히 표현하면 ‘다 함께 희망을’이라는 ‘강산애 정신’이 매번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안목을 만들어주는 거지요. 그럼에도 강산애 대가족 안에서 여섯 살 꼬마와 팔순 어르신이 함께 지리산, 설악산을 종주한 일은, 그 장면 안에 함께 들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잊지 못할 거예요.”

▷ 강산애 활동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후원회원들을 위한 한 말씀^^

▶ “정기 산행을 통한 체력단련 외에 강산애 안에 소규모로 동아리방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책사랑, 몸사랑 등. 누구나 자신만의 관심을 공유관심으로 등업해서 작은 모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방성이 있고, 또한 함께하고 싶은 행사나 함께 가야만 하는 곳에 함께할 수 있는 진한 연대성이 있지요. 무엇이든 함께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사람들의 모임이거든요. 여러 후원회원님들, 어서 오세요. 일단 한 번 다녀가시면 못 잊을 거예요^^.”

▷ 희망제작소가 앞으로 진정한 ‘희망’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희망제작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진정한 희망이란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의 희망’일 텐데요. 결국 나를 움직이고 지금과는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할 텐데요. 그러려면 ‘사소한’ 변화를 꿈꾸는 ‘작은 기획’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저기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마음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도들. 잘 기획되고 정선된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여하튼 제가 간단히 접촉할 수 있는 무언가가 많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 “지금 우리 사회가 상식적이지 못한 것으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 있어 ‘입장’이란 것이 있다는 것이 참 슬프지요. 시급히 싸매고 보듬어야 할 상처를 두고 정치적 잣대를 가진다는 것이. 희망제작소도 그렇고 강산애도 그렇고 어떤 잣대나 입장 없이 ‘치유’가 가능한 곳이었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누구와도 노란 테이블을 앞에 두고 함께 도란도란 마음을 꺼내 나눌 수 있는 사고의 순정함이 있는 곳이기를 ‘희망’한다는 거죠.”


인터뷰를 진행한 저도 매월 강산애와 함께 등산을 갑니다. 어떤 날은 집에서 쉬며 휴일을 즐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강산애 활동을 하고나면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멋진 풍광도 좋지만 희망제작소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소통한다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여러분들도 함께 강산애 활동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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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정리_ 석상열 (선임연구원 ssy@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