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온 힘을 다해 기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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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온 힘을 다해 기억해야 할 때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슬픔은 우리를 끝없는 무기력에 빠지게 합니다. 슬픔과 아픔은 우리에게 삶조차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슬픔의 아픔만을 안고 사람이 어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아픔은 어떻게든 다스리고 떠나보내야 합니다. 슬픔의 원인을 밝히고 어떻게든 삶의 긍정으로 바꾸어내야 합니다.

슬픔이 꼭 망연자실한 아픔은 아닙니다. 거품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오히려 슬픔에 빠졌을 때 진정으로 세상을 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슬픔을 외면만 하려 하지 말고 때로는 직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슬픔의 아픔만은 잠재워야 되고 묻어야 됩니다. 우리가 모두 온 힘을 다해서 그 슬픔이 일어난 사실을 잊지 않아야 슬픔으로 인한 아픔을 떠나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끈질긴 삶을 통해 오히려 긍정적이고 지혜롭게 삶을 연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화를 당한 젊은 생명의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이제 살아있는 우리들이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그 몫을 일깨워 우리가 실천한다면, 그 참혹한 사실도 새로운 역사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채현국 님(효암학원 이사장)은 한때 전국에서 손꼽히는 기업가였으나, 1973년 전 재산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남몰래 지원했습니다.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를 통해 시대의 어른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남들 앞에 서기를 사양하시지만, 세월호를 왜 잊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글을 부탁드리자 가장 먼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