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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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코차 칼라이넨

편집자 주/ 불만합창단은 올리버 칼라이넨씨가 2005년 영국 버밍햄에서 사람들의 불만을 모아 시작한 이후, 핀란드 헬싱키, 미국 시카고, 싱가포르 등 세계 곳곳에 퍼져 진행된 프로젝트다. 희망제작소는 8개의 불만합창단을 조직해 10월 11일(토) 불만합창 페스티벌을 열었다. 인터뷰는 희망제작소가 그를 한국에 초청, 사회창안 주간 8일(수)~12일(일) 일정을 함께 하면서, 10일, 11일 양일간 3시간에 걸쳐 진행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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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창안 국제회의에 참석한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 씨. (사진: 설도심)

“이름이 길지요? 나도 잘 못 읽어요”
불만합창단 창시자인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Oliver Kochta Kalleinen, 35) 씨는 그의 이름을 어색하게 읽는 한국인을 만날 때 마다 이렇게 인사를 대신했다. 그는 첫 만남에서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예술가라고 불러달라는 올리버씨. 그는 동독 출신으로 15년 전부터는 핀란드 헬싱키에 거주하고 있다. 불만합창단 공동 창시자인 부인 텔레르보 칼라이넨(Tellervo Kalleinen)의 성을 이름 끝에 붙여 이름이 길어졌다고 한다. 그와 일정을 함께 하는 동안 그를 잘 챙기라(?)는 주최 측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를 모시고(?) 다니기 힘들었다.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거리의 풍경을 찍느라 지체되기 일쑤. 어떤 때는 가게 네온사인에서 나는 소리가 귀엽다며 한동안 서 있기도 했다. 천진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는 그 옆에서 나도 한동안 들리지도 않는 네온사인 소리에 집중해야 했다. 불만합창단 페스티벌이 있었던 11일(토) 밤에는 합창단 일부 멤버, 희망제작소 스텝들과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고 표현하려 했다. 천생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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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합창단 페스티벌에서 시상하고 있는 칼라이넨씨. (사진: 이문섭 인턴)


◆ 모든 사람이 예술가다

그는 예술, 그리고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나는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불만합창단도 당연히 예술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의 자질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질이 있지만 그 기회를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버 씨에게는 어떤 기회가 있었는지 되물었더니 자신의 학창 시절을 들려줬다. 동독 출신이었던 그는 수학, 컴퓨터를 전공했는데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하는 암울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고 했다. 인쇄나 복사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 신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신문의 내용은 아무것도 담지 않고 있었지만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웠다고. 그는 바로 이 점을 강조했다. “행위 자체가 예술이다” 라면서. 그리고 그의 예술을 가리켜 “참여 예술 participatory art”이라고 말했다.

“참여예술이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현대 사회, 적어도 핀란드의 경우 민주주의는 있지만 참여의 부족이 바로 문제”라고 말했다. 그가 사람을 모으는 데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는 불만합창단 외에도 가상국가(Micronations), 유토피아 만들기(Making of Utopia), 난 내 직업을 좋아해(I love my job)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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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네이션 중 하나인 라도니아의 Art&Jump 장관인 Fredrik Axwik 씨가 점프하고 있다.(출처: Ladonia.net)

가상 국가 프로젝트의 경우 예술가들이 실제 영토나 인터넷에 국가를 설립, 그 가상국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누구나 가상국가의 국민이 될 수 있다. 그는 이 가상 국가들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상 국가, 그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배경이 있다. 예를 들면 the Kingdoms of Elgaland and Vargaland (KREV) 라는 국가는 국가 간 모든 경계를 영토로 삼는다. 따라서 이 국가의 시나리오는 크게 2개가 있다. 시나리오 A는 모든 나라가 계속 분할되고 분할돼 경계가 계속 생겨 KREV가 강대국이 되는 것이고 시나리오 B는 모든 국가가 하나로 통일, 전 세계가 하나가 돼 KREV가 소멸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Ladonia라는 나라의 경우 예술과 점프 장관(Minister of Art & Jump)이 있는데 그 장관은 하루에 한 번씩 물에 뛰어드는 행위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 했다.

이 외에도 그는 오스트리아 공동체에서의 생활을 비디오로 찍은 유토피아 만들기(Making of Utopia), 직장 생활에서의 에피소드를 5분짜리 단편 영화로 찍는 난 내 직업을 좋아해(I love my job)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프로젝트 모두 불만합창단처럼 사람들로부터 이야깃거리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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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이넨씨가 불만합창 페스티벌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이문섭 인턴)


◆ “꿈이 때론 현실보다 작다”| “불만합창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의미 있는 것”

11일(토) 불만합창 페스티벌 행사 후 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번에 불만합창단이 8개나 탄생한 데다 많은 사람들이 보러왔기 때문이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불만이 헬싱키 합창단의 “꿈이 때론 현실보다 작다” 이었는데 “나도 맨 처음 불만합창단을 만들 때 한국에서 이렇게 불만합창단이 나올지, 그것도 8개나 나올지 꿈꾸지 못했다. 현실은 꿈을 앞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행사의 초대 손님이었던 랩퍼와 개그맨의 공연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었는데 그는 불만합창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만합창이 지상파 TV 정규방송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행여 오락적으로 가공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누구나 언제든지 아무 목표 없이 참여하는 것이 불만합창단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방송사나 언론사들이 인터뷰할 때 마지막에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해줄 메시지를 말해 달라’는 요청을 매우 힘들어했다. 올리버 씨에게 불만합창단은 그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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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불만합창단 이후에는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다른 나라 불만합창단은 어떤 일을 했는지 물었더니 그는 “특별히 없다”고 했다. 올리버 씨는 불만합창단이 일시적인 프로젝트에 불과했고 따라서 그것이 더 높은 사회적 의미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불만합창단의 경우에는 곡을 3~4곡 더 만들기도 하고 한 멤버가 전 세계 불만합창단의 불만을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거기까지라고 했다. 다음 몫은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 가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다만 희망제작소라면 사람들의 참여를 더욱 이끌어 내기 위해 불만합창단을 쉽게 조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참여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면서 희망제작소는 “꿈보다 현실에서 앞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첨부: 올리버 깔라이넨 씨와의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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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합창 페스티벌이 끝난 뒤 올리버씨가 참여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정성원)


* 희망제작소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 동안 ’2008 사회창안주간’ 행사를 진행했다. ’2008 사회창안주간’은 전 국민의 희망아이디어 열전인 ① 사회창안대회, 국내외 사회창안 활동의 전망과 좌표를 그려내는 ② 사회창안 국제회의, 그리고 불만을 노래로 풀어내는 ③ 불만합창단 페스티벌로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를 위해 영국,핀란드,홍콩,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NPO 활동가, ‘사회적 예술가’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희망제작소는 이들과 때로는 대담 형식으로, 때로는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프 멀건, 올리버 코차 칼라이넨, 니시다 히로유키, 대니 영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한다.

[제프 멀건(Geoff Mulgan), 그리고 사회혁신과 사회적 기업가 정신]
[홍콩당대문화연구소 상임이사 대니 영 인터뷰]
[교토NPO센터장 니시다 히로유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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