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보드게임 한판 땡길까요?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비영리기구(NPO) 또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에 참여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 NGO를 직접 발굴, 취재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시민기자단입니다.  아래의 기사는 해피리포터 이주연님이 사단법인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을 취재해 작성해주셨습니다.


카드를 손에 쥔다. 승자가 되기 위한 진검 승부가 시작된다. 눈치작전 역시 빠질 수 없다.

“내 카드 보지 말라니까.

신경전도 이어진다.

“나는 작은 숫자 내놓는데 어떻게 큰 수만 내 놓냐들.

“아이고, 나는 또 죽게 생겼네.

[##_1C|1141401729.jpg|width=”293″ height=”20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보드게임 ‘양동이’를 즐기고 계신 어르신들_##]

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 모인 어르신들이 게임을 하는 장면이다. 보통 화투패가 손에 들려있겠거니 여기지만 두 손엔 보드게임 ‘양동이’의 놀이 카드가 들려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어르신들이 즐기게 된 것은길음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기획한 <한판 땡겨> 프로그램 덕택이다.

2007년부터 시행한 <한 판 땡겨>는 건강한 여가활동 문화를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어르신들이 보드게임 교육을 받고, 직접 다른 복지관, 경로당, 공부방 등을 방문하여 보드 게임을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을 말한다. 어르신들은 이 활동을 위해 보드게임 자격증까지 따셨다.

 능력자 할머니‘, ‘친절한 할머니

어르신들은 한 달에 한 번 봉사활동을 나가고, 한 달에 한 번 보드게임 재교육을 받는다. 현재 봉사활동 참여자가   20명이다. 새로운 보드 게임을 잘 익히는능력자 할머니는 아이들 공부방으로 봉사활동을 다니고, 게임을 잘 가르쳐 주는친절한 할머니는 복지관이나 보호소를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한다.

처음엔 할 수 없을 거라는 우려도 많았다. 직접 보드게임을 배우고 봉사활동을 하는 어르신들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실제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자 성취감도 늘고 승부욕도 생겨 모두가 활기차게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뭘 안다고 하나, 우리는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막상 하니까 너무 즐겁더라고” 
 최군자 할머니가 신나게 말한다.

                   [##_1C|1178926800.png|width=”291″ height=”21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 어르신들은 공부방 봉사활동 중! _##]길음종합사회복지관 김태준 팀장은 “어르신들이 스스로 즐기는 것을 넘어서 다른 이들도 즐겁게 해준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신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어 참 좋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이 <한 판 땡겨>를 시작한 것은 빠르게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분들이 취미 활동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노인 특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원희 팀장은 “무언가를 받기만 하는 노인이 아닌 무언가를 나누고 함께 하는 적극적인 노인상을 세우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봉사활동을 하며 이루 말로 표현 못할 뿌듯함을 느꼈다”는 할머니들을 대하니 정 팀장의 목표는 이미 달성된 듯 했다.

<한 판 땡겨>는 또한노(老)노(老) 케어’의 의미를 갖고 있다. 어르신들은 주간 보호소 등을 방문하여 그 곳의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즐거움을 되찾아 주는 활동을 한다. 어르신들이 다른 어르신들을 돌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장수자 할머니는 “보호소를 처음 찾아 갔을 때엔 데면데면하게 보시더니 이제는 또 오라고, 언제 오느냐고 물으신다”며 “내가 할 일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허순행 할머니는 보드게임 봉사활동이 더 활성화 되어 많은 이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보드 게임이 정말 좋아요. 치매도 없어지고 우울증도 사라지거든. 우리 활동이 더 발전해서 외부에 계신 치매 노인을 찾아가 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기쁘다”

복지관을 찾아간 날은 재교육을 하는 날이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졌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바지 자락의 반이 젖을 만큼 비의 양은 엄청났다. 어르신들이 재교육 시간에 슬쩍 빠질 법도 하건만 이러한 악천우 속에서도 출석률은 90%에 달했다. 그만큼 어르신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열의와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_1C|1235210240.png|width=”285″ height=”20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한 판 땡겨, 파이팅! _##]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기쁘다”였다.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 기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기쁘며, 노인 분들을 즐겁게 해드려 기쁘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한결 같은 말이었다. 나누면 나눌수록 넘치는 기쁨, 그 소중한 감동이 <한 판 땡겨>에서  샘솟고 있었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

 

 ☞ 주 소 : 서울 특별시 성북구 길음동 905번지

 ☞ 전 화 : 02) 985-0161~4

 ☞ 팩 스 : 02) 985-0165

 ☞ e-mail : kil0161@naver.com

 ☞ 누리집 :http://www.guswc.org/
 ☞ 참여 : 길음 종합사회 복지관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에 자원봉사가 필요합니다.

              (이동목욕 사업이나 무료 급식소, 공부방 보조, 도시락 배달 등)

              ‘한 판 땡겨역시 어느 지역의 어떤 분도 함께 하실 수 있으니 많은 참여 기다립니다.

              봉사활동 관련 궁금 사항은 지원기획팀 02) 985-0161로 문의 하시면 됩니다.

 ☞ 후원 : 결연 후원, 기금 후원, 광고 후원, 물품 후원이 가능합니다.

                 후원 계좌국민은행 (842-01-0020-725)


                       
 
[##_1L|1057224717.jpg|width=”94″ height=”7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해피리포터 이주연   (ld84@naver.com)

쌔근쌔근 숨쉬며 아장아장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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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어르신, 보드게임 한판 땡길까요?” 에 하나의 답글

  1. 오렌지 아바타
    오렌지

    연두색 조끼가 너무 예쁘세요. 저는 탄과 루미큐브를 좋아하는데..어르신들과 한 판 땡기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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