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경계를 넘어 시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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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아시아 엔지오 이노베이션 서밋(Asia NGO Innovation Summit 2012, 이하 아니스)이 희망제작소, 인텔 아시아(이하 인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공동 개최로 6월13일부터 15일까지 17개국 100여 명의 사회혁신가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제3회 아니스에서는 지난 1,2회 대회를 함께하며 다져진 상호 간의 신뢰와 공유 가치를 기반으로 아시아 사회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아시아의 사회혁신가들이 무엇을 논하였는지 그 열띤 현장을 소개합니다.


제3회 아니스의 첫 날은 세계와 아시아 내 사회혁신의 현황을 살펴보고 경계를 넘나드는 섹터 간 협력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중에게 오픈된 오전 세션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네스타 제프 멀건(Geoff Mulgan) 대표는 사회혁신을 이끄는 세계적인 리더답게 최근 몇 년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혁신의 흐름을 소개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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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멀건 은 혁신이 기술의 혁신에서 개방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사회적 혁신 그리고 민주적 혁신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사회혁신의 성장은 혁신의 민주화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혁신이라 하면 기술적 혁신을 떠올렸었는데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책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분야만이 아니라, 섹터에 있어서도 시민사회, 정부, 기업 할 것 없이 협력을 장려하고 사회혁신적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하며 그 증거로 최근 많은 정부가 사회혁신기금을 보유하고 있고, 혁신을 위한 기구를 만들고 있는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백악관에서도 사회혁신 부서를 개설했고, 여러 기관들(NGO, NPO,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또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영국의 빅소사이어티 은행(Big Society Bank)을 소개했습니다. 현재 6억 파운드(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혁신을 위한 일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빅소사이어티 은행은 민간은행이지만 정부의 입법화 과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차세대 사회혁신으로는 민간과 기업들이 협력해 개발한 히리코 자동차를 소개했습니다. 히리코 자동차는 유럽의 사회혁신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소셜이노베이션 파크에서 개발된 전기 자동차로서 접을 수 있는 소형 자동차입니다. 현재 유럽 내에 대중교통 수단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몇몇 도시에서는 렌트해서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_1C|1282526175.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히리코 자동차_##]이러한 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혁신은 그 경계를 넘어선 협력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협력은 지식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제프 멀건은 협력은 신뢰하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관료적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불신하고, 정부는 NGO가 시간을 낭비하며 정부가 하는 일을 반대하기만 한다며 불신합니다. 기업 사회공헌은 아직 기업활동의 변두리에 있으며 이를 더 많은 이윤 추구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은 일부분 타당하지만 불신을 없애지 않고서는 사회혁신적 아이디어의 협력적 발생이나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제프 멀건은 사회혁신은 흔히 인용되는‘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회혁신은 ‘시민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섹터 간 신뢰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첫 날 오후에 열린 세계사회혁신 투어 세션에서는 세계적인 단위에서 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관과 기업, 네트워크가 그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아니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인텔의 리차드 홀은 이제 기업은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아니라, 사회혁신(Corporate Social Innovation)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텔의 기업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를 변화시킬 아이디어들을 NGO,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바꾸는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앞으로 아시아의 사회혁신 연구를 지원할 록펠러재단도 참여해 사회혁신 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2012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록펠러재단은 앞으로의 100년을 ‘혁신’을 키워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아미라 이브라힘은 록펠러재단은 우리 사회 내 혁신을 위한 역량 구축과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혁신 역량의 7가지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1)분명하고 장기적인 비전 2) 다양하고 역량을 가진 그리고 열정적인 스탭들 3)협력 4)혁신에 헌신적인 리더십 5)사회혁신과 관련된 활동을 위한 자원의 의도적인 분배 6)넘나듦이 가능한 경계들 7)위험을 감수하고, 실험하고 이를 통해 배우는 것

끝으로 약 6,000명의 사회혁신가, 그룹, 기관 등이 소속된 글로벌 사회혁신 네트워크인 식스(사회혁신익스체인지, Social Innovation Exchange )의 활동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루이즈 풀포드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굿짐(Goodgym)은 조깅이라는 활동을 공익적인 활동과 연결시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거나, 조깅을 하면서 지역의 독거노인을 찾아가 인사하고 상황을 살펴보는 활동입니다. 식스는 최근 유럽연합과 함께 사회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식스 아시아도 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_1C|1264659888.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굿짐_##]

아니스는 매해 이그나이트라는 방식을 통해 아시아 사회혁신의 동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해에는 방콕, 싱가포르, 일본, 홍콩, 한국, 호주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인 발표는 방콕의 체인지퓨전의 수닛 슈레스타의 발표였습니다. 체인지퓨전은 방콕의 대표적인 사회혁신기관으로 IT를 기반으로 한 의료보건과 같은 웰빙 프로그램 개발, 사회적기업 지원과 사회적투자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으며 영국의 허브(HUB)와 같이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한 일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태국은 8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6백만 명이라는 인명 피해가 발생되었습니다. 슈닛 쉬레스타는 재해현장 속에서 어떻게 사회혁신의 빛이 발화되었는가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재해가 일어나면 사람들은 정부, 국제기구, 구호단체 등에서 빛(해결방법)을 찾으려고 하고 자신들이 가진 스스로의 빛(해결방법)의 힘은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태국 재해현장 복구의 원동력은 개개인 스스로가 만들어 낸 빛이었습니다.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고, 자원봉사자들의 모임 SiamArsa 페이스북 페이지에 만 오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팬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3개월 동안 단지 두 사람이 이뤄낸 일이었습니다.

태국 젊은이들은 하루에 10,000달러를 모금했고, 교환학생들은 ‘Wash-the ?tide’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위기 대응 방법을 담은 애니메이션은 유투브에서 2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하였으며 텔레비전으로도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인명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이 감전사로 밝혀지면서 교수들과 학생들이 팀을 이뤄 수천 개의 홍수오리(Floodduck)를 개발해 감전사를 예방했습니다. 이외에도 페트병을 이용해 배를 만들고, 오픈 데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수백만의 빛이 빛난 순간이었으며 이러한 빛을 연결시키기 위해 사회혁신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_1C|1211566046.jpg|width=”400″ height=”29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홍수오리_##]

이외에도 일본 릿쿄대학의 시호 니시야마, 한국 아레나의 이정옥 교수, 홍콩당대문화의 에이다 왕, 싱가포르 리엔 사회혁신센터의 제시카 로, 호주 사회혁신의 크리스찬 스텐타가 각국의 사회혁신 동향과 지형을 소개했습니다.  5분이라는 짧은 발표시간에도 불구하고 발표자 분들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청중들은  즐겁게 아시아 곳곳의 사회혁신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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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아시아 내 다양한 사회 변화 방법론이나 사례를 그룹별로 나누어 토론 및 네트워킹을 진행했습니다. 이 시간에 소개된 사례들은 록펠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될 아시아 사회혁신 연구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제3회 2012 아니스 첫 날은 대중세션, 사회혁신투어, 서울시 특별세션 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서울시 특별세션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글_ 한선경 (사회혁신센터 선임연구원 alreadyi@makehope.org)

* 연재 목록

1. 아시아의 사회혁신가들, 무엇을 논하였나
2. 사회혁신, 경계를 넘어 시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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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2012 ANIS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