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참여, 소통의 시대정신을 실천하다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자연과 문화가 잘 보존된 전원도시 순천이 정원박람회를 통해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대정신의 실천을 중요한 가치로 보고, 이를 위해 시정 전반에 생태, 참여, 소통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조충훈 시장을 만났다.

윤석인 희망제작소장(이하 윤) : 순천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충훈 순천시장(이하 조) : 우리 순천은 전남 동부권과 남해안권의 중심입니다. 주거 교통 교육의 중심도시로, 자연과 문화가 그대로 보존된 전원도시라고 할 수 있지요. 도심에는 1급수인 동천이 흐르고 있고요. 세계 유일의 온전한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도 있습니다. 순천만은 철새, 갈대, 갯벌 등 자연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지요. 옛 선조들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낙안읍성, 승보사찰(부처의 교법을 배우고 수행하는 제자 집단)인 송광사와 천년고찰 선암사 등도 우리 순천시의 자랑입니다. 우리 시는 문화재법에서 정한 모든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지요. 또한 2003년에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어린이도서관 ‘기적의 도서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어디서든지 걸어서 10분 이내에 작은 도서관이 있는 도서관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_1C|1082511696.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좌)조충훈 순천시장(우)윤석인 희망제작소장_##]
윤 : 민선 3기에 순천시장을 역임하시고, 5기에 보궐선거로 다시 시장으로 취임하셨는데요. 민선 5기로서는 1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주시지요? 그리고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

조 : 지난 4월12일로 딱 1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원박람회를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공무원과 시민이 힘을 합쳐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개장 한 달이 지난 지금,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이 되면서 ‘소통과 화합’을 시정 모토로 내세웠는데요. 이에 따라 시민 눈높이에 맞춘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덕분에 공무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비전의 구체적 실행전략인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2020마스터플랜’의 토대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입니다. 또한 여수, 광양과의 협약을 통해 3개 도시의 동반 성장, 상생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시정 전반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정을 펼친 결과 지난해 도시대상평가에서 우리 순천시가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다

윤 :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이하 정원박람회)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원박람회가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정원박람회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 : 정원박람회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시작됐는데요. 유럽에서는 150여 년 전부터 보편적인 박람회였어요. 이후 아시아로 넘어왔고, 일본과 중국, 태국에서 개최된 적이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고 있는데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박람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박람회는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개최되었는데요. 순천만은 생태자원이 풍부해 2003년에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 2006년에는 국내 연안습지로는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습니다. 2003년에 순천만을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10만 명 정도가 방문했는데, 이제는 연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다보니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순천만 보전을 위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요. 순천만에서 도심 방향으로 5km 정도 되는 지점에 에코벨트를 구상하여 111만2000㎡의 거대한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개최 결정 계기에서부터 다른 박람회와 차이가 있는 거죠. 도시를 알리거나 특정 분야의 산업을 육성하려는 목적에서 기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_1C|1167294782.jpg|width=”400″ height=”26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네덜란드 정원_##]
윤 : 정원박람회가 순천만 보전과 연결이 되어 있군요. 그렇다면 순천 정원박람회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조 :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박람회는 한 지방자치단체의 단순한 이벤트나 축제가 아니에요. 시대정신의 실천이라는 테마가 있죠.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이 정원박람회를 찾고 있는데요. 평일에는 하루에 2만명, 주말에는 하루에 3만5000명 정도가 방문합니다. 원래 목표는 하루 평균 1~2만명 정도였는데요. 목표치보다 웃도는 수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떤 축제들은 PR과 홍보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거나, 인원을 억지로 동원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게 일절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는 건, 정원박람회가 시대정신에 걸맞은 테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19세기는 농경시대, 20세기는 산업시대 등 역사적으로 100년마다 새로운 세기가 오고, 세기마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있는데요. 21세기는 자연과 생태가 시대정신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개발에 치중하면서 자연은 내팽겨져 있었어요. 인간 또한 인간대로 다 망가지고 말았죠. 겉으로 보이는 풍요로움을 가지고 시대를 이끌어왔지만, 속으로는 파괴될 대로 파괴되어 버린 거예요. 이대로 가면 언젠가 멸망이 올 거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생태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거고요. 이에 정원박람회를 통해 자연과 생태를 통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영위할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정원박람회가 하나의 롤모델이 되는 거죠.

보통 축제나 박람회는 행사기간이 끝나면 시설 사후관리가 문제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박람회가 끝나도 정원으로 그대로 보존할 수 있어요. 이런 게 좋은 사례로 남는 거죠. 또한 유럽 등에서는 사람들이 정원에서 웃옷을 벗고 선탠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가 힘들어요. 창피한 것도 있고 마땅한 장소도 없기 때문이죠. 정원박람회를 하다 보니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더라고요. 이런 게 21세기에서 추구하는 힐링의 시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훼, 조경, 원예 산업의 시발점이 되고자

윤 :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사례를 보면, 정원박람회를 통해 녹지체계가 만들어졌더라고요. 박람회를 통해 ‘그린U 바람길’ 등을 구축했는데, 하나의 생태공원벨트가 만들어진 거죠. 또한 독일은 2년 간격으로 연방정원박람회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조 : 맞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정원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정원박람회가 끝나도 관련 축제를 하는 등 다른 지점으로 쉽게 옮겨갈 수가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입니다. 사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저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단순히 정원으로 남겨둘 것이냐, 아니면 시대에 맞는 다른 무언가를 또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TF팀을 구성해 해결하려 합니다. 예컨대 작은 정원페스티벌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역경제, 지역발전의 측면에서 생태체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현장교육을 통해, 무너진 공교육과 정서적으로 메마른 우리 아이들에게 활력소를 주는 거죠. 순천만 갯벌 밭에서 놀고, 갈대 숲속에서 철새들이 오는 광경을 보고, 짱뚱어를 잡는 등 생태적인 체험을 하는 겁니다. 여기에 80여 개가 넘는 정원을 통해 정원문화도 배울 수 있습니다. 창의와 인성 프로그램으로 그만이죠. 또한 우리 순천에는 조선시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민속촌 낙안읍성도 있는데요. 주민들이 조선시대 풍습 그대로 생활하고 있어 역사체험의 장으로도 훌륭합니다.

한국은 화훼, 조경 등의 산업이 열악합니다. 이 부분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순천이 전국 철쭉 공급량의 70%를 차지하는데요. 전국 제1의 철쭉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지식이나 산업이 일천해요. 종자가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심었다가 2~3년 후에 파는 것에만 급급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네덜란드는 종자 개량도 하더라고요. 이번에 저희 박람회장에 꽃을 가지고 왔는데요. 박람회 시기에 개화하도록 개량했는데,  딱 그 시기에 꽃이 펴서 놀랐습니다. 어떤 종자는 3년이 지나면 꽃이 안 핍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것을 해야 하는 거죠.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조경디자이너 등의 직업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국에서는 최고의 직업이더라고요. 이번 박람회에서 영국의 찰스젱스라는 조경디자이너가 호수공원을 디자인했는데요. <BBC> 방송이 와서 취재를 하더라고요. 그만큼 주목·존경받고 있는 거죠. 이런 측면에서 순천정원박람회는 화훼, 조경, 원예산업 발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컨벤션문화도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정원을 활용하여 ‘자연 속에서의 컨벤션’이라는 새로운 문화도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박람회장을 자연컨벤션장으로 활용하는 거죠.

그동안 우리의 행정은 비즈니스 혹은 수익성과 관계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단하거나 옳은 것으로 알고 있었죠. 사실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수익성과 비즈니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민의 돈을 투자한 것이니, 시민들께 그 돈을 돌려드릴 수 있는 수익사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행정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윤 : 정원박람회에 얼마의 예산이 투입되었는지요?

조 : 총 2,45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모두 시민의 돈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인드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윤 : 향후 박람회장 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요? 시민, 공무원, 전문가, 즉 민·관·전문가 3자가 만나는 조직체계 혹은 관리체계를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요.

조 : 박람회 기간 동안에는 조직위원회에서 관리를 할 거고요. 그 이후에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시 직영 혹은 위탁, 시 직할 법인 등 여러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어떤 것이 순천시에 가장 좋을 것인가에 대해 검토하고 있어요.

윤 : 향후 관리조직이 잘 운영되어야 말씀하신 비즈니스, 조경, 컨벤션, 생태체험 등의 산업이 잘 진행될 것 같습니다. 또한 정원박람회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와서 한 번 쓱 둘러보고 가는 관광객보다 하루이틀 묵어가는 숙박 관광객이 더 많아야 할 것 같은데요.

조 : 이 부분이 솔직히 많이 아쉽습니다. 우리나라의 관광문화가 ‘빨리빨리’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어디를 갔느냐가 아니라 몇 군데를 갔느냐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요. 하지만 정원박람회는 관람이 아닙니다. 즐기고 느끼는 곳이에요. 솔직히 3일은 있어야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숙박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방문객들에게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민박?농어촌 통합예약시스템인 ‘순천 놀러와’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농어촌 민박 387개소와 농산어촌체험마을 13개소를 하나로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예약과 접수, 결제가 원스톱으로 이뤄집니다. 관광객들에게는 농어촌 체험의 기회를, 지역주민들에게는 소득창출의 기회를 주는 거죠. 덕분에 처음보다는 숙박 관광객이 조금 늘어나기는 했어요. 하지만 아직 많이 아쉬운 게 사실이죠.

윤 : 애초 기대했던 경제적인 파급효과나 부가가치 창출에서는 미흡했다는 건가요?

조 : 그렇지는 않습니다. 애초 목표했던 것은 달성했다고 봐요. 다만, 실질적으로 정착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어 안타깝다는 거죠. 저는 지자체장이 조장행정의 책임자라고 생각해요. 철저하게 시대정신을 실천해야 하는 사람인 거죠. 인사, 건축, 건설, 문화 등 시정 전반에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해요. ‘생태수도 순천’의 ‘생태수도’는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예요. 이를 시정에 안착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또 여기에 동참하게 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입니다.

시정 전반에 ‘생태’의 가치를 반영시켜

윤 : 순천에서는 ‘생태’라는 개념이 시정 전반에 반영되고 있는 것인지요?

조 : 그렇지요. 민선 3기에 시장이 되었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지자체에서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었죠. 일자리 창출에 제일 효과적이기 때문이었어요. 저 또한 처음에는 개발에 관심을 뒀죠. 하지만 인근 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2등밖에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수산단이나 광양제철을 따라잡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거죠. 다른 방안을 생각하다가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을 보게 됐습니다. 물이 썩어서 악취를 풍기고, 또 그 물이 우리 주민들의 안방까지 흘러간다고 생각하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동천을 살리는 것에 집중했죠. 생태라는 개념은 그 때부터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순천만 보전에도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윤 :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2020마스터플랜’도 발표하셨지요? 저희 희망제작소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드리기도 했고요.

조 : 취임과 동시에 순천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따라 탄생한 것이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2020마스터플랜’이죠. 플랜의 최종 완성은 2020년으로 잡고 있고요. 지역현황 분석, 비전 및 목표, 분야별 지표와 전략, 권역별 프로젝트, 박람회 전후방 산업, 순천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읍·면지역은 농촌여건과 특성을 살리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는데요. 서부지역은 오감체험권역, 북부지역은 자연치유권역, 남부지역은 생태환경권역으로 설정했습니다. 도심은 역사 문화 교육 등의 산업 특성을 살리려 합니다. 삼산동 주변의 북부지역은 교육문화권으로, 풍덕동 주변의 남부지역은 생태관광권으로, 신도심지역은 그린생활권, 해룡지역은 미래산업권으로 특화시킬 예정입니다.

윤 : 시대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평생학습도시 도입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조 : 제가 시장이었던 민선 3기에 전남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어요. 이듬해에는 평생학습조례도 제정했죠. 전국평생학습축제 개최, 평생학습관과 보건소, 도서관, 다목적홀을 갖추고 있는 문화건강센터 개관 등을 통해 평생학습도시의 기반을 다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올해에는 평생학습도시 지정 10주년을 맞이하여 전국 최초로 생태학습박람회도 개최했어요. 전국 35개 평생학습도시 및 생태지향도시, 관내 118개 기관과 단체 등 총 2만여명이 참여했습니다. 평생학습은 주민자치를 활성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게다가 도서관 도시(작은도서관 운동) 등 문화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희망순천 아이디어 페스티벌, 참여와 소통의 꽃을 피우다

윤 : 보궐선거 당시 ‘만사소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소통을 강조하셨죠? 시에 시민소통과도 신설하셨던데요. 행정 전반에서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조 : 소통 또한 현재의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시대정신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정원박람회가 잘 되고 있는 것도 시민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게 바로 행정의 소통인거죠. 어제도 제가 직원들에게 얘기했지만, 우리는 보통 민원이 들어오면 법을 가지고 설득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봐요. 민원인이 왜 왔을까, 왜 이런 생각을 할까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거죠. 이것이 소통의 시작인거고요. 이런 측면에서 ‘희망순천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공무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주민들의 의견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주민의 참여를 통해 소통의 꽃이 피는 겁니다.

윤 : 희망순천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실제 정책화된 아이디어는 없나요?

조 : 이 페스티벌은 시민의 좋은 생각과 제안을 통해 순천을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자 개최하였습니다. 시민창안대회인 셈이죠.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아이디어를 공모했고요. 1차 심사와 2차 심사를 거쳐 올해 페스티벌을 개최했어요. 총 942건이 접수되었는데요. 최종 결선에는 7개 아이디어가 올라왔습니다. 동천에 방치된 폐철교의 효과적 활용 방안, 정원박람회장(생태·축제·웨딩)과 순천의 문화관광, 순천을 슬로푸드 도시로 변모, 원도심 활성화(빈 건물, 문화거리, 문화교육센터) 등이 선정되었습니다.


[##_1C|1121515530.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희망순천 아이디어 페스티벌_##]
윤 : 작년 7월에는 ‘시민감시위원회’도 만드셨지요? 행정의 투명성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요. 쓴 소리를 많이 했던 분들도 위원으로 모셨던데요. 부담스러운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시정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요?

조 :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15명을 위원으로 모셔 시민감시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평소 제게 쓴 소리를 많이 하시던 분들도 포함돼 있어요. 부담스럽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이 분들이 처음에는 위원 승낙을 하지 않으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오히려 설득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공개했어요. 예전에는 관공서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대외비라며 공개를 안 했잖아요. 하지만 지자체에 무슨 대외비가 있나요? 국방작전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저희는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시위원들에게 이런 자료를 보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하죠. 감시위원회는 역량강화 워크숍, 현장견학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정에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윤 : 일반 시민들에게도 행정정보를 공개하고 있는지요?

조 : 물론이죠. 입안과정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어요. 저희는 ‘이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아예 실행했다는 식으로 기사화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개가 되어야 시민참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죠.


[##_1C|1294658576.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시민감시위원회_##]
농업의 종착지는 친환경!

윤 : 순천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도농복합도시인데요. 농업과 농촌의 활성화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시지요?

조 : 우리 순천의 농업인구는 6만명 정도 됩니다. 취임하면서 이 분들에 대한 정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에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담당을 신설했고요. ‘희망농업 행복농촌 실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등 농업인들의 피부에 와 닿는 농정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읍면동 1특품, 13개 품목을 정비해서 FTA 대응 품목으로 육성했고요. 농업기술센터 소장과 친환경 농축산과장을 직위 공모를 통해 선발했습니다. 이외에도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소득 특화작목 개발, 농업인 의식개혁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윤 : 친환경농업, 유기농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은 따로 없나요?

조 : 순천의 별양면 친환경농업단지는 3000ha 정도 되는데요. 만들어질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친환경농업단지였습니다. 지금은 동천, 순천만, 별양친환경농업단지를 3대 축으로 해서 친환경농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통과 판매가 어렵더라고요. 시중에 가짜 친환경제품이 유통되면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죠. 정착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봐요. 하지만 농업의 종착지는 친환경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을 하시는 분들께 힘을 실어드리려고 해요.

윤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취업전담기구도 신설하셨다고요. 순천 웃장국밥도 브랜드화 되었다던데, 소개해 주시지요
.
조 : 지역에는 유능한 인재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다보니 이들이 외부로 자꾸 유출되고 있어요. 청년실업 문제도 심각하죠. 이런 인식 하에 보궐선거 공약으로 취업지원팀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취임 후에 실제로 경제통상과 내에 취업지원담당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그동안 지역인재 우선 채용 프로젝트, 특성화고 찾아가는 취업특강, 순천시 일자리지원센터 등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또한 ‘웃장’하면 국밥이 유명한데요. 먼 곳에서 일부러 웃장국밥 먹으러 왔다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웃장국밥이 유명한 건, 삶은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를 재료로 사용해서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하기 때문인데요. 6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푸짐한 양도 한 몫 합니다. 2인분을 주문하면 수육 한 접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 맛도 잊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지역의 명물을 그냥 두면 안타깝다는 생각에 브랜드화를 추진했습니다. 품질과 원산지 생산방식 등 특성을 증명하는 표장 획득도 진행했고요. 지난해 9월에는 전국 최초로 국밥데이를 개최하기도 했어요.올해 순천 웃장은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의 ‘올해 시장 투어 코스’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오는 11월30일까지 천년고찰 선암사에서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순천웃장 코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윤 :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사회적기업 제품 공판장도 만드셨지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의 판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소개를 해주시지요.

조 : 지난해 12월 버스터미널 부근에 만들었어요. 말씀하신대로 전국 지자체 최초였고요. 순천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동판매장에는 순천시 마을기업 및 사회적기업 15개소가 참여하고 있어요. 친환경 먹을거리, 수공예품, 방과후 교육 정보와 생태관광 가이드 상품, 한방제품 등이 전시·판매되고 있고요. 공동마케팅과 정보공유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순천시에는 사회적기업 13개소, 마을기업 6개소, 협동조합 9개소가 있거든요.


[##_1C|1212885152.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순천시 사회적기업 공동판매장_##]
윤 : 민선 5기가 1년 정도 남았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조 : 지금은 뭐니뭐니해도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한 수치적 성과뿐만 아니라, 시민이 행복하고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박람회의 사후 활용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모든 분야와 계층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처럼 소통을 강화하고 농업이나 복지, 경제 등 어느 한 분야에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행정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정원박람회를 동력삼아 우리 시민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데 행정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윤 :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_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_  최은영 (기획홍보실 연구원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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