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이 앙숙?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사이”

제4회 희망모울 해외연사 초청강연 -?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상임 연구위원?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축은 북미관계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 변수로 북한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입장을 꼽는다.

미-중관계를 양국이 어떻게 구상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를 고차방정식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 17일 평창동 희망제작소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좀 더 현실감있게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희망제작소와 주한 미대사관이 함께 마련한 이 자리에는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니 글레이저(Bonnie S. Glaser) 상임 연구위원이 초청되었다.

보니 글레이저 상임 연구위원은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위원회 위원이자, 외교관계협회 위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중관계 연구의 탁월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평화와 외교 전략을 고민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와 ?미국 싱크탱크의 중국학 전문가가 함께 만난 이번 강연회에서는 심도깊은 토의가 이뤄졌다.

“양국간의 불신이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미국과 중국은 ‘전략경제대화’를 개최해 양국 협력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는 그 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한 중국과 미국의, ‘G2체제’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연에서 보니 연구위원은 ‘전략적 불신속의 협력’ 이라는 주제로 미중 관계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그는 “중국은 앞으로 5년 정도가 지나면 세계 2위의 경제 강국이 될 것” 이라며 중국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또 “미국과 중국은 서로 안정협력 관계를 추구하지만, 양국간의 불신도 만만치 않다”며 미중관계의 민감성을 지적했다. 중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미국은 중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부상하려는 점을 경계하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불안정을? 바라는 게 아니냐는 점을 의심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니 연구위원은 “실제로는 미국 역시 강하고 번영하는 중국을 환영한다” 며? “중국이 아프리카나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잘 맺어서 국제사회의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고 말해 현재 중국의 의심과는 다른 입장임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보니 연구위원은 힐러리 국무장관과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발언이 실린 기사 하나를 보여줬다. 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도움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국제문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기후변화나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은 가장 큰 규모의 탄소배출국가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며, 미국은 중국의 최대 채무국이다. 올해 파장이 커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국의 저가 제품의 수출이 미국 내 저물가 ㆍ 저금리를 야기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미국의 버블을 중국의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세계 경제의 불균형은 역사적으로 그 유래가 깊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위기 관리를 해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양국은 지속적으로 서로간의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보니 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 이슈인 기후변화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나 양국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청정 에너지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 정책을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개도국이라 주장하는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기준과 목표량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니 연구위원은 “12월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11월에 오바마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서 중국과 어떤 적극적인 합의를 할 것인지 주목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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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한편, 한반도 평화에 관련해 보니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1950년과 같은 군사 충돌은 바라지 않으며, 북한의 경제적 개혁과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안에 대한 중요도에는 입장 차이가 있다고 한다. ?미국은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중국은 비핵화에 앞서 북한 내 체제 안정을 우선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관계에서 특히 중시하는 것은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의 리스트” 라며 “우선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있고, 중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 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게 잠재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보니 연구위원은 미국 대북정책의 두 가지 핵심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잘 정리한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콕 연설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적인 핵 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얼마든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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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바탕으로 북핵문제 해결해야”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북핵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보니 연구위원은 “미국은 여전히 6자회담을 존중하고,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 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수라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 양자 대화보다는 6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남북관광공동체와 같은 비영리기구의 활동에 대해서는 ” 개인적으로 인적 교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핵화 조치와 발 맞춰 인적 교류를 조율할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 정책과 함께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핵 확산 방지조약에 가입하는 조건 아래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미국과 중국 모두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일본의 민주당 정권 출범 등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동아시아 평화 메커니즘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보니 연구위원은 “현재의 상황은 이상적”이라고 평하며 “미국의 참여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되는 공동의 노력과정이 될 것”이라 말했다.

보니 연구위원은 “6자회담이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평화체제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 이라며 6자회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글_이상미(희망모울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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